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대학 제1회 졸업식 설교(2007.10.10)
진리를 찾는 사람
요 3:1-5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축원드립니다.
먼저 사회평신도국이 개설한 평신도대학 제1기 졸업식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지난 4학기 동안 형설의 공을 쌓아온 39명 졸업생 모두의 수고를 높이 치하드립니다. 특히 하나님의 교회를 위해 수고하고, 가정에서 봉사하고, 또 생업에 종사하면서 평신도대학에 참여한 것은 대단히 힘든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동안 기도와 배려, 지원과 기대를 아끼지 않으신 가족과 교우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사회평신도국 위원장 박영준 감독님과 엄마리 총무님의 각별한 애정과 지원으로 이 학교가 나날이 성장하고, 발전하였음을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오늘 졸업하는 학생들을 위해 여러 교수님께서 잘 훈련하고, 지도해 주심을 또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평신도대학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헌신하려는 많은 일꾼들을 길러내고, 한국감리교회를 섬기는 훌륭한 지도자들을 배출하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평신도대학이 우리 신앙생활에 커다란 도전이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사도 바울은 목회서신인 디모데후서 3장 14-17절에서 디모데에게 이렇게 당부하였습니다. “너는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라”
하나님의 말씀을 최고의 기준과 최상의 가치로 여기며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때때로 말씀으로부터 도전받는 일에 무딜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영적으로 민감하기 위해 늘 깨어 기도하고, 말씀을 공부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려면 정기적인 도전과 훈련을 필요로 합니다.
본문은 진리를 찾는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밤 니고데모가 예수를 찾아 왔습니다. 여러분도 잘 알듯이 그는 유대인의 지도자였습니다. 그는 바리새인으로서 율법에 대한 지식이나 처신에 있어 나무랄 데 없는 사람이었었습니다. 유대인에게 있어서 율법이란 세상에서 가장 신성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유대교의 입장에서 볼 때 바리새인들은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니고데모가 예수를 찾아왔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입니다. 하필이면 왜 밤에 찾아왔을까요? 여러 견해가 있습니다만, 남의 이목을 피하려고, 분주한 낮 시간을 피해 예수를 친밀한 대화를 오래 나누기위해, 또는 밤늦게까지 연구하고 논쟁하였던 당시 랍비들의 관례에 따라서 라고 말들 합니다.
물론 니고데모는 신중한 인물이라, 남다른 열심과 새로운 사태에 대한 긍정적인 호기심으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요한복음의 사상에 따르면 밤은 악과 거짓과 무지의 실재로 상징됩니다. 이런 뜻에서 보면 니고데모는 어둠으로부터 빛이신 예수께로 나온 셈입니다.
먼저 니고데모는 예수께서 행하신 표적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을 꺼냈지만, 뜻밖에도 예수께서는 더욱 중요한 것은 내적인 변화라고 말합니다. 한 인간의 내면적인 삶에 강한 변화가 일어남으로써,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스승 예수께서 진리에 대한 물음을 갖고 찾아 온 니고데모에게 던진 화두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거듭난 삶을 추구했습니다. 그러나 방법은 달랐습니다. 많은 신비종교들은 입문식을 할 때 하루가 저물고 새로 시작하는 밤 자정에 시작하였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입문식을 마친 후 마치 새로 태어난 아기를 대하듯 우유를 먹여주었다고 합니다. 또 어떤 신비 종교 의식은 초심자들을 무덤과 같은 구덩이에 가두기도 했습니다. 기독교가 중생의 메시지를 증거 할 때 그것은 이미 세상 사람들이 찾으려고 모색하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는 전혀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던 중생의 비밀에 대해 오직 예수께서 해답을 주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새로운 생명을 사는 것을 새로운 피조물로 증거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는 새로운 창조가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옛사람에서 새사람으로, 낡은 피조물에서 새로운 창조물로 그리고 어둠을 벗고 빛의 사람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있습니까? 아니면 자기 경험의 우상과 기존관념의 옷에 꽁꽁 싸인 채, 변화의 흐름도 거듭남의 비밀도 잊은 채, 화석화 된 진리를 자랑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올해는 영적대각성운동인 평양대부흥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평양대부흥의 출발점은 1903년 원산부흥운동이며, 우리 감리교회의 하디 선교사와 감리교인들이 영적각성운동의 주역들이었습니다.
하디 선교사가 부흥운동 이전에 제출했던 선교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에 대한 실망과 정죄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나 부흥운동 후에는 성령의 임재로 이루어진 내적 변화에 대한 감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즉 실망이 희망으로, 좌절이 감사로 변하는 감격의 생활을 가능케 만든 요인은 무엇일까요? 바로 1903년 여름, 원산선교사 모임에서 일어난 회개와 중생의 체험 때문입니다. 당시 회개의 내용을 보면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어떤 것은 참으로 수치스러운 것이었습니다. 또 은총을 입지 않았더라면 그처럼 편안하게 자복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충격과 감격 그 자체였고, 그리스도를 향해 순전하며 본질적인 체험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평신도대학 첫 졸업생으로서 새로운 부르심에 응답해야 할 사람들입니다. 그러기 위해 먼저 우리는 오늘 말씀처럼,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날마다 그리스도를 찾아가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성화를 통해 교회 안에 화평을 이루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입니다. 서로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 본받아 간다면 여러분이 속한 우리 감리교회는 가장 아름다운 신앙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첫 번째 종교개혁은 평신도에게 성경을 주었다. 이제 제2차 종교개혁은 평신도에게 사역을 줄 것이다.”란 말이 있습니다. 마틴 루터는 종교개혁을 통해 평신도들에게 바로 모국어로 된 성경을 주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받아야 할 사역은 무엇입니까? 바로 희망의 청지기 역할입니다.
하나님께서 오늘 졸업하는 여러분을 사랑하시고, 귀하게 사용하셔서 언제나 희망의 사람으로, 풍성한 영성으로 거듭나게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희망을 주는 신실한 사람”으로 은혜를 베푸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