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펜젤러기념교회 입당예배 설교(2007.6.11)
머릿돌이 된 사람
시편 118:22-27
할렐루야!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사랑하는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먼저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 입당을 축하드립니다. 이 교회가 35년 역사 동안 온누리교회로 존재하다가, 이제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로 이름을 바꾸고, 새 성전과 기념관을 입당하게 된 것은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123년 전, 이 땅에 복음을 전하러 제물로 항에 도착한 아펜젤러, 또 105년 전에 군산 앞바다 어청도 인근에서 순직하신 아펜젤러, 그 분의 삶과 죽음을 기억하고, 복원하고 기념한다는 것은 커다란 기쁨이 있습니다. 이 일을 이 교회와 성도님들이 담당하게 된 것을 환영하며, 감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임춘희 목사님을 중심으로 온 교회가 협력하여 귀한 하나님의 집을 건축하였으니, 그 거룩한 수고를 하나님께서 위로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훌륭한 역사를 이루기까지 수고하신 군산지방 실행위원회와 또 이 교회 건축위원회와 모든 성도님들에게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많은 교회와 순례자들이 이 교회를 다녀가면서, 한국교회 초대교회사를 배우며, 또 순교하신 아펜젤러의 뜻을 기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펜젤러는 123년 전 부활주일에 이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 분입니다. 그는 뜨루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갓 안수를 받은 젊은이였는데, 푸른 눈의 젊은 목사가 19세기 말, 거의 무너져 내리던 조선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그가 절망에 처한 우리 민족을 향해 어떤 마음으로 복음을 전했을까 생각하면 아펜젤러 목사는 우리 민족의 은인이요, 역사의 선구자입니다.
아펜젤러 목사는 우리 민족의 희망이 된 분입니다. 그의 보고서와 일기, 편지들이 하나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또한 그가 세운 정동제일교회와 배재학당은 희망으로 세워진 하나님의 집이었습니다. 바로 하나님께서 아펜젤러의 삶을 우리 민족 구원을 위한 희망의 돌베개로 삼으셨습니다.
그가 쌓았던 기도의 돌베개를 통해 한국 감리교회가 출발하였고, 그리고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5년 되는 해에 그의 이름을 머릿돌로 하여 군산 땅에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가 바로 여기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저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교회의 머릿돌이 되신 것처럼, 아펜젤러 선교사님은 한국인을 구원하기 위한 감리교회의 머릿돌과 같이 된 분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바로 아펜젤러는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에 죽도록 충성하다가 죽음으로써 머릿돌이 되셨던 것입니다.
성경을 보면 가장 위대한 건축자는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천지만물을 지으신 하나님께서는 오늘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의 건축을 허락하신 위대한 건축자이십니다. 시편 118편에 보면 주님은 집짓는 자들이 버린 돌을 모퉁이의 머릿돌로 삼으셨습니다.
세상의 모든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머릿돌로 하여 세움 받은 교회입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마치 건축자들이 내버린 돌처럼 취급받았으나,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는 귀한 쓰임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 시간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의 새 성전에서 세 가지 축복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희망이요, 하나님의 집으로서 마땅히 행해야할 사명인 것입니다.
오늘 본문을 살펴보면 먼저 25절을 보면 “여호와여 구하옵나니 이제 구원하소서 여호와여 우리가 구하옵나니 이제 형통케 하소서”(25) 라고 간구합니다.
“구원하소서”는 히브리어 ‘호산나’를 번역한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은평교회와 여기 성전뜰은 한 마디로 구원의 집입니다.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이 지역의 영적 센터요, 지역사회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집입니다.
저는 이 교회가 교회 중의 교회로 쓰임받기를 축원합니다. “여호와여 우리가 구하옵나니 이제 형통케 하소서”라는 간구가 여러분의 기도가 되길 바랍니다.
둘째로, 26절에는 “여호와의 이름으로 오는 자가 복이 있음이여 우리가 여호와의 집에서 너희를 축복하였도다”(26)라고 말씀합니다.
또한 이 집은 축복의 집입니다. 세상에 많은 집과 건축물이 있지만 복을 빌어주는 건물이 얼마나 있습니까? 이 교회는 이 동네, 이 지역에 복을 나누는 교회요, 복의 통로가 되어야 할 교회입니다.
저는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마다 이곳에서 주님의 위로 받고, 지혜를 얻으며 문제의 실마리를 풀기를 소망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이 하나님의 집을 통해 힘을 공급받고 일체감을 느끼며 복을 받기를 바랍니다. 이 지역 모든 건물 중에서 가장 위대하고 힘 있는 집이 되길 축원합니다.
세 번째로, 27절은 “여호와는 하나님이시라 우리에게 비취셨으니 줄로 희생을 제단 뿔에 맬찌어다”(27)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성경에서 제단 뿔은 용서, 사면을 의미합니다. 억울한 사람의 신원을 들어주는 것이고, 피난처와 같은 곳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희년의 정신입니다. 저는 이 성전이 순교기념교회로 건축되었다는 의미를 잘 살려 무엇보다 화해와 평화를 위해 일하는 집이 되길 바랍니다. 온 세상에서 평판이 자자하고, 이 지역사회에서 칭찬듣기를 바랍니다.
저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이 일을 감당할 수 있음을 믿습니다. 그리하여 이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지어져 가는 ‘산 돌’과 같은 존재로서 거룩한 집, 거룩한 나라, 거룩한 공동체의 가장 쓸모 있는 지체가 되길 소망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지금 우리는 123년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최상의 선교 조건과 신앙의 자유를 지니고 있습니다. 최고의 예배시설과 넉넉한 재정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은 우리 시대가 만든 것이 아닌 123년 전부터 아펜젤러 선교사를 비롯한 선배 신앙인들이 뿌린 씨앗의 결과이며, 아름다운 신앙의 유산과 전통입니다.
저는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가 이제 그 이름답게 이 시대의 등불로서 민족과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교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이 교회가 우리 감리교회가 역사의 산 증인이요, 희망의 이정표가 되는 “희망을 주는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