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편람 발간 감사예배 설교(2007.10.16)
주께서 판단하시니
고전 4:1-5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오랜만에 뵙는 존경하는 감독님들께 먼저 인사를 드립니다. 바라기는 원로에 늘 건강하시고, 기독교대한감리회의 부흥과 새로움을 위해 늘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오늘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편람 발행이란 뜻깊은 시간을 갖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장서서 편찬을 맡아 수고하신 감독협의회 회장 한경수 감독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국 감리교회는 일찍이 민족의 근대화와 독립, 민족의 복음화와 세계선교를 위해 기여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감리교회의 리더십인 감독제도가 존재하였습니다. 1930년을 기점으로 그 이전을 미감리회와 남감리회의 미국인 연회장시대라고 한다면, 그 이후는 명실공히 양주삼 총리사를 출발점으로 한 한국인 감독의 시대였습니다.
그 수가 벌써 100여분이라니, 감리교회의 연륜과 규모가 크게 확대되었음에 틀림없습니다. 우리의 자랑스런 선배들은 복음을 굳게 붙들고, 희망을 전하는 일에 앞장섰습니다. 지도자마다 그 시대에 어울리는 비전을 꿈꾸었고, 감독을 맡은 이마다 감리교회를 부흥시키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수고와 헌신의 전통을 물려받았고, 명예를 앞세우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오늘 발행하는 감독편람이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처음 발행하는 감독들의 옛 사진첩이며, 새 청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지나간 인물들과 이력을 담는데 그치지 않고, 장차 다가 올 미래의 비전과 간구를 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 첫 발을 내딛으며 “하나님의 자녀가 누리는 빛과 자유를 허락해 주옵소서”라고 기도드렸던 미감리회 1대 연회장 아펜젤러 선교사처럼, 그 위대한 기도가 한민족 전체는 물론 세계와 땅 끝으로 확장되어 나가도록 기도할 것입니다.
감독제도는 한국 기독교에서 기독교대한감리회만이 지닌 고유한 유산이요, 전통입니다. 감독의 책임과 직무는 일찍이 구별되어, 목회자들의 존중과 사랑을 받으며 연회를 관리하고, 감리교회를 대표해 왔습니다.
제가 교단장협의회에 3년 동안 나가보니 전임감독제라는 제도만으로도 우리 감리교회의 리더십이 나날이 성장하고, 그 비중이 확대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타교단 1년 임기의 총회장들이 감리교 감독제도를 대단히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저는 앞으로 전임감독제가 한국 감리교는 물론,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과분한 존경을 받아왔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실수는 더욱 커다란 실망을 주기도 하였고, 때로 부적절한 언행은 과대포장되기 일쑤였습니다. 더욱 예수 그리스도의 본을 받아 앞장서서 십자가를 짊어져야 했음에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 섬김의 도를 다하지 못하였고, 책임의 짐을 짊어지지 못하였습니다. 이제 21세기는 ‘섬김의 리더십’이 가장 커다란 지도력이라고 합니다. 실은 지난 2천년동안 이 진리는 한결 같았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몸소 가르쳐주신 성육신의 가르침이었습니다.
오늘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위로가 됩니다.
“그러므로 때가 이르기 전 곧 주께서 오시기까지 아무 것도 판단치 말라 그가 어두움에 감추인 것들을 드러내고 마음의 뜻을 나타내시리니 그때에 각 사람에게 하나님께로부터 칭찬이 있으리라”(고전 4:5).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임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충성을 요구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다른 사람의 판단을 받거나, 자기 자신이 스스로 하는 판단도 옳지 않습니다. 성경에 따르면 부름받은 사람에 대한 어떠한 폄하나, 자화자찬은 적절한 태도가 아닙니다. 어떠한 비난도 결코 심판에 이를 수 없고, 스스로의 자책도 결코 의로움에 다다를 수 없는 법입니다.
우리는 다만 나를 판단하실 주님께 기준을 두고, 내게 복음을 위탁해 주신 하나님의 심판을 두려워해야만 할 것입니다.
올해는 한국 기독교 영적대각성 100주년의 해입니다. 우리는 지난 8월 23일, 영남선교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영남선교대회는 영적각성을 주제로 한 한편의 역동적인 드라마였고, 8만 여명의 참가자들에게 감리교회에 대한 자부심과 복음전도의 능력을 일깨워 주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마음이 되었고, 감리교회다운 최고의 조직력을 과시하였으며, 감리교 소외지역에 대한 애정에 불을 붙였습니다. 이를 위해 협조해 주신 감독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 오는 10월 24일부터 계산중앙교회 새 예배당에서 제27회 총회 입법의회가 열리게 됩니다. 이 일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러한 교단적인 대회와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이렇게 설교합니다. 한마디로 교회가 먼저 거룩함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한국교회는 참으로 많은 것을 가졌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거룩함, 즉 하나님의 성품인 거룩함을 잃어 세상으로부터 비판을 듣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최우선과제는 거룩함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이제 우리는 말로만 회개하고, 입으로만 각성할 것이 아니라 변화된 삶을 살아야 하고, 회개의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 신실한 백성으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저는 감독회장으로서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를 제안하였습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존 웨슬리의 영적 유산을 계승하여 “신실한 사람들,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를 위해 진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감리교회부터 먼저 “신실한 사람들”로 거듭나고, 영적인 능력을 회복함으로써, 전체 기독교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는데 앞장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민족과 사회를 향해 강력한 희망을 제시하고, 섬김의 영성으로 복음적 방안을 생활화해야합니다. 그것은 분명히 희망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바라기는 감독편람이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빌 3:14) 푯대를 향해 달음질친 사도 바울처럼 우리 감리교회의 믿음의 승전보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