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선교회전국연합회장 이취임식 설교(2007.12.4)
주님을 본받아
빌 2:5-11
할렐루야!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사랑하는 여선교회전국연합회와 함께 하시길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오늘 여선교회전국연합회 회장 이, 취임식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제26대 회장으로 선출되어 취임하시는 임성이 장로님께 하나님께서 은혜와 능력을 베풀어 주시길 기원합니다.
임성이 장로님은 모범적인 장로로 언제나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셨음을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에서 제3세계 참가자들을 위한 후원과 이번에 영남선교대회를 위해 크게 헌신한 일에 대해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평소에 저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여선교회야 말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여성조직이라고 늘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선교회를 이끄신 회장님들도 그만한 역량과 신실함을 지닌 분들이었습니다. 임성이 장로님께서도 하나님께서 뜻이 계셔서 전국연합회를 섬기도록 섬김의 지도자로 부름 받았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오늘 이임하시는 전 회장 최은영 장로님께도 위로와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 장로님은 지난 24대와 25대를 연이어 역임하시면서 감리교 여선교회 발전을 위해 커다란 획을 그으신 분입니다. 특히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 여선교회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선교와 복지운동의 지평을 한 차원 발전시킨 일은 큰 업적이요, 자랑이라고 믿습니다. 그 동안의 수고와 공로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느 모임에서든 대표자란 직책은 참 무거운 짐입니다. 이제 여러분의 손으로 대표자를 뽑았으니, 서로 위하여 기도하고, 존경하며, 협력하고, 무거운 짐을 나눔으로써 여선교회전국연합회가 늘 든든히 서가고, 희망의 공동체가 되며, 한국 기독교 리더십 중에 가장 아름다운 본을 보이기를 부탁드립니다.
세상에는 많은 지도자가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 훌륭한 리더십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 시간 ‘희망을 주는 지도자’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기독교 리더십의 모델인 ‘희망을 주는 지도자’는 한마디로 ‘주님을 본받은 사람’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 일하는 지도자들일수록 더욱 하나님을 경외하고, 두려운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더 큰 책임을 부여받은 사람일수록 더욱 겸손하게, 섬김의 마음으로 하나님의 사업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결코 교만함이나, 불신과 낭비, 타락이 있을 수 없습니다.
본문인 빌립보서는 사도 바울이 감옥에서 쓴 편지입니다.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빌 2:5).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구원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구원받은 이들은 자신의 삶속에서 예수를 본받고, 그리스도 안에서 성화를 이루어 가야 합니다. 성령께서는 우리의 마음에 역사하셔서 인격을 새롭게 하시고 성숙한 삶으로 이끌어 가십니다.
예수님의 생애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색은 겸손과 복종과 헌신이었습니다. 지금 대강절기를 맞아 우리가 묵상할 수 있듯이, 주님은 하늘에서 땅으로, 신적권능에서 인간의 연약함으로 우리에게 찾아 오셨습니다. 주님은 자신의 길을 원치 않았고, 하나님의 길을 원했습니다. 주님은 높임을 받기보다 인간을 위해 자신을 버리기를 원하셨습니다.
바울의 주장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따르는 자들은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복종하신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지고 서로 섬기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겸손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알고, 하나님의 의로우심을 깨달으며, 자신의 한계와 연약함과 죄인임을 인식할 때 가능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젊은 시절에 하나님께 드리는 나의 기도는 이것이었다. “주님, 나에게 세상을 개혁할 힘을 주소서”.
중년에 이르러 단 한사람의 영혼도 고쳐놓지 못한 채 내 반생이 흘렀음을 깨닫자 내 기도는 이렇게 달라졌다. “주님, 나와 접촉하게 되는 모든 사람들을 변화시킬 은총을 주소서. 그저 가족과 친지들만 개신시켜도 만족하겠나이다”.
이제 노인이 되어 죽을 날도 머지않게 되니 이제야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던가를 알게 되었다. 이제 나의 유일한 기도는 이것이다. “주님, 나 자신을 고칠 은총을 주소서”
그는 후회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빌었던 듯 일생을 허비하지 않았으련만…”
우리가 그리스도의 겸손을 배우기 위해서는 평생의 삶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자기가 믿는 예수가 누구이며 어떤 분인가를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속에 놀라운 사랑이 있고, 그 생활 속에 겸손함과 순종이 있다면 그는 그리스도인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세상의 누구에게나 드릴 수 없는 사랑과 충성과 복종을 예수 그리스도께 드릴 준비가 된 사람들입니다.
“주님을 본받아”라는 말은 섬김의 리더십을 말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생명의 떡’, ‘생명의 물’처럼 사람이 먹고, 마시는 존재로까지 자신을 낮추십니다. 도대체 사람이 얼마나 귀한 존재이기에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 그토록 낮아지면서까지 사랑하시겠습니까?
숲 속에 커다란 소나무와 그보다 훨씬 작은 관목이 있었습니다. 작은 관목이 발아래 있는 땅을 내려다 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 보아라. 내가 얼마나 큰지” 그러나 커다란 소나무는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 내가 이렇게 작다니!”
누구든지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겸손의 미덕을 배워야 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과 접촉할 때 수건으로 자신의 빛나는 얼굴을 덮었습니다. 이처럼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겸손이라는 수건으로 자신들의 장점을 가립니다. 그리스도인은 은밀히 선을 행하고, 그것이 알려지는 것을 부끄러워합니다. 그는 과시할 수 있는 무대보다 숨을 수 있는 그늘을 택합니다.
누가복음 22장 27절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앉아서 먹는 자가 크냐 섬기는 자가 크냐 앉아 먹는 자가 아니냐 그러나 나는 섬기는 자로 너희 중에 있노라”.
이것을 섬김의 리더십, ‘서번트 리더십’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나는 섬기는 자로 너희 중에 있노라”라는 말씀은 바로 위대한 예수 정신이며, 우리가 본받아야할 예수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그 사랑을 받으면 받을수록, 자신이 소중하고 귀한 존재가 되어가며, 무한히 성장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사람은 다른 사람도 그렇게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섬기는 사랑입니다. 그 사랑은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크게 키웁니다. 그것이 ‘서번트 리더십’의 핵심입니다.
저는 남성들 보다 여성들이 이러한 예수 정신을 더욱 잘 실천할 수 있는 믿음의 바탕이 된 분들이라고 믿습니다. 남성들은 체면 때문에 잘못된 권위주의에 쉽게 빠져 버립니다. 여러분 여성들이 앞장서서 더 이상 교회 안에 권위주의가 지배하지 못하도록 ‘서번트 리더십’을 안팎으로 전염시켜 봅시다. 그리하여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고, 이웃과 세상을 바르게 섬기기 위한 복음적 방안을 생활화해 보십시다.
우리 감리교회는 3년 전부터 한국 기독교가 영적으로 쇠퇴하고, 복음전도가 힘을 잃은 오늘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를 선언하였습니다. 이것을 구체화한 ‘희망프로젝트’는 전도환경을 잘 만들어, 한 영혼이라도 더 구원하려는 감리교 부흥운동의 방안입니다.
‘희망 프로젝트’도 이러한 차원의 전도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존 웨슬리의 후예로서 역사적으로 전도운동에 헌신하였고, 또 사회봉사를 실천해 왔습니다. 우리가 ‘희망 봉사단’을 조직한 것은 예수께서 몸소 보이신 ‘서번트 리더십’의 실천입니다.
우리는 오늘 말씀처럼,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날마다 그리스도를 닮아 가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거룩함을 본받는 과정, 즉 성화를 통해 교회 안에 화평을 이루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 서로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 본받는다면 감리교 여선교회는 가장 아름다운 신앙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이 먼저 뜨거운 가슴으로 “신실한 사람들”로 거듭나고, 영적인 능력을 회복함으로써 이 민족과 사회를 구원하는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를 든든히 세워 나갈 줄로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오늘 새 회장으로 취임하는 임성이 장로님, 이임하시는 최은영 장로님, 그리고 감리교회의 모든 여선교회 회원들 위에 함께 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