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성대학교 총장취임식 설교(2007.6.15)
주께서 쓰시겠다 하라
마태 21:3-5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협성대학교 총장취임식에 참석하신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먼저 협성대학교 제6대 총장으로 취임하시는 최문자 총장님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개인적으로도 명예로운 일이며, 또 협성대학교로서도 축복된 일입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에 속한 협성대학교는 처음에 감리교 목회자를 양성하는 산실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크게 발전하여 우리나라의 다방면에서, 또 세계라는 무대에서 일할 지식인과 기술인을 양성하는 지성의 전당이 되었습니다.
저는 협성대학교가 유명한 명문 기독교사립대학으로 나날이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 출신의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또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귀하게 쓰임받기를 소망합니다.
이번에 최문자 총장님은 여성으로서, 감리교회의 장로로서, 또 협성대학교의 교수요, 시인으로서 대학 총장이란 귀한 중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조건과 경험이 만나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최 총장님은 협성대학교의 수장이요, 행정적으로 최종 결재권자로서 막중한 직무를 수행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최 총장님이 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판단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듣기로 21세기에 필요한 세 가지 덕목은 3F(에프)라고 합니다.
첫째는 ‘피메일’(Female) 여성적이고, 둘째는 ‘필링’(Feeling) 감성적이며, 셋째는 ‘픽션\\'(Fiction) 즉 상상력이 넘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최 총장님은 시인으로서, 또 국문학자로서, 게다가 여성으로서 21세기의 리더십을 골고루 갖춘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 총장님 본인도 <기독교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연인같은 총장‘이 되겠다고 했는데, 그 이상 친밀감이 넘치는 총장상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 총장님께 부탁드리기는 총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이 공동체에서 가장 편하고, 친밀한 친구요, 배려하고 이해하는 동료가 되기를 부탁드립니다.
마태복음 21장에서는 주님께서 타셨던 나귀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본문의 배경은 예수께서 메시아로서 예루살렘에 입성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영광스러운 왕의 취임식에 많은 군중들은 올리브 나무를 꺾어 환호하였고, “호산나”를 외치며 찬양하였으며, 겸손히 자신의 겉옷을 길바닥에 깔았습니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예수님을 위해 준비된 나귀의 존재입니다. 상식적으로 왕의 입성 행렬에 나귀를 탄다는 것은 매우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특별히 두 제자에게 자신이 타기에 적합한 나귀를 끌고 오라고 구체적으로 명령하셨습니다.
“너희 맞은편 마을로 가라. 곧 매인 나귀와 나귀 새끼가 함께 있는 것을 보리니 풀어 내게로 끌고 오너라. 만일 누가 무슨 말을 하거든 주가 쓰시겠다 하라”(2-3)
나귀를 탄 왕의 행렬은 참으로 어색한 광경이 이었으나 중요한 것은 주님께서 쓰시려는 마음이었습니다.
비록 우리의 상식과 관행에 어울리지 않은 일이지만, 하나님께서 원하신다면 그것이 우선이어야 합니다. 화려한 왕의 행렬과 나귀의 초라한 모습은 서로 조화가 되지 않는 일이었으나, 그것이 하나님의 방법이라면 따라야 합니다.
“주가 쓰시겠다 하라”.
주님께서는 튼튼하고 날쌘 말이나 화려하게 장식한 군마보다도, 보잘 것 없는 나귀를 쓰시길 원하셨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협성대학교의 총장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말보다 묵묵히 주인의 명령에 순종하는 신실한 나귀를 선택하셨다고 믿습니다. 세상 죄를 짊어진 어린양처럼, 메시아를 태우고 뒤뚱거렸던 어린 나귀처럼 예수께서는 철저한 순종과 복종을 원하십니다.
마찬가지로 저와 여러분은 나귀처럼 주님의 일에 쓰임 받도록 부름 받은 청지기들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교회와 이 사회를 위해 쓰임 받도록 부름받은 사역자들입니다.
저는 이러한 ‘나귀 정신’이, ‘섬김의 리더십’이 회복될 때 이 사회가 건강해지고, 우리 교회가 부흥되며, 협성대학교가 발전하고 성숙할 줄로 믿습니다.
저는 그동안 협성대학교를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전임 백석기 총장님으로부터 의욕적인 캠퍼스 시설 확충계획을 들은 바 있습니다. 그 계획에는 협성대학교의 비전이 담겨있었고, 그 설명을 들으면서 앞으로 협성대학교가 중부권에서는 물론 전국적으로 크게 상승하는 대학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제 협성공동체는 아름다운 꿈과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바랍니다. 최문자 총장님을 중심으로 이사회와 학생회, 학교 당국과 노조 그리고 동문회가 서로 화합하고 연합하여 아름다운 학문공동체요, 희망의 공동체를 이루어 가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협성대학교의 이름 ‘협성’(協成)에 이미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정신이 담겨있다고 봅니다.
‘협력할 협(協)’자는 ‘열 십’자 옆에 세 개의 ‘힘 력’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협력할 협’ 자에 담겨있는 십자가 정신입니다. 그것은 십자가의 능력입니다.
우리가 주께 쓰임을 받도록 부름 받은 것은 힘을 행사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 섬기고 봉사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다시 말해 모든 구성원이 서로 합력한다는 것은 함께 십자가를 바라보는 것이고, 함께 십자가를 짊어지려는 모습이며, 서로가 순종하는 모습입니다.
이제 최문자 총장의 취임과 함께 앞으로 협성대학교가 서로 짐을 나누어 지고, 우리 세상을 변화 시키며, 이 세상에 희망을 주는 인재를 양성하는 공동체로서 성숙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그리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기초한 창학 이념과 기독교복음의 정신에 맞게 “희망을 주는 협성대학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