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연회 감리사협의회 개회예배 설교(2007.12.6)
여호와께서 구하시는 것
호 6:6-8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과 같이 하시길 축원합니다.
오늘 서부연회 감리사협의회를 열게 된 것을 먼저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여러분께서 늘 서부연회를 위해 각별한 사명감과 책임의식으로 참여해 주셔서 감독회장으로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금 우리는 교회력으로 대강절 첫 주를 보내고 있습니다. 대강절기는 한 해 중에 어둠이 가장 깊은 때입니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어둠과 빛의 갈림길에서 시대의 징조를 파악하고자 하였습니다. 겨울이 깊고, 어둠이 긴 이 맘 때에는 빛의 소중함을 더욱 분명히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동지와 같은 가장 깊은 어둠을 보낸 후에 우리는 성탄을 맞이하게 됩니다. 어둠이 가장 깊은 때에 빛의 소식이 임하는 것은 참 아름다운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사실 남북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생각에 우리 세대는 가장 어둡고, 갈등이 깊은 냉전시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남북관계도 동이 트고 있다고 믿습니다.
지난 10월 초에 남북정상회담이 있었습니다. 10월 4일에는 역사적인 선언문이 발표되었습니다. 이 일은 정부가 남북회담을 잘해서 얻은 결과이지만, 저는 그것만으로 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남북정상이 성공적인 만남을 하게 된 것도, 6자회담이 원만하게 풀려나가는 것도, 우리민족이 화해와 통일에 대한 소망을 갖게 된 것도 사실 서부연회가 앞장서서 북한교회의 문을 계속 두드리고, 고사리같은 손길을 모아 북한에 사랑을 보내며, 끊임없이 기도함으로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에 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앞으로 더욱 평화의 지평을 넓히고, 북한 땅에 복음전파의 사명을 확장하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해 합심하여 기도하고, 협력함으로써 서부연회의 사업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오늘 본문은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구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먼저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 시대를 향해 무엇을 원하시는 가를 겸손히 묵상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에 나를 맞추려고 자신을 비울 수 있어야 합니다.
선지자 미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이 오직 공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 6:8).
지금은 소리는 많으나 음성은 없다고 말들 합니다. 사람들의 주의와 주장은 얼마나 다양합니까? 남북문제에 관한 한, 한자리 하는 사람일수록 목소리가 얼마나 크고, 뭘 좀 안다고 하는 사람일수록 얼마나 목소리가 높습니까? 그런다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우리 교회의 위기는 자기 소리는 높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교만함이 우리를 하나님과 교통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의 교회가 평화를 구하는 것은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하나님의 평화, 샬롬을 위해 일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을 향해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를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 바 의와 인과 신은 버렸도다”라고 책망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할지니라”고 하시면서, 오늘 우리를 향해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고, 찾으시는 것을 일깨워 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우리 감리교회 역사를 살펴보십시오. 해방 전 중부, 동부, 서부 세 연회가 있었습니다만, 1945년 이후 서부연회는 모이지 못하였습니다. 분단 현실이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1994년 서부연회를 재건하였고, 지난 10여년 동안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았지만, 또 엉뚱한 투자라고 반대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평화를 위해 투자하였고, 복음을 위해 밑거름을 장만하였습니다.
이것은 위대한 사건입니다. 저는 서부연회가 우리 감리교회의 자랑스러운 브랜드가 될 것임을 분명히 믿습니다. 여러분께서도 분명한 자부심을 갖고 참여하시길 부탁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 응답하십니다. 우리가 남과 북의 평화와 복음전파를 위해 기도한다는 것은 우리가 한 묶음으로 드려야할 기도요, 선교요, 헌신임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그동안 우리의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불신앙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다시 부르셔서 평화의 전도자로, 화해의 사명자로 세워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남북관계가 희망으로 열리면 하나님의 복음이 자연스레 전파되고, 하나님의 교회도 세워지며, 서부연회도 더욱 활성화 될 줄로 믿습니다.
우리는 이 대강절기에 다시한번 우리의 사명을 생각해 보십시다. 우리는 이 강림절에 영적으로 각성하고 깨어있어야 합니다. 바울 사도는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이들과 같이 자지 말고 오직 깨어 근신할찌라”(살전 5:6)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저는 남과 북의 통일도 마치 신랑이 도착하는 때처럼, 도둑이 담을 넘을 때처럼 임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만약 믿음으로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축복의 날이 될 것이지만, 그러나 믿음 없이, 영적인 근신 없이 막연한 평안과 안전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근심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기에 우리 서부연회는 우리 교회를 깨우고, 우리 역사를 깨우는 일에 더욱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총이 서부연회와 이를 섬기는 본부와 감리사협의회 위에 함께 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