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감리교신학대학교 졸업식 설교(2007.5.26)
주님을 본받아
빌 2:5-11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축원드립니다.
먼저 인도네시아 감리교신학대학교 졸업식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여러 해 동안 하나님의 종으로서 준비하기 위해 기도하고, 훈련해 온 모든 졸업생의 수고를 높이 치하드립니다. 그동안 모든 어려움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교회를 위한 수고였습니다.
특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후원해주신 교수님들과 학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여러 교수님께서 학생들을 위해 잘 훈련하고, 지도해 주셨습니다. 또한 예비 목회자를 위해 기도와 배려, 지원과 기대를 아끼지 않으신 가족과 교우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졸업하는 모든 졸업생들에게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여러분은 인도네시아교회의 기둥이 될 것입니다. 아시아교회의 지도자가 될 것입니다. 세계선교를 위해 위대한 선교사가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앞으로 인도네시아 감리교신학대학교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헌신하려는 많은 일꾼들을 길러내고, 인도네시아 사회를 움직이고, 교회를 섬기는 훌륭한 지도자들을 배출하기를 기대합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그동안 여러분은 이곳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교회를 섬기는 방법을 익혔습니다. 그것은 무엇을 위해서 입니까? 바로 하나님의 나라와 영광을 위해서 일 것입니다. 개인의 사적이익이나 출세를 위해 어려운 신학의 길에 들어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를 본받아야 합니까? 위대한 정치가나, 사업가 또는 영화배우를 닮으려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먼저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그것이 목회자가 되려는 사람들의 처음과 나중이요, 시작과 끝이며, 알파와 오메가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생애에서 가장 큰 특징은 무엇입니까? 바로 겸손과 복종과 헌신이었습니다. 주님은 인간을 지배하기를 원치 않았고, 오히려 사람들에게 봉사하기를 원하셨습니다. 주님은 자신의 길을 원치 않았고, 다만 하나님의 길을 원했습니다.
기독교 고전 중의 고전인 토마스 아 켐피스 책 <그리스도를 본받아>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에 위대한 사람이 진정으로 위대한 사람입니다. 스스로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이 세상의 어떤 명예나 영화도 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이 참으로 위대한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얻기 위하여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단지 쓰레기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현명한 자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은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복종하신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빌립보서 2장 5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우리가 주님의 종이 될 것이라면 우리는 스스로 종이 되시고, 스스로 낮추시고, 스스로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하신 주님의 모범을 닮아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얼마나 성스러운 일입니까?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거룩한 사역에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는 이러한 우리의 마음에 역사하셔서 인격을 새롭게 하시고, 성숙한 삶으로 이끌어 주시기를 겸손하게 고백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부족하고 죄 많은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고, 죽어가는 영혼들을 구원하시길 원하십니다. 이것이 인도네시아 감리교신학대학교를 졸업하는 여러분에게 하신 명령이기도 합니다.
제가 약 20년 전에 인도네시아 감리교신학대학교를 방문한 일이 있습니다. 1988년이었습니다. 그 때 학장인 시토루스 목사님이 자신이 날마다 기도하던 동산(시온산)으로 저희 일행을 안내하면서 이렇게 고백하였습니다.
그는 1981년에 한국 감리교회를 방문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인도네시아 선교에 적극 참여하여 줄 것을 호소하였는데, 우리의 방문은 바로 하나님의 기도응답이라면서 영광을 돌렸습니다.
시토루스 학장의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 일행은 하나님께서 인도네시아 선교를 위하여 우리 한국 감리교회를 사용하시려는 계획이 1981년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요청 이전에 하나님의 계획이 있음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크게 성장하게 하신 이유는 단지 한국 민족만을 구원하시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시아 지역의 선교를 도우라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복음 전파는 곧 하나님 나라의 확장입니다. 사도 바울이 사도행전 16장 9절에서 “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말씀을 듣고 마게도냐로 건넌 것은 복음의 확장을 의미합니다. 이 부르심 때문에 유럽 땅과 백인들에게 복음이 확장되었습니다.
지구상의 인종을 여럿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대부분 3종류의 색깔로 나누어 말하고 있습니다. 즉 백인과 황인 그리고 흑인입니다. 그런데 백인 중에 그리스도를 영접한 사람이 47%이고 흑인 중에는 20%, 황인은 7%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저는 아시아 지역이야말로 오늘의 마게도냐임을 믿습니다. 또 인도네시아야 말로 아시아 지역에서 그 선교적 가능성이 가장 밝은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기독교가 선교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은 타종교의 박해인데, 인도네시아에는 기독교 선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성장케 하신 이유나, 인도네시아교회를 통해 활발하게 하나님의 종을 훈련시키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하나님께서 아시아에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전초기지를 삼으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위대한 환상을 보아야 합니다. 이 일을 위해 하나님께서 우리의 생각과 방향을 포기하게 하시고, 하나님께서 지시하시는 명령에 귀 기울이게 하셨습니다. 인생의 출세와 성공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뜻이 우리의 비전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통해 소원을 이루시길 간절히 축원합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의 앞길은 미지의 세계입니다. 어쩌면 사막과 같은 막막함으로 가득할 수 있습니다. 광야와 같은 희망이 없는 땅 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꾸는 꿈은 자주 여러분을 배신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도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떼제 공동체의 로제 수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길잡이별이 있습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숨은 자력처럼 사람을 끌어줍니다.”
바로 여러분이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 기도할 때 하나님이 도우십니다. 여러분이 희망을 잃지 않을 때 하나님이 여러분의 희망이 되어 주십니다.
이사야서 12장 2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보라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시라. 내가 의뢰하고 두려움이 없으리니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며 나의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심이라.”
하나님께서 오늘 졸업하는 여러분을 인도네시아교회의 훌륭한 목회자로, 아시아 지역의 위대한 선교사로, 이 세상에서 희망을 주는 사람으로 귀하게 쓰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