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부흥단장 이취임식 설교(2008.3.28)
그가 높이시리라
요 12:24-26
할렐루야!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그동안 감리교회의 성장과 부흥운동을 이끌어 온 감리교 부흥단이 오늘 회장 이취임식을 열게 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특별히 감리교부흥단 제30대 부흥단장으로 취임하시는 김종호 목사님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성실한 목회자요, 웨슬리의 열정을 지닌 부흥운동가로서 한결같이 성심껏 사역에 임하신 결과 오늘 부흥단장으로 부름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동안 제29대 부흥단장으로 수고하신 현인섭 목사님에게 감사드리며, 하나님께서 그 수고를 위로하시길 바랍니다.
이제 감리교부흥단이 성령충만한 부흥단장을 모시고 우리 시대에 구원과 복음전도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죽도록 충성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사실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섬김의 분량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얼마 전부터 경영학에서 가장 회자되는 리더십 중에 대표적인 개념도 ‘서번트 리더십’입니다. 지금은 정치인도, 기업인도 섬김을 말하는 한마디로 ‘섬김의 리더십’이 대세가 되는 시대가 왔습니다. 새 대통령도 취임 일성으로 섬김의 정부를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권위적인 리더십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특히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로서 섬김의 본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즉 섬김을 통한 리더십인데,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본을 보이신 리더십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은 “나는 섬기는 자로 너희 중에 있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섬김, 이것이야말로 위대한 예수 정신이며, 우리가 본받아야 할 예수 사랑인 것입니다.
서부 개척시대에 멋진 말들이 많이 등장합니다만, 사실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말이 아니라 볼품없는 나귀였다고 합니다. 금을 캐는 광부는 언제나 신실한 동반자로 당나귀를 선택하였습니다. 왜 말이 아니고 나귀이어야 하는 까닭이 있습니다. 구부러진 황야길, 미끄러운 강가의 돌들을 가로지르기에 말의 발굽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광부들은 말이 아니라 당나귀를 사용했습니다. 결국,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짐인 금가루와 금괴를 나를 수 있는 짐승은 당나귀였습니다.
이 보물은 오직 신실한 당나귀에게만 맡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예언자 스가랴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시온 딸에게 이르기를 네 왕이 네게 임하나니 그는 겸손하여 나귀 곧 멍에 메는 짐승의 새끼를 탔도다 하라 하였느니라”.
그래서 서양교회는 오랫동안 당나귀들의 건장한 어깨 사이에 있는 독특한 검은 십자가 모양이 예수님을 겸손하게 섬겼던 수고에 대한 명예로운 보상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것은 영원한 ‘십자가 징표’라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의 유명한 말씀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 12:24).
이 말씀은 주님의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을 함께 연결 지어야 그 의미를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이 말씀을 예수님은 바로 이어서 설명하셨습니다.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존하리라”는 것입니다.
이 비유는 당시 철학의 명가요, 지식의 종가라고 할 만한 헬라인들을 향해 하신 말씀입니다. 제자 빌립과 안드레에게 헬라인 몇이 찾아왔습니다. 마치 밤에 니고데모가 예수를 찾아온 것처럼, 낯선 이방인들의 방문은 진리에 대한 어떤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은 논란과 시비를 불러일으킬 사소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진리의 영역에 속한 말씀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한 마디로 죽으면 살고, 버리면 얻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포기함으로써 획득하는 것, 그것은 보통사람들에게는 너무나 현실과거리가 먼 대단히 고차원적인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먼저 실천함으로써 현실 속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한 알의 밀알에 대한 말씀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닥칠 고난에 대한 예표요, 동시에 부활에 대한 상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십자가와 부활, 이것은 믿음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하고, 속임수와 같이 여겨지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난 주일에 부활주일을 맞아 크게 축하하였지만, 특별한 믿음없이 부활신앙을 갖는 일은 어려운 법입니다. 그래서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확신이 없는 믿음은 흔들리는 그릇과 같아서 원하는 것을 담기가 힘들 뿐 아니라 그릇 안의 것까지 쏟아버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였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밀알비유를 ‘섬김의 리더십’으로 확장하여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밀알 비유의 결론으로 요한복음 12장 26절에서 “사람이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르라 나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자도 거기 있으리니 사람이 나를 섬기면 내 아버지께서 저를 귀히 여기시리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즉 밀알 비유의 결론은 밀알처럼 썩는 자에게 풍성한 생명을 주고, 섬기는 자를 하나님께서 높여주시겠다는 약속입니다.
먼저 죽음으로써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 이것이 부활신앙인 것입니다. 그러니 믿음 없이는 받아들일 수없는 진리인 것입니다.
씨앗은 땅 속에 들어가서 썩어야만 다시 생명으로 싹틀 수 있습니다. 죽어야만 수많은 새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열매 맺는 삶을 선택하는 일은 지극히 단순하고, 당연해 보입니다. 그러나 실천하는 일은 얼마나 어렵고, 또 두렵습니까? 저는 이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께서 밀알의 삶을 실천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죽음으로써 다시 사는 십자가의 진리를 체험하게 되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하나님께서 높여 주십니다. 흔히 말하듯이 우리가 먼저 총대를 메고, 남을 대접하고, 십자가를 진다면 사람들은 우리를 존중해 주고, 역사가 평가해 줄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믿습니다. 씨 뿌리는 농부는 그가 희망을 품고 씨앗을 뿌립니다. 그는 영광스런 결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하나님께서 크게 복을 주셔서 감리교부흥단이 더욱 신실하게 발전하기를 축원합니다.
우리 한국감리교회는 물론 세계감리교회에서 든든한 기둥으로 우뚝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감리교부흥단이 열어갈 모든 집회마다 성령의 역사와 능력 그리고 충만함이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감리교회가 나날이 부흥과 성숙을 이루어감으로써 “신실한 사람들,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가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하나님께서 새로 출발하는 감리교부흥단 위에 은혜와 능력으로 함께 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