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연회 개회예배 설교(2007.5.14)
성전을 재건하라
에스라 3:10-13
할렐루야!
서부연회에 참석하신 모든 연회원 여러분께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올해 서부연회는 한국 감리교회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영적대각성 100주년을 맞은 연회’입니다. 또한 우리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열어갈 ‘희망 연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연회 위에 함께 하셔서, 성령의 감동과 능력을 힘 입혀 주시길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서부연회를 마지막으로 올해 국내외 13개 연회가 모두 마치게 됩니다. 저는 이번 연회들이 저마다 특색을 갖고 희망을 열어나가고, 영적각성을 실천하려는 뜻 깊은 연회들이 되었음을 감사드립니다. 이것은 우리 감리교인들이 영적으로 거듭나고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신실한 사람들”이 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자 한 것이고, 감리교회가 하나님께 인정받고 사람들에게 칭찬 듣는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로 바로 서려는 마음입니다.
저는 서부연회도 이러한 의지와 마음으로 “희망을 주는 서부연회”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서부연회는 지난 1994년에 제2차 재건연회로 모인 이래 우리 민족의 화해와 또 북한 지역 및 동북 3성 지역의 선교를 위해 감리교회를 대표하여 일해 왔습니다. 여러분이 22개 지방회를 조직하여 이 일에 참여하시고 무거운 짐을 맡아 주신 일에 대해 크게 감사드립니다.
어쩌면 서부연회는 마치 ‘밑 빠진 독에 물붓기’와 같은 일을 10여 년 이상 해왔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알면서 한 일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화해사역의 길은 많은 양보와 수고를 필요로 합니다. 저는 분명히 말씀드리길 그 수고는 하나님 앞에서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해 희망을 투자하는 사람들이고, 하나님의 약속에 따라 미지의 땅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서부연회는 개척자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투자와 헌신이 필요한 이 귀한 사역을 위해 끊임없는 기도와 정성을 나누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회는 우리 모두가 더욱 큰 다짐과 결의를 모아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27회 총회 제2차 실행부위원회에서 서부연회가 건의한 평양 칠골교회 건축안이 결의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평양지역 대부흥 100주년을 맞아 뜻 깊은 결정이었습니다. 또 작년에 한 번 부결된 일이 있어서 전용호 총무님이 얼마나 신경을 많이 썼는지 모릅니다.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우리 감리교회를 신뢰하고 의지하여 부탁한 것이어서 여러분 모두 이 약속을 꼭 지켜야겠다는 마음이 모아진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평양에서 칠골교회를 방문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칠골교회 주변에는 현대식 고층 아파트 단지가 있었는데, 제 생각에 서울 같으면 이곳은 “물이 참 좋은 곳이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예배당은 과거에 남쪽의 시골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담한 빨간 벽돌건물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듣기로 원래 칠골교회는 평안남도 대동군에 소재한 하리교회 옛 터에 건축한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평양특별시가 확장되면서, 평양시 만경대구역 칠골동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인구 17만명의 광복거리가 새로 조성되면서 1992년에 칠골교회가 감격적인 봉헌을 하였던 것입니다. 북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고인인 김주석이 “옛 하리교회 자리를 내 주라”고 배려하였는데, 추측하기는 어린시절 어머니의 손을 잡고 그 교회를 다녔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그 어머니는 이름이 강반석이고, 친정아버지는 강돈욱 장로이고, 남동생은 강양욱 목사입니다. 그런 까닭에 칠골교회는 강반석 어머니 교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전쟁 중에 없어진 옛 교회 교인들은 이미 죽거나 흩어졌고, 이 지역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새 교회가 탄생한 것입니다. 이것이 칠골교회의 오늘의 모습이며, 현재 교인이 모두 80명 정도로 장로 3명(2명이 여성), 권사 1명, 집사 4명 성가대 12명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어느 기행문에서 읽었는데, 옥수수 박사로 잘 알려진 김순권 교수는 북한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꼭 칠골교회를 방문할 것을 권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인다는 거죠. “그거 진짜예요, 진짜!” 김순권 교수는 평양을 수 십번 씩 방문하면서, 주일이 되면 칠골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린다고 하였습니다. 오죽 사람들이 믿음이 없으면, “진짜”를 강조하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빠른 시일 내에 여러분과 더불어 칠골교회 증축 봉헌예배에 참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모두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돌려드리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러기 위해 서부연회 모든 회원은 마치 내 교회 건축 계획을 세우듯 기도해야 하고, 우리 교회 건축헌금을 모으듯 최선을 다해야 하며, 다른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설득하고,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희망의 태도를 갖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칠골교회 건축이 하나님께서 우리 서부연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에게 주신 명령이라는 사명의식을 가져야할 것입니다. 이 일은 그동안 어떤 지원사업보다 더 역사적으로나, 신앙적으로나 의미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성전을 건축할 때 언제나 학개서 1장 8절의 말씀을 강조합니다. “너희는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가져다가 전을 건축하라 그리하면 내가 그로 인하여 기뻐하고 또 영광을 얻으리라 나 여호와가 말하였느니라”.
그 시대적 배경은 무엇입니까? 마침내 예레미야와 에스겔의 예언대로 바벨론으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마침내 조국 땅으로 귀환의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페르시아 황제 고레스의 해방칙령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은 세 차례에 걸쳐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습니다. 제1차 귀환은 주전 538년 스룹바벨이 인도하였고, 제2차 귀환은 주전 458년 에스라가 그리고 제3차 귀환은 주전 445년에 느헤미야가 앞장섰습니다. 이러한 귀환은 약 100년 즉 여러 세대에 걸쳐 이루어진 것입니다.
아마 그들 중 어떤 사람은 바벨론에서 안정된 기반을 갖추고 있었고, 출세했기 때문에 조상들의 땅으로 귀환하는 일을 주저했을 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황폐한 땅 예루살렘을 향해 1,400Km의 험한 길을 간다는 것은 비싼 대가를 치루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강한 민족애와 신앙심이 이러한 귀환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해방자 고레스는 관용정책을 폈던 장본인입니다. 그는 속국의 백성이 고향에 정착하여 자신들의 풍습을 좇으며 전통적인 신께 예배하는 것을 허락하였습니다. 그래서 성전을 건축하게 되었고, 드디어 제2성전은 주전 515년에야 완공되었던 것입니다. 성전재건은 스룹바벨 총독과 예언자 학개와 스가랴의 힘이 컸습니다. 성전재건은 에스라 제사장의 리더십과 백성들의 신앙적 헌신으로 가능하였습니다. 또한 유다인들의 조국을 부활시키려는 소망이 크게 작용하였습니다. 이제 유대 백성의 모든 삶의 중심은 다시 성전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은혜로운 역사입니까?
본문인 에스라 3장을 보면 드디어 성전의 기초를 놓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환호와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모든 백성이 여호와의 전 지대가 놓임을 보고 여호와를 찬송하며 큰 소리로 즐거이 부르며,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족장들 중에 여러 노인은 첫 성전을 보았던 고로 이제 이 전 지대 놓임을 보고 대성통곡하며 여러 사람은 기뻐하여 즐거이 부르니, 백성의 크게 외치는 소리가 멀리 들리므로 즐거이 부르는 소리와 통곡하는 소리를 백성들이 분변치 못하였느니라”(스 3:11-13).
제 생각에 아마 새로 건축된 칠골교회를 보고 이전에 그 역사를 알고 있던 숨겨진 교인들이 크게 감격하고 감사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더 나아가 현대적으로 잘 지어진 칠골교회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더욱 하나님에 대해 새롭게 다가설 것이라는 믿음을 갖습니다. 평양시민들이 현대적인 건물을 보고, 참 멋있다, 나도 믿고 싶다는 맘이 들게 하고, 계획된 평양 시내 안에 비록 규모는 작지만 영적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장 통합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봉수교회를 재건축하는 과정은 참 부러웠습니다. 이제 우리 감리교회도 최선의 힘을 모아 잘 지어 보십시다. 그리하여 우리 감리교회가 화해와 평화를 위해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교회, 삼천리 방방곡곡에 구원의 소식을 전하고 영혼을 살리는 교회로 “신실한 사람들,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가 되게 합시다.
이것은 서부연회가 세워진 목적이라고 믿습니다. 브로더우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세상에서 화평케 하는 일보다 하나님을 닮은 일은 없다”. 우리가 하는 일은 바로 화평케 하는 교회요, 그럼으로써 하나님의 자녀들을 만들어 내는 교회입니다.
오늘 서부연회를 통해 우리가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로서 이 시대 감리교회가 지녀야 할 시대적 소명을 다시금 생각하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결단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와 여러분이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희망을 발견하고, 힘써 희망을 증거하며, 겸손히 희망을 나눔으로써 하나님 나라를 섬기는 귀한 청지기가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하나님의 평화와 질서가 서부연회와 온 감리교회 위에 함께 하시길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