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금강산 평화통일기도회(2007. 6. 4)
반석 위에 평화를 건축하라
마 7:23-27
오늘 제3회 금강산 평화통일기도회에 참석하신 여러분께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먼저 금강산 방문을 환영합니다. 하루종일 먼 길을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우리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육로로 쉽게왔습니다만, 초창기에는 배를 타고 대단히 불편하게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얼마 전에 시범운행한 동해선 기차를 타고 방문할 날이 멀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내년도 제4회 평화통일기도회 방문자들은 금강산역으로 방문하게 줄로 믿습니다.
이 시간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을 사랑하셔서 우리 민족이 화해하고, 평화를 이루어 가며, 마침내 온 겨레가 하나 되는 그 날이 속히 오기를 소망하며, 이곳 금강산에서 감격적인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6월달에 이곳을 방문하여 기도회를 드리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예전까지 6월은 6.25를 연상하게 되었습니다만, 이제는 6.15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6월에는 6.25를 상기하고 궐기하는 기도회를 열었다면, 이제는 남북의 화해를 기도하게 된 것만해도 얼마나 큰 발전이며, 감사드릴 일입니까? 저는 하나님께서 남북관계에서 더 큰 물꼬를 터 주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봄, 부활주일 새벽에 서울광장에서는 남북교회가 합의한 기도문을 함께 고백한 바 있습니다. 제가 그 부분을 소개하겠습니다.
“주님,
이제 우리가 부활의 산 증인이 되어
증오의 못을 박고
비난의 창을 지르던 그 피 묻은 손으로,
상처를 싸매고, 화해의 손을 내 밀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고난의 길 한 가운데에서
위로의 목소리, 평화의 걸음을 회복하게 하옵소서.
드디어
죽음의 역사를 걷어 낼 수 있음을 깨닫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십자가와 부활이 하나이듯이
대동강과 한강이 한바다를 이루듯이
한라에서 백두로
개성에서 금강산까지
미완의 해방이 온전한 통일이게 하소서.”
이런 남북교회의 기도가 반드시 이루어질 수있도록 오늘 우리에게 화해의 마음, 평화의 마음을 허락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지난 60년 동안 서로 분단된 채 살아왔습니다. 서로 적대하며, 증오의 장벽을 높이 쌓았습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남과 북의 관계는 민족의 관점에서는 형제이지만, 군사적인 관점에서는 적이었습니다. 우리는 지난 60년 가까이 가로막혀 있던 비무장지대를 통과해 금강산에 왔습니다. 휴전선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군사력이 대치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비무장지대를 자유롭게 통과한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남과 북은 조금씩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통일공동체를 실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 분명한 것은 우리가 평화로운 통일을 염원하면서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통일을 노래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바로 남과 북은 숙명적으로 끌어안아야 할 형제자매이며, 우리 민족 전체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1920년에 이곳 금강산 온정리에 이미 감리교회가 존재하였습니다. 개척자는 윤성렬 목사님이었는데, 교회와 함께 금강학교라는 초등교육기관을 설립하였고, 또 수양관도 운영하였습니다. 그 당시는 일제 침략자들이 우리나라를 강제로 지배하였기 때문에, 애국활동을 많이 했던 우리 감리교회는 많은 학교를 세워 민족지도자들을 양성하였던 자랑스런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금강산 온정리를 방문하기 원했던 것은 바로 우리 선배들이 땀흘려 일했던 땀의 흔적을 찾아보려는 마음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더욱 애정을 갖고 평양과 원산, 신의주와 백두산과 동북3성까지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화해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이고, 남과 북이 서로 협력해야할 우리 시대의 역사적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사도 바울의 말씀, 로마서 8장 28장의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라는 말씀처럼 될 줄로 믿습니다.
올해는 한국교회 대부흥 100주년의 해 입니다. 얼마전 제27회 총회 2차 실행부위원회에서는 서부연회가 건의한 평양 칠골교회 건축안이 결의되었는데, 이것은 평양지역 대부흥 100주년을 맞아 뜻 깊은 사건이었습니다.
여러분, 칠골교회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제가 2년 전에 평양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칠골교회를 방문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듣기로 원래 칠골교회는 평안남도 대동군에 소재한 하리교회 옛 터에 건축한 것이라고 합니다. 대동군 하리는 평양특별시가 확장되면서, 평양시 만경대구역 칠골동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인구 17만명의 광복거리가 새로 조성되면서 1992년에 칠골교회가 감격적인 봉헌을 하였던 것입니다.
칠골교회 주변에는 현대식 고층 아파트 단지가 있었는데, 제 생각에 “물이 참 좋은 곳이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예배당은 과거에 남쪽의 시골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담한 빨간 벽돌건물 모습이었습니다.
봉수교회가 개척교회라면, 칠골교회는 역사적인 교회입니다. 물론 전쟁 중에 없어진 옛 교회 교인들은 이미 죽거나 흩어졌고, 이 지역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새 교회가 탄생한 것입니다. 현재 교인이 모두 80명 정도로 장로 3명(2명이 여성), 권사 1명, 집사 4명 성가대 12명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북쪽에서는 칠골교회를 강반석 어머니 교회라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불렀습니다.
저는 칠골교회 재건축을 ‘희망성전건축’으로 이름 붙이고 싶습니다. 이것은 우리 감리교회가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고, 평화를 투자하는 사역이 될 것입니다. 저는 빠른 시일 내에 여러분과 더불어 칠골교회 재건축 봉헌예배에 참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모두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돌려드리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본문은 산상수훈에 나오는 유명한 예수님의 비유입니다. 주님의 말씀인 반석 위에 세운 집과 모래 위에 세운 집은 매우 적절한 교훈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기능주의에 따른 건축법을 가르치신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 반석이란 무엇입니까? 챔버스는 말하기를 “자신을 추구하면 모래 위에 집이며, 하나님을 추구함이 반석 위의 집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에서 반석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믿음은 하나님의 약속에 기초해 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며, 그 말씀대로 살려는 사람입니다.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마 7:24).
칠골교회 건축 역시 하나님의 집을 짓는 일입니다. 저는 이 교회가 처음 부르심대로 평양지역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증언하고, 북한 주민을 이해 봉사하며, 남북교회 사이에 화해와 평화의 심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하여 이 건축의 역사가 바로 하나님의 약속 위에, 평화의 반석 위에 기초를 놓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 서부연회 회원은 물론 우리 모두는 칠골교회 건축을 마치 내 교회 건축 계획을 세우듯이 기도하고, 우리 교회 건축헌금을 모으듯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칠골교회 건축이 하나님께서 우리 서부연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에게 주신 명령이라는 사명의식을 가져야할 것입니다. 이 일은 그동안 어떤 지원사업보다 더 역사적으로나, 신앙적으로나 의미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얼마 전에 인도네시아를 방문하였습니다. 쓰나미 피해로 모든 것이 쓸어져 간 현장을 방문하여 우리가 지원한 헌금으로 성전을 복구하고 봉헌예배를 드렸습니다. 우리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인도네시아 아체지역을 위해서도 희망을 투자하는 데, 북한을 위해 더 큰 것을 투자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저는 인도네시아 교인들에게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쓰나미가 대단히 높고 험한 파도였지만 그러나 희망보다 더 높은 파도는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희망은 쓰나미 보다 더 높은 파도입니다. 마찬가지로 화해는 어떤 증오와 불화도 녹여낼 수 있는 더욱 강한 파도라고 믿습니다. 마찬가지로 가장 든든한 반석은 평화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경제력으로 평화를 살 수 없습니다. 우리는 군사력으로 평화를 얻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얻을수 있는 평화는 바로 하나님의 말씀과 명령을 통해서 입니다.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 5:)
브로더우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세상에서 화평케 하는 일보다 하나님을 닮은 일은 없다”. 바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은 바로 화평케 하는 교회요, 그럼으로써 뭇 사람들을 하나님의 자녀들을 만들어 내는 \”희망을 주는 교회\”가 되려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꿈을 꿉니다. 북한 주민들이 현대적으로 잘 지어진 칠골교회를 통해 더욱 하나님에 대해 새롭게 다가설 것이라는 믿음을 갖습니다. 평양시민들이 현대적인 건물을 보고, 참 멋있다, 나도 믿고 싶다는 맘이 들게 하고, 비록 규모는 작지만 평양시내에서 영적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 감리교회도 최선의 힘을 모아 잘 지어 보십시다. 그리하여 우리 감리교회가 화해와 평화를 위해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교회, 삼천리 방방곡곡에 구원의 소식을 전하고 영혼을 살리는 교회로 “신실한 사람들,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가 되게 합시다.
이것은 서부연회의 존재이유요, 목적이라고 믿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제 이곳 금강산에서 더욱 힘을 얻어 가셔서, 앞으로 뜨거운 사랑과 뜨거운 가슴으로 우리 민족의 하나됨을 위해 기도하고, 소중한 사랑을 나누시길 바랍니다. 이 시간 우리가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로서 이 시대 감리교회가 지녀야 할 시대적 소명을 다시금 생각하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결단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한 여러분이 먼저 화해자로서 평화를 실천함으로써 하나님의 큰 복을 누리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