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회전국연합회 회장 이취임식 설교
희망을 주는 지도자
벧전 4:7-11
할렐루야!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오늘 장로회전국연합회장 이, 취임식을 축하드립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평신도지도자들의 관심 속에서 새 회장으로 선출되어 취임하시는 박경진 장로님께 하나님께서 은혜와 능력을 베풀어 주시길 기원합니다.
어느 모임에서든 대표자란 직책은 참 무거운 짐입니다. 이제 여러분의 손으로 대표자를 뽑았으니, 서로 위하여 기도하고, 존경하고 협력하며, 무거운 짐을 나눔으로써 장로회전국연합회가 다시 새 힘을 얻고, 희망의 공동체가 되며, 한국 기독교 리더십 중에 가장 아름다운 본을 보이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또 이임하신 전 회장 최규식 장로님께 그 동안의 수고와 공로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난 4년 가까이 장로회전국연합회 회장직을 맡아 어려운 직분을 잘 감당하신 최 장로님은 호남선교대회와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루는 데 크게 일조하셨습니다. 또 본부 장학재단의 정착에도 크게 기여한 바 있습니다. 제 생각에 최 장로님은 참 열정이 많은 분입니다.
제가 호남선교대회 당시 장로회에서 헌금위원을 자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때 헌금위원으로만 500명이 참여하여 아름다운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이제 8월 23일 부산에서 열리는 영남선교대회가 우리 눈앞에 놓여 있습니다. 영적대각성 100주년을 맞이하여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를 위해, 영남지역 감리교 선교의 대부흥을 위해, 우리 모두가 뜨겁게 하나 되는 역사를 이루어 가십시다. 이를 위해 박경진 회장님을 중심으로 10개 연회 회장님들께서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만 명 장로님들이 최일선에서 전국 감리교인들의 폭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앞장서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저는 이 시간 ‘희망을 주는 지도자“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희망을 주는 지도자는 한 마디로 기독교 리더십의 모델을 의미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베드로는 우리에게 기독교 리더십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만일 누가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의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같이 하라”(벧전 4:11)
기독교 지도자는 예를 들면 ‘말할 때에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같이 하고, 봉사할 때에 하나님의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같이 하는 사람’입니다. 얼마나 조심스럽고, 얼마나 경건한 모습입니까?
우리 교회 안에서 일하는 지도자들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두려운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 일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겸손하게, 섬김의 마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대하고, 하나님의 사업을 감당하는 자세로 일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결코 교만과 불신, 낭비와 타락이 있을 수 없습니다.
특히 본문은 희망의 지도자에 대해 네 가지로 말씀하고 있습니다.
첫째,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7).
지도자는 영적으로 깨어 있어야 합니다. 위기냐, 기회냐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지도자입니다.
둘째, “열심으로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8).
지도자는 서로 사랑하고, 서로 대접하는 풍토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본인이 나서서 대접 받기보다 대접하고, 존중받으려만 하지 말고 먼저 존중하고 사랑해야 가능합니다.
셋째,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선한 청지기같이 서로 봉사하라”(10).
하나님의 은혜와 맡겨진 은사를 구별할 줄 알고,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넷째,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의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같이 하라”(11).
모든 일을 할 때마다 하나님의 마음, 하나님의 심정,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십시오.
이 네 가지를 잘해야 “희망을 주는 지도자”입니다. 기독교 리더십의 목적이 무엇입니까? 기독교 리더십의 목표가 무엇입니까? 성경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범사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라(벧전 4:11). 우리의 모든 일은 바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믿으시기를 바랍니다.
지도자들은 흔히 자기 자신이 훌륭해서 카리스마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은사를 남용하고,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카리스마는 리더로 하여금 잘못된 행동을 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그들을 융통성 없는 존재로 만들며, 절대로 오류를 범하지 않는 완벽한 존재로 확신하게 만든다”고 경고했습니다.
경영학 관련 책들에 많이 나오는 ‘서번트 리더십’은 경영자를 오히려 머슴 자리까지 끌어내립니다. 경영학자 줄 오르망은 “위대한 리더는 책임을 질 때를 제외하고는 어떤 경우에도 추종자들보다 자신을 더 높은 곳에 두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지가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살펴보면 그 중에 삼분의 일 이상이 ‘서번트 리더십’ 개념을 도입해 관리자 교육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섬김의 리더십 즉 ‘서번트 리더십’이란 무엇입니까?
만약 다른 사람을 카리스마나, 권력이나, 지식이나, 명예로, 내리누를 때는 상대방을 작게 만들어버립니다. 그러나 ‘서번트 리더십’은 다른 사람이 크도록 도와줍니다. 다른 사람 안에 하나님의 사랑을 싹틔우고 그 사랑이 자라게 하여 상대방을 크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 정신이며, ‘서번트 리더십’의 핵심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사람이 먹고 마시는 존재로까지 자신을 낮추십니다. 도대체 사람이 얼마나 귀한 존재이기에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 그토록 낮아지면서까지 사랑하시겠습니까? 하나님을 만나 사랑을 받으면 받을수록, 우리는 소중하고 귀한 존재가 되어가고 무한히 커지게 됩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사람은 다른 사람도 그렇게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섬기는 사랑입니다. 그 사랑은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크게 키웁니다.
사도 베드로는 장로 직분을 가리켜 “양무리의 본”이라고 말씀하였습니다. 성경에서는 이러한 장로의 직책은 “그리스도의 고난의 증인이요, 나타날 영광에 참예할 자”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말씀의 의미는 역사적으로 장로들이 그리스도를 위하여 고난을 당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그리스도를 위하여 증언했다는 사실을 뜻합니다.
저는 오늘 취임하는 박경진 회장님께 특별히 부탁을 드립니다. 또 여기에 참석하신 모든 장로님들께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우리 감리교회가 희망을 어디에서 찾는가하면, 바로 장로님 여러분들 속에서 찾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먼저 희망이어야, 우리 감리교회가 희망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통해 우리 감리교회의 희망을 차고 계신 줄 믿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먼저 내 교회 안에서, 우리 지역 사회 안에서 존경받는 지도자요, 섬기는 봉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베드로전서 5장 4절의 베드로의 말씀대로 “목자장이 나타나실 때에 시들지 아니하는 영광의 면류관을 얻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지난 얼마동안 장로회가 시련이 많았습니다. 저도 장로회전국연합회가 겪고 있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여러분에게 불편한 말씀도 드렸습니다. 이제 시비를 다 겪고 나서 다시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된 것을 감사드립니다.
어떤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번에 회장으로 선택받은 박경진 장로님은 별로 정치에 개입된 일이 없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평생 당신 사업에 충실한 분이고, 그 사업을 통해 기독교 출판문화 발전과 문서선교에 크게 공을 세웠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최고 CEO 라고 할 만한 분입니다. 특히 진흥문화사는 우리 감리교회의 자랑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자리에서 충실하고, 신실하니까 장로회전국연합회와 같은 조직에서 회장으로 세움 받았고, 또 더 큰 머슴 노릇 하라고 주님의 부르심을 받게 된 것입니다.
사실 이 자리에 계신 장로님들 스스로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은 자기가 속한 교회에서 최고의 신앙과 최고의 섬김과 최고의 봉사를 하던 분이었습니다. 그것은 순수하고, 흠 없는 헌신이었고 예수 사랑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택함을 받았고, 세움을 입었습니다. 이 중에서 대접만 받다가 장로님 된 분은 없을 것입니다. 봉사를 안 하고, 교회에 불성실했는데 어쩌다가 장로가 된 분은 세상에 단 한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신실하던 사람도 세월이 지나면, 은혜를 잊으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일에 게을러지면, 세상 재미에 빠지면, 점점 우리가 비판하고, 우리가 수군거리던 선배세대를 닮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날 목회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심각한 지경에 빠져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성직위원회를 조직하여 분명하게 부정과 비리를 바로 잡으려고 합니다. 우리가 나날이 새로워지지 않으면 영적각성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새롭게 거듭나지 못하면 결코 올바른 지도자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만왕의 왕이요, 모든 종들 중에서 종이신 주님을 닮아야 합니다.
예로부터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습니다. 더욱 겸손히, 자신을 낮추고, 오히려 하나님을 높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해 일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역사 하십니다.
시인 구광열은 ‘굽은 나무가 더 좋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노래합니다.
“내가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곡선이 직선보다 더 아름답기도 하지만
굽었다는 것은
높은 곳만 바라보지 않고 낮은 것도 살폈다는 증표이기 때문이다.
내가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곡선이 직선보다 더 부드럽기도 하지만
굽었다는 것은
더 사랑하고 더 열심히 살았다는 증표이기 때문이다.
땅에다 뿌리를 두고 하늘을 기리는 일이 어찌 쉬운 일일까.
비틀대며 살다보면 폭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의 가치를 알게 되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땅 두 번 살피다 보면
굽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굽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우리는 굽은 나무를 닮을 줄 알아야 합니다. 높은 곳만 바라보지 않고 낮은 것도 살필 줄 알고, 내 몸 안에 더 사랑하고 더 열심히 살았다는 증표를 남길 줄 알아야 합니다.
저는 지난 2년 전에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영적으로 쇠퇴하고, 기독교 선교가 힘을 잃은 오늘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를 선언하였습니다.
이제 우리 지도자가 된 사람들부터 우리 공동체에 대한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생각을 바꿔내십시다. 더 이상 권위의식이 우리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서번트 리더십’을 안팎으로 전염시켜 봅시다. 그리하여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고, 이웃과 세상을 바르게 섬기기 위한 복음적 방안을 생활화해 보십시다.
그것은 희망적인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감리교회부터 먼저 합심하고 협력하여 “신실한 사람들”로 거듭나고, 영적인 능력을 회복하여 기독교의 이미지를 갱신하고, 민족과 사회를 향해 강력한 희망을 제시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오늘 새 회장으로 취임하는 박경진 장로님과 감리교회의 평신도 지도자로 부름 받은 2만여 장로님들과 섬김의 공동체로 세움 받은 장로회 전국연합회 위에 함께 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