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성대학교 졸업식 설교(2008.2.15)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
미가 6:8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협성대학교와 오늘 졸업하고 대학의 문을 나서는 모든 졸업생 위에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먼저 오늘 협성대학교 졸업식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지난 4년 동안 형설의 공을 쌓아온 졸업생들의 수고를 높이 치하 드립니다. 또 여러분에게 샘솟는 지혜와 지성으로 학문과 인생의 교훈을 주신 최문자 총장님을 비롯하여 모든 교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자랑스런 계통학교인 협성대학교는 작게는 목회자를 양성하는 산실이고, 또 크게는 우리나라의 다방면에서, 또 세계라는 무대에서 일할 지식인과 기술인을 양성하는 지성의 전당입니다. 저는 협성대학교가 나날이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또 졸업생 여러분이 이 학교를 빛낼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길 소망합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우리는 졸업식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 경험에 따르면 아마 여러분은 새로운 출발선에 선 경주자처럼 초조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꽃다발 속에 파묻혀 있지만, 여전히 안개 속에 있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불안감이 있을 것입니다.
바라기는, 여러분이 목표하고, 뜻을 세운 일이, 바로 여러분의 신실함 때문에, 여러분의 실력 때문에 보다 아름다운 성취를 이루기를 바랍니다.
사람마다 하나님께서 부르신 목적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이 사회와 역사 속에서 부름 받은 소명이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부르신 목적, 소명을 따라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그런 희망의 사람이 되길 기원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언자 미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이 오직 공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 6:8).
하나님께서는 무엇이 선한 일인지, 또 무엇을 원하시는지 이미 우리에게 알려주셨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하늘의 뜻보다 사람의 이익을 더 추구하였고, 하나님의 말씀보다 사람의 주장을 더욱 무서워하였습니다.
본문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세 가지인데, 첫째는 공의를 행하는 일이요, 둘째는 인자를 사랑하는 일이요, 그리고 세 번째는 겸손히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대답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내가 무엇을 가지고 여호와 앞에 나아가며 높으신 하나님께 경배할까?”(미 6:5)
그러나 예언자 미가는 제물 따위로 하나님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무엇보다 공의를 행하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으로 번역하였습니다. 또한 루터는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은.. 믿는 것이요, 사랑하는 것이요, 고난당하는 것이다\”라고 해설을 덧붙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23장 23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를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 바 의와 인과 신은 버렸도다. 그러나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할지니라.”
공의와 자비와 신실함, 이것은 바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떠하였습니까? 하나님께서는 공의와, 사람을 사랑하는 일과,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원하셨는데, 사람들은 공의보다는 힘과 권력을 섬겼고, 인간의 존엄성을 재물보다 업수이 여겼으며,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하기보다 세상의 이익과 즐거움과 짝하지 않았습니까?
배운 사람들이 최소한의 배운 사람 노릇을 안 한다면 우리 사회는 위기입니다. 만약 그리스도인이 최소한의 신앙인으로서 모범이 되지 못하다면 교회의 위기가 닥쳐옵니다. 예수님께서 바리새인을 비난한 것은 그들의 행실이 사랑의 원칙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율법학자들은 오히려 자기들의 규칙과 법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우기지 않았습니까?
요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람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총리는 물론 장관과 수 천 명에 이르는 임명직을 위해 인재풀이 총 가동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요즘은 내편, 내 사람이라고 그런 사람을 다 쓰기 어렵다고 합니다. 인사청문회가 얼마나 어렵든지, 이젠 “누군들 그만한 문제없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공직자에 대한 국민들의 자격기준도 높아졌습니다. 학력위조는 물론 재산형성 과정이나, 심지어 교통법규 위반까지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실 대단한 정직성을 보는 인격심사도 아닌데 그것조차도 바늘구멍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정직, 신의, 공사구분, 원리원칙… 이런 일에 대단히 무관심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실력은 적임자인데, 인격적인 면에서 미달이 되고 말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혹시 내가 공적인 자리에서 평가를 받게 될 때에 부끄럽지 않을 만큼 투명할 수 있습니까? 우리가 입버릇처럼 말하듯 하나님의 심판은 둘째 치고, 적어도 인사청문회에서라도 자신 있게 통과할 수 있습니까?
저는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 감리교회가 존 웨슬리의 영성과 신앙원칙에 따라 자녀를 양육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인재를 키운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일꾼은 모두 우리 감리교회에서 배출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감리교인은 그런 믿음의 사람, 신뢰의 사람, 실력의 사람,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나야 할 줄로 믿습니다.
바라기는 여러분 모두가 하나님이 찾으시는 사람,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여러분께서 이 사회와 교회에서 희망이 되기를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자신을 하나님 나라를 위해, 보다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말씀대로 투자해 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졸업을 축하하며, 그간의 노고에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미가 선지자를 통해 주신 말씀을 붙잡고 세상을 향해 새로운 걸음을 내딛는 여러분으로 인해 세상은 좀 더 조화롭고 화평한 세상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에벤에셀의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함께 해 오신 것처럼, 또 임마누엘의 하나님으로 여러분의 내딛는 발걸음 위에도 함께하시며, 여호와 이레 되어 여러분의 필요를 채우실 줄로 믿습니다. 여러분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협성대학교와 협성의 구성원 모두가 이 땅에서 참된 복음을 증거하고, 하나님의 희망을 만들어 나가시기를 간절히 축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