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열사 순국 100주년 학술대회 인사말(2007.6.8)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이준열사 순국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개최를 축하드립니다. 이 일을 위해 광복회와 보훈처를 비롯해 여러 기관들과 교수님들께서 수고해 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 기독교대한감리회도 이 일에 동참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 사회가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통해 작지만 강한 나라, 평화와 복지 그리고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국가가 되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모든 일은 누리려는 사람보다 희생하는 사람, 자기 안일에 만족하는 사람보다 역사의식을 갖고 시대의 자녀로 살아가려는 선각자들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올해 한국 기독교는 두 가지 100주년 기념을 맞았습니다. 국내에서는 남감리회 하디 선교사가 불씨가 되셔서 원산과 서울, 평양 등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영적대각성운동을 일으켰고, 또 해외에서는 100년 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이준 열사가 순국하심으로써 자기희생을 통해 민족의 자주독립 정신을 일깨웠습니다.
저는 신앙인으로서 우리의 위대한 선배들을 사용하셨던 하나님의 섭리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높은 뜻을 오늘에 이어 받고, 내일의 신앙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한다고 다짐하면서 계승사업을 벌여왔습니다.
우리는 지난 3월 4일 주일에 전국 5,800여 교회에서 ‘이준열사 순국 100주년 기념주일’을 지킨 바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감리교인인 이준 열사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일은 우리 교회뿐 아니라 이 사회와 역사 위에 희망을 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준 열사 전기를 담은 만화책을 만들어 교회학교에 보급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세계평화의 도시 헤이그 현지에 이준열사 순국 100주년 기념예배당을 건립하여 이준 열사 순국일인 7월 14일에 봉헌하게 되었습니다. 전국의 감리교회와 교인들이 벽돌 한 장, 유리 한 장을 보탠다는 마음으로 기념교회 건립에 동참하였습니다. 또 ‘이준 열사 따라가기’ 일환으로 청년, 대학생 50여명이 6월 25일 상동교회 출발하여 시베리아를 거쳐 헤이그까지 역사의 여정을 되밟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일들을 통해 기념행사를 치루고, 감리교회의 힘을 과시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교회가 이 민족과 역사의 자랑스러운 유산에 동참하고, 그 순국과 순교의 정신을 이어 받으며, 우리 사회에서 참된 소금과 빛의 삶을 살려는 방법을 함께 배워나가려는 것입니다.
이준열사 기념교회는 유럽 땅에서 대한민국 문화사절과 세계평화센터로 자리 잡게 될 것임을 믿습니다. 이 일이 백년의 역사를 기억하고, 천년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데 기여하도록 함께 협력해 나가기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여러분과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저 유명한 산상수훈의 한 구절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 5:9).
이 말씀에 비추어 볼 때 이준 열사는 참으로 평화의 사람이요, 참다운 하나님의 아들이었습니다. 민족이 겪었던 어둠과 수난 속에서도 이준 열사와 같이 우리 안에 등불을 켜는 분들이 있었다는 것은 대대로 감사드릴 일입니다.
아무쪼록 오늘 학술대회가 우리 사회에서 민족의 정기과 지혜를 바르게 세우고,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평화와 인류번영을 위해 기여할 방법을 찾아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