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속회연구원 개원식 설교(2008.1.25)
신실한 사람
골 1:1-8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먼저 감리교속회연구원 개원을 축하드립니다. 지난 9월 말에 속회연구원 창립을 축하하는 예배를 드렸는데, 이제 실행부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명실상부하게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바라기는 속회연구원이 감리교회 부흥의 본질적 동력을 회복하는 우리 시대에서 으뜸가는 메토디스트운동으로 자리잡기를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존 웨슬리 회심 270주년의 해입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영적각성의 결과로 생겨난 회심의 종교요, 부흥운동으로 시작한 능력의 교회입니다. 이것은 지난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에서 우리가 확인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270주년이라는 시간과 역사에 의미를 부여하고, 기념하는데 머물러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분명히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 안에서 제2의 회심, 제3의 부흥을 이루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웨슬리는 1789년 감리교 설교자 총회에서 감리교의 목적에 대해 이렇게 선언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감리교인을 불러일으키신 목적은 어떤 새로운 교파를 세움이 아니요 먼저 교회를 개혁하고, 민족을 개혁하고, 성서적 성결을 온 땅에 전파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속회연구원과 여기에 참여한 여러분들이 이러한 감리교회의 목적에 합당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려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수 복음으로 새로워져야 하고, 웨슬리의 헌신으로 거듭나야 할 줄로 믿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위대한 인물은 그 시대의 산물입니다. 산업혁명이 진행된 18세기의 영국은 매우 혼란스런 사회였습니다. 과거로 붙잡아 두려는 봉건적 질서는 당연히 미래로 나아가려는 근대적 질서와 대립하였고, 비약적인 생산력의 향상은 더 많은 빈민을 거리로 내몰았으며, 심지어 어린이에게도 18시간의 노동을 강요하였습니다.
이처럼 당시 영국사회는 온통 사회가 갈등, 대립, 분열 속에서 있었는데, 이러한 때 기독교인들의 삶을 조직적으로 일구어 인간의 구원과 사회의 개혁을 동시에 모색한 신앙공동체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존 웨슬리의 감리교운동인 것입니다. 그것은 한 마디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새 술은 새 부대에”를 실천한 신앙운동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21세기 벽두에 우리 감리교회가 앞장서서 새로운 회심운동, 새로운 부흥운동을 주도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존 웨슬리라는 훌륭한 신학이 있습니다. 훌륭한 신앙고백이 있습니다. 훌륭한 전통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웨슬리 영성입니다.
미국 사회에서 교파의 특성을 설명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체험적 신앙은 침례교인을 배우라.
교회충성은 루터교인을 배우라.
교인의 긍지는 성공회를 배우라.
단순한 믿음은 퀘이커교도를 배우라.
종교를 높이는 태도는 유대교를 배우라.
기도생활은 장로교인을 배우라.
봉사생활은 구세군을 배우라.
교회를 널리 들어냄은 천주교를 배우라.
기쁨에 찬 신앙은 흑인들을 배우라.”
그러면 감리교인들에게는 무엇을 배워야한다고 해야 적당할까요?
“진실한 생활은 감리교인을 배우라”입니다.
저는 이 한마디에 우리 감리교회의 본질이 들어있다고 믿습니다. 믿을 신(信)과 열매 실(實), 즉 신실은 존 웨슬리의 ‘의인과 성화’의 신학을 잘 요약하고 있습니다.
바울이 골로새교회에 보낸 편지의 머리글은 신실함이 여러번 사용된 부분입니다. 바울은 1장 2절에서 골로새에 있는 성도를 향해 “그리스도 안에서 신실한 형제들에게 편지하노니 우리 아버지 하나님으로부터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있을지어다”라고 문안하고 있습니다.
골로새교인들이 신실한 까닭은 무엇입니까? 사도 바울은 그 이유를 설명하기를 골로새 교회 성도들은 에바브라에게 복음을 배웠는데, 에바브라는 한마디로 그리스도의 신실한 일군이라고 하였습니다. 바로 복음을 전하는 에바브라가 신실하니 복음을 들은 골로새 성도들이 신실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원리요, 이치입니다. 목회자가 신실하면 교인들은 신실한 모습을 닮아 갑니다. 속회에서 속장과 인도자가 신실하면 속도원들은 자연스레 그 신실함을 본받게 마련일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신실함, 곧 믿음의 열매는 6절 말씀과 같이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은 날부터 너희 중에서와 같이 또한 온 천하에서도 열매를 맺어 자라는도다”라고 사도 바울은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해 영적대각성의 100주년을 보내면서 한국감리교회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성숙과 부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였습니다. 특히 감리교회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면서 ‘신실한 사람들(Faithful Members)’이란 결론을 내렸습니다.
한마디로 ‘신실한 사람’은 ‘믿음(信)과 생활(實)’이 일치하는 그리스도인입니다. 바로 감리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신실한 사람들”로 거듭나고 영적인 능력을 회복함으로써 민족과 사회를 향해 강력한 희망을 제시해 나가려는 것입니다.
오늘 한국기독교가 왜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까? 한 마디로 오늘 우리 교회가, 목회자와 교인들이, 신실함을 잃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말로만 “예수!”, 입으로만 “주여!”를 외칠 뿐,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지 못하였습니다. 주님을 영접했지만, 내 삶의 중심에 모시지 않고 가장자리에 방치해 두었습니다. 교회에서 중요한 책임을 맡았지만 청지기의 노릇보다 자신이 주인이 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 감리교회가 속회의 재부흥을 모색하는 이유는 이러한 신실함을 회복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속회연구원을 조직하여, 감리교회의 전통을 계승하고 회복시키려는 것은 바로 감리교회를 새롭게 하는 출발점이요, 감리교회 부흥을 모색하는 위대한 도전이 될 것입니다. 그러한 확신과 비전을 갖고 이 세대를 향해 도전하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감리교속회연구원에 복을 내리셔서 앞으로 이 기관을 우리 감리교회가 “신실한 사람들,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를 이루어 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