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 발대식 설교(2007.4.23)
다시 하나님께로
마 6:9-10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한국교회 온 교단이 힘을 합하여 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를 열게 된 것에 대해 먼저 하나님께 영광 돌립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교단마다 경쟁적으로 기념대회를 준비 할 뻔 하였는데, 한국교회가 하나 되고 연합하는 기회가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사실 오는 7월 8일, 상암경기장에서 10만 여명의 성도가 모여 대부흥 100주년을 축하하고, 영적으로 새롭게 각성하려는 뜻은 대단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이 일을 계기로 개신교인 수 감소로 의기소침한 한국교회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 일을 기회로 양극으로 갈라진 한국교회의 영성이 용광로 같은 성령의 뜨거움 안에서 함께 녹여지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진심어린 회개와 그에 합당한 변화된 삶일 것입니다. 대부흥 100주년 대회는 하나의 기념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대부흥 100주년 대회는 하나의 사건이 되고, 하나의 역사가 되어야 합니다. 저와 여러분이 한국교회 각성과 부흥을 위한 썩어지는 밀알이요, 녹아지는 소금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요즘 교회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물론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언론이나 교회의 안팎에서 한국 개신교회를 걱정하고, 타박하는 소리가 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실은 우리 안에서도 일찍 부터 자성과 비판의 움직임이 있었으나 대부분 무시되거나 모른척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러다가 예수님의 말씀처럼 돌들이 소리치는 엄청난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지 염려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리가 자랑하는 한국교회 대부흥을 되돌아보십시오. 100년 전 한국교회 대부흥의 출발점은 바로 회개의 사건 때문에 가능하였습니다. 한 사람의 회개가 모든 사람의 회개를 가져왔고, 한 사람의 영적 각성이 모든 사람의 영적각성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즉 한 사람이 하나님을 향해 바로 서고자 할 때 온 교회가 하나님을 향해 자복하고 가슴을 쳤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바로 구체적인 한 사람의 문제였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바로 그 한 사람입니다. 이 세상과 만민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오직 한 분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처럼, 마틴 루터 그 한 사람이 종교개혁의 불씨가 되었고, 한 사람 로버트 하디와 한 사람 길선주를 통해 한국교회의 대부흥의 불이 붙었던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10만 여명의 참석자가 아닙니다. 천만 여명의 개신교인이 아닙니다. 바로 한 사람의 불쏘시개가 필요하고,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회개와 영적 각성이 요청됩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우리’ 라는 공동체도, ‘교단’이라는 단체도, 한국기독교라는 집단도 아닙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하나님 앞에 바로 선 맑고 책임 있는 영혼이 필요합니다. 모든 사람을 부끄럽게 하고, 모든 사람의 가슴을 치게 하고, 우리 공동체를 탄식하게 할 그 한 사람은 과연 누구입니까?
본문은 우리가 잘 아는 주기도문입니다. 날마다 반복하여 고백하고, 암송하는 주님의 기도문이니만치 마치 우리가 가장 명심하고 잘 지키는 계명인 것 같지만, 실은 우리는 늘 그 기도를 배신하고 소홀히 취급하며 살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 기도는 한 없이 개인적이고, 또 한 없이 공동체적인데, 우리는 마치 항생제를 쓰듯이 그 의미를 남용하고 또 오용해 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기도문을 가르쳐 주시기 전에 주의해야 할 자선과 기도의 태도에 말씀하셨습니다만, 우리는 2천년이 되도록 여전히 그 잘못을 범하고 있습니다. 기본기를 못하니 우리 주님 보시기에 무엇 하나 제대로 하고는 있는건지 얼굴이 화끈 거립니다.
주님은 외식하는 자가 되지 말라고 하셨는데 우리는 늘 사람에게 영광을 얻으려고 하였고, 자기 의를 자랑하면서 살아갑니다.
주님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우리는 두 개의 오른손을 높이 들고 자랑하면서 살아갑니다.
주님은 골방에서 기도하라고 하셨는데, 우리의 기도는 사람에게 보이려고 하였고, 중언부언 하였으며, 온갖 세상욕심에 오염되었습니다.
남 이야기가 아닙니다. 바로 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는 대신 우리 자신이 교단장이란 이름으로, 담임목사와 당회장이란 이름으로, 회장이요 장로란 이름으로 그 거룩함을 차지하려고 하지 않았습니까?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간구하는 대신, 내 임기와 내 영광과 내 욕심의 실현을 위해 하나님의 나라를 거부하고 있지는 않았습니까?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보다 내가 주인이 된 이 체제가 계속 유지되고, 내 맘대로 떵떵거리는 방식이 평생 계속될 거라고 착각한 적은 없습니까?
오늘의 위기는 교회가 거룩함의 형식만을 유지할 뿐, 하나님의 이름에서 비롯한 그 거룩함에 대해 경외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도래, 그 종말론적 긴장을 잃어버렸다는 점에 있습니다.
하늘의 뜻과 사람의 뜻을 혼돈 하고, 하나님의 영광과 사람의 영광을 헷갈리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오늘의 교회에서 하늘의 향기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대부흥 100주년을 맞으면서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합니다.
오늘의 예배에서 하나님의 이름이 오용되었고, 오늘의 나라와 권세 앞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평가절하 되었으며, 오늘의 도덕과 윤리와 풍습 속에서 하나님의 뜻이 남용되었습니다.
지금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다 내려와야 합니다. 내 주님만이 강한 성일뿐인데, 우리는 위임받아 섬겨야 할 교회를 자신의 철옹성으로 삼았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나라를 가로막는 그 철옹성의 벽을 헐고 모두 하나님 앞에 항복해야 합니다. 사람의 뜻보다 하늘의 뜻을 두려워 할 줄 알아야합니다. 사람의 주장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무서워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선지자 미가를 통해 들려주신 그 말씀처럼,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이 오직 공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 6:8)는 그 음성에 귀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 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를 도우시기를 소원합니다. 이 대회가 우리의 능력과 자랑과 욕망 때문에 성공하기보다, 우리의 영적 가난과 연약함과 어리석음 때문에 아름답게 성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대회를 통해 다시 하나님께로 향하는 이정표가 세워지고, 다시 하나님께로 향하는 전환점이 마련되며, 다시 하나님께로 향하는 표지판을 만드는 거룩한 성회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