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백서 발간 출판감사예배 설교(2007.6.19)
믿음의 이정표
하박국 2:1-4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먼저 <청년백서>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희망을 열어가기 위해 교육국과 청년회전국연합회가 함께 수고하여 청년의 현실에 귀 기울이고, 교회의 미래에 대해 눈뜨게 할 백서를 출판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결실입니다.
저는 이 책이 믿음의 이정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 책은 청년들의 현재가 담겨있습니다. 특히 성장하는 젊은이의 신체검사표이고, 성숙한 청년의 내면을 담아낸 인성검사표입니다. 동시에 청년세대의 현실을 넘어서 미래의 좌표와 방향이 제시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문을 보면 예언자 하박국은 마치 파수군의 입장처럼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그는 하나님과 대화 끝에 이제 공개적으로 활동하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하박국이 할 일은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바를 판에 새겨 늘 백성들의 눈앞에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약속의 성취가 더딜지라도 하나님이 미리 정하신 때가 되면 그 약속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기다림은 더 많은 것을 견디게 하고, 더 먼 곳을 보게 하고,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눈을 갖게 하는 법입니다.
하박국의 선언, “의인은 그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말씀은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이정표가 된 말씀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 말씀을 중심으로 복음을 해명하고 로마서를 기록하였으며, 종교개혁자들은 이 말씀을 구호로 삼아 교회를 개혁하는 신학적 원리로 삼았습니다.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그러나 오늘 교회 안에서 청년을 찾아보기 힘들고, 청년들이 교회를 외면하는 현실은 교회의 위기증세를 반영합니다. 젊은이가 없는 교회는 희망이 없고, 청년 없는 교회는 내일이 없습니다.
기성세대는 늘 따지고 판단해가면서도 정작 주저하기 일쑤이지만, 젊은 세대는 비전과 환상을 보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먼저 덤벼듭니다. 사실 교회는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어우러지고, 지혜와 패기가 조화를 이루어야 건강할 수 있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영혼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몸의 풍요에 비해 영혼의 갈증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위험해 가는 사회 속에서 정신 안전망을 찾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명상, 요가, 기수련, 마음 수행 등을 찾고, 심령술과 초자연 현상 따위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믿음은 우리의 영혼을 나락으로 몰아갑니다. 사실 우리 교회에도 책임 질 일이 있습니다. 우리가 믿음의 이정표를 바르게 세우지 못했기에 개인의 갈등, 아픔, 심리적 고통뿐 아니라 역사적 위기, 생태계 파괴의 위험을 수용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기에 잘못된 믿음행위들은 ‘깊은 위기에 빠진 문화와 그 위기에 대한 잘못된 응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영적 위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성경에서 우상숭배 금지와 배격은 영적으로 바로 서려는 신앙개혁운동이었습니다. 하나님 중심의 신앙을 회복하는 일은 오늘날에도 결단과 개혁이 필요합니다. 성경은 눈과 감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눈의 종교’가 아닌, 귀로 듣고 깨닫는 ‘귀의 종교’로서 말씀의 신앙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말씀종교로서 하나님 신앙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현대의 물신종교와 타협하는 모습은 우리 자신도 피할 수 없는 범죄입니다. 윌리암 거널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너는 하나님을 보지 않고 다른 곳을 볼 수 있지만, 너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눈을 결코 가릴 수 없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잠잠하고, 그 분의 음성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인생을 이끌어 가는 가장 큰 에너지는 믿음입니다. 그래서 마틴 루터는 “가장 큰 것을 믿는 자는 가장 많은 것을 지킬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근래 우리는 영적부흥이 필요하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내적으로 영적 능력을 잃고, 외적으로 신앙의 영향력을 점점 상실하면서 위기의식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부흥운동은 지난 세월을 믿음으로 반성하고, 새로워지는 데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로 돌아가 새로워지려는 영적 각성 운동입니다.
지난 선교역사를 보면 감리교회는 언제나 영적 각성을 주도한 자랑스런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1903년 원산의 감리교 선교사 집회에서 시작한 회개와 기도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되어 마침내 1907년 평양에서 대부흥운동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것은 어느 교파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한 민족과 교회를 향해 희망이 되었던 신앙운동이었습니다.
나는 희망을 주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부흥을 꿈꾸고 있습니까?
사도 베드로는 성령강림 사건 직후, 선지자 요엘의 예언을 인용(행 2:17)하여 설교를 하였는데, 바로 하나님의 영을 받은 젊은이들이 환상을 보리라는 것입니다. 초대교회는 바로 청년의 모습을 지녔습니다. 용광로와 같은 성령의 역사로 교회는 고난 중에도 생기가 넘쳤습니다.
이제 우리 교회는 초대교회와 같은 순수하고 열정적인 마음으로 돌아가서, ‘청년 예수’의 사랑과 평화를 체험하는 푸른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바로 청년처럼 건강한 몸과 뜨거운 가슴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고 섬겨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청년들의 눈으로 오늘 교회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청년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요셉처럼, 디모데와 같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람, 하나님의 마음에 드는 젊은이들이 우리 감리교회 안에서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새 술을 새 부대에 담고, 새 교회와 새 역사를 이루어 가는데 동참하는 “희망을 주는 감리교 청년”이 되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