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회전국연합회 정기총회 설교(2007.4.23)
신실한 사람들
요한3서 1:5-8
할렐루야!
장로회 전국연합회 정기총회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이 총회 위에 같이 하시길 축원드립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동안 박경진 회장님을 비롯하여 회장단과 임원들의 수고에 대해 높이 치하 드립니다. 저는 장로회 활동 자체가 복음을 위한 수고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충성이라고 믿습니다.
여러분은 이 시간 장로회 전국연합회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하나님 앞에서 새로운 충성을 다짐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세상에는 사사로운 이해관계에 따라 이리 모이고 저리 흩어지는 많은 모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장로회는 다릅니다. 세상에서 장로의 직분만큼 명예롭고 영광스러운 직책이 또 어디 있습니까? 심지어 정치인들도 장로라는 명함을 얻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는 직분이요, 인격과 신앙이 함께 하는 직책이기에 명예로운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장로회에 대한 기대와 책임이 있습니다. 그만한 신망과 희망이 존재합니다. 저는 장로회전국연합회 총회가 우리를 바라보는 많은 기대하는 시선이 있고, 믿는 자들의 본이 되어야할 막중한 책임이 있음을 늘 의식하시기를 바랍니다.
올해 한국기독교 영적대각성 100주년의 해를 맞아, 우리 모두 역사적 사명감과 시대정신으로 총회에 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오늘 총회가 성령의 도우심으로 우리 자신을 새롭게 하고, 우리 감리교회를 갱신하는데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오늘 본문은 초대교회에서 가이오 라는 사람의 신실함에 대해 증거하고 있습니다. 그는 “진리를 위하여 함께 수고하는 자”라고 칭찬과 높임을 듣고 있습니다.
요한3서에서 장로 요한이 가이오를 칭찬한 것은 “나그네 된 자들에게 행한 신실한 일”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사랑을 증거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어떤 댓가를 바라지 않고 형제들을 도왔습니다. 나그네들을 영접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당한 사람이었습니다. 성경은 한 마디로 그의 행동을 ‘신실함’이라고 요약하고 있습니다.
신실함은 무엇입니까? 우리 한국 초대교회에서도 많은 신실한 신앙인들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한글번역에 참여한 의주 청년들, 매서인과 전도부인의 활약, 조이스회와 보호여회 조직, 구연영 전도사 등 의병활동, 엡웻 청년회의 애국적 신앙운동, 이준 열사의 헤이그 밀사 사건, 김동수 권사 3형제의 순국, 윤성근의 회개와 양심전 등은 교회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모든 사람들의 신앙의 실천은 희망의 출발점이 되었던 것입니다.
본부 장단기발전위원회에서는 감리교회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면서 이를 요약하는 한 단어를 찾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이것은 우리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이기에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 결과 감리교인들은 ‘신실한 사람들’이란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본받는 사람의 모습이고, 감리교 창시자인 존 웨슬리의 영성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이라고 믿습니다.
여러분도 장로고시를 치루면서 열심히 공부하셨겠습니다만, 우리 감리교회 신학은 믿음으로 얻는 구원인 ‘의인’과 성장하는 믿음인 ‘성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믿음으로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어 구원받는 ‘믿음’과 그리스도의 거룩함을 생활 속에서 닮아가는 ‘성화’는 결코 분리할 수없고, 또 둘 중 하나를 선후로 생각할 수도 없는 감리교인의 완전한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믿음(信)과 삶(實)’이 일치하는 사람을 한 마디로 ‘신실한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장로회 지도자 여러분!
처음 감리교인은 ‘세속 속의 성자’로 불려 졌습니다. 초기 감리교회의 특징은 “칭의, 성화, 일주일에 일페니”라는 구호에서 보듯 믿음으로 의롭고, 거룩한 삶으로 성화되며, 이웃과 사회를 섬기고 봉사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메도디스트(methodist)라는 칭호가 붙여진 것입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존 웨슬리의 영적각성의 결과로 생겨난 회심의 종교입니다. 여러분은 처음부터 우리 감리교회가 이러한 영적각성에서 출발한 교회였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추진하는 ‘희망프로젝트’는 100년 전 영적각성운동이 회개와 생활의 변화를 통해 영적 능력을 회복하고 당시 조선사회를 변화 시켰듯이, 우리 5,700여 교회, 150만 감리교인이 다시 “신실한 감리교인,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로 거듭나려는 영적운동입니다.
특별히 저는 장로님들께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오는 8월 23일 부산에서 영남선교대회가 열립니다. 이 일은 여러분의 뜨거운 기도와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지난 호남선교대회에서 장로회전국연합회가 얼마나 열심을 내어 전도운동을 주장하고, 또 참여했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부탁드리는 것은 영남지역에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하는 일에 교회의 비용이나, 시간 때문에 주저하는 일이 없도록 장로님들이 적극적인 주동자가 되어 주시길 기대합니다.
저는 영남선교대회의 성공을 믿습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의 부흥을 믿습니다!
지난날 우리 장로회 조직이나 감리교회가 모두 큰 상처를 받았던 것을 여러분은 기억하실 것입니다. 언론의 비판을 많이 받기도 하였고, 구설수에 많이 올랐습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느냐는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높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장로회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한국교회 전체가 병들어있기 때문에 발생한 지체의 아픔이었습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물량주의, 감투싸움, 교회의 재산권 다툼, 지도자들의 스캔들, 금권으로 얼룩진 선거판으로 세상의 비판과 조롱을 사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남에게만 비판의 화살을 돌리고, 목청을 높인다면 우리는 아무런 변화와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걱정하고, 우리 사회가 교회를 염려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 주님께서는 “돌들이 소리를 지를 것이다” 고 책망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들을 귀가 있는 자는 들으라”는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 조직 안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우리가 보다 젊었을 때 우리의 선배들을 지켜보면서 염려했던 그 예언자적인 안목으로 우리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더욱 순수했던 그 첫사랑의 마음으로 우리 자신의 오늘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회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한국교회가 다시 살아납니다. 그래야 한국 감리교회가 다시 부흥할 줄 믿습니다.
이를 위해 이번 총회에서 단 한 가지라도 변화하고, 단 한 단계라도 발전하며, 단 한 번이라도 칭찬을 들을 만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도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만, 감독회장으로서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아주 궁색한 일을 하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난 2년 동안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교단장으로 커다란 에쿠스를 타고 다녔습니다. 아마 사람들은 검정색 관용차가 감독회장의 권위를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을 지도 모릅니다. 저도 별 생각없이 자연스러워 했습니다. 그러다가 자주 지방교회를 다니고, 시골교회 목회자들을 접하면서 제가 탄 큰 자동차가 짐스러워졌고, 부끄럽게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좀 우습게 들릴지 몰라도 배기량을 낮추어 그랜저나 오피러스로 차종을 바꾸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반대의견도 많았습니다. 혹시 어떤 분은 그것이 영적각성과 무슨 상관이 있냐고 반문할지 모릅니다. 사실 나 자신이 변화하는 것도 어렵지만, 나를 태우고 다니는 자동차 하나 바꾸는 일도 커다란 결단이 요청되고, 반대를 의식해야하는 불편함이 요구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믿습니다. 무엇이든지 처음 시도가 중요하며, 그 시작이 반이라는 사실입니다. 저는 여러분의 변화를 위한 의지와 열정을 존중하며 늘 좋은 협력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주 안에서 형제가 된 여러분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마지막으로 존 웨슬리가 미래의 감리교회를 내다보면서 한 말씀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메도디스트라 불리는 사람들의 조직이 설령 이 땅에서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나는 염려하지 않는다. 두려운 것은, 단지 능력없는 형식적인 종교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정녕 두려운 것은, 이러한 것이 사람들의 욕망과 권력으로 유지되고 성장하여 오히려 정의와 사랑과 나눔으로 이루어지는 참된 ‘하나님 나라’를 파괴하는 것이다.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지 않고, 경건한 삶 속에서 참된 기쁨과 행복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메도디스트 운동도 의심할 여지없이 그렇게 될 것이다.”
여러분은 이러한 감리교회의 위대한 신앙과 신학을 사수하고, 다음 세대에게 풍성한 유산으로 물려주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장로회 전국연합회와 또 모든 회원들과 함께 하셔서 이 민족을 구원하고, 이 사회를 성결케 하며, 하나님의 교회의 신실한 사람들로서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를 이루어 나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