여선교회 호남선교연회연합회 대회 설교(2008.5.13)
희망의 증인
눅 24:1-10
할렐루야!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여선교회 호남선교연회연합회와 같이 하시길 축원합니다.
오늘 제1회 호남선교연회 연합회의 여선교회대회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호남선교연회는 지난 4월에 처음 독립연회로 열렸습니다. 앞으로 연회의 발전과 함께 여선교회연합회도 새로운 비전과 희망으로 나날이 새로워지고, 든든히 서가며, 세계와 미래로 나아갈 줄 믿습니다. 그리하여 231개 교회 모든 지체마다 여선교회가 조직되고, 활발하게 선교하는 교회 안의 교회로서 하나님 앞에서 칭찬 듣는 교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우리 감리교회의 자랑은 바로 여선교회입니다. 우리 감리교회 여선교회의 특징은 바로 ‘선교’입니다.
장로교회 대부분은 여전도회라고 부르고, 기장교회는 여신도회, 성공회는 어머니회, 구세군은 가정단이라고 부르지만 우리 감리교회는 선교를 위해 조직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여러분의 선교열정과 사랑의 봉사와 섬김의 모습은 우리 교회의 기초요, 기둥입니다. 저는 여선교회 활동 자체가 복음을 위한 수고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충성이라고 믿습니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은총과 책임의 삶을 살아가는 여선교회’입니다. 은총과 책임은 무엇입니까? 은총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고, 책임은 땅의 몫입니다. 은총이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선물이라면 책임은 내가 직접 일하여 수고한 열매입니다. 은총이 하늘 향기라면 책임은 땀의 냄새입니다. 은총과 책임을 잘 조화시키는 삶, 그것은 신실한 사람들의 신앙의 모습이요, 희망을 주는 삶의 태도일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은총과 책임의 삶을 살아가는 감리교 여성들이 되시길 축원합니다.
21세기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세기는 여성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양성평등은 이젠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시대적 대세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여성의 지위와 권리가 저절로 자라나지는 않습니다. 저는 여성들이 전문화되고, 사회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과 함께 우리 한국교회의 위대한 ‘신앙의 어머니상’을 잘 발전시켜 나가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주님께서 요구하는 여성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한마디로 ‘희망의 증인’으로서 역할입니다.
오늘 본문은 부활을 증언하는 첫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복음서에 나타난 막달라 마리아를 비롯한 여성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의 증인으로 등장합니다.
부활 사건에 대한 처음 반응은 부질없는 헛소리 정도였습니다. 베드로조차 이상히 여기고 나머지 제자들까지 여자들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습니다. 이런 점에서 막달라 마리아가 부활의 증인 된 것은 우연이나,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매우 놀라운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물론 이것은 막달라 마리아 홀로 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누가복음 24장 10절을 보면, “이 여자들은 막달라 마리아와 요안나와 야고보의 모친 마리아라. 또 저희와 함께한 다른 여자들도 이것을 사도들에게 고하니” 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여자들의 역할은 ‘희망의 증인’으로서 일입니다. 그것은 새로운 역사를 일깨우는 새벽의 발걸음이었습니다. 막달라 마리아 일행은 한편으로 무서웠으나 기쁨에 넘쳐 달음질쳤고, 예수께서는 새로운 역사의 현장 갈릴리로 그들을 초대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마리아의 행동이 설교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오래되지 않은 일입니다. 지금까지 부활절 설교라면 예수를 세 번이나 부인한 베드로, 또는 절망에 빠진 다른 남자 제자들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여성들의 지위가 달라지면서 막달라 마리아가 부활절 설교의 중심으로 부상된 것입니다.
막달라 마리아의 등장은 바로 여성의식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도, 사회의 변화와 의식의 변화에 따라 시각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세상이 달라지고 있으며, 그 변화의 주역이 되어야 함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한국 기독교에서 가장 일찍 여성들에게 목사직을 허락하고, 장로 안수를 시행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여성장로제를 받아들이지 않는 교단도 많이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고집스런 보수성은 여성들의 지위상승을 가로막고, 책임 있는 활동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감리교회는 훌륭한 전통과 함께 비전을 갖춘 현대화된 교회임을 자랑하고, 또 더욱 발전 시켜야할 사명이 여러분 자신에게 있음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사실 여성, 남성의 차이를 따지고, 성에 따라서 차별하는 것은 성경적인 뜻이 결코 아닙니다. 더 이상 시대정신일 수 없습니다. 다만 성경이 원하는 것은 하나님 안에서 동등한 믿음의 자녀이며, 은혜의 상속자들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자녀들의 ‘신실함’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주일은 존 웨슬리 회심 270주년을 맞이하는 회심기념주일입니다. 우리 감리교인들은 회심의 자녀들입니다. 처음 감리교인은 ‘세속 속의 성자’로 불려 졌습니다. 감리교회는 믿음으로 의롭고, 거룩한 삶으로 성화되며, 이웃과 사회를 섬기고 봉사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메도디스트(methodist)라는 칭호가 붙여진 것입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우리 자신의 특징을 한 마디로 요약하였는데 바로 “신실한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은 감리교인, 메도디스트에 대한 자부심을 갖기를 바랍니다. 신실한 사람들로서 훌륭하게 신앙생활의 본을 보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또 뜨거운 성령체험으로 여러분 자신과 우리가 사랑하는 교회를 새롭게 하여 주님께 칭찬 듣는 성도요, 교회들이 되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여선교회 회원 여러분!
저는 여선교회 여러분이야말로 감리교회의 선한 청지기일 뿐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희망’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교회 안에서 아름다운 신앙을 가꾸어 나가고, 또 밖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역이 되시길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감리교회를 감리교회답게 하고, 여선교회를 여선교회답게 만들어 가기를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여선교회 호남선교연회연합회가 곧게 자라나고, 푸르게 성장하여 우리 세상에 희망의 그늘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러기 위해 모든 여선교회 회원들이 영적으로 각성하고, 성령으로 충만하시기 바랍니다.
그럼으로써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 “신실한 사람들, 여선교회 회원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