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연회 개회예배 설교(2007.4.10)
주께서 칭찬하시는 교회
고후 10:17-18
할렐루야!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이는 중앙연회와 함께 하시길 축원드립니다.
먼저 주님의 부활 축하 인사를 드립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평안하냐고 물으신 것을 본받아, 저도 여러분께 평화의 인사를 전합니다. 새 봄처럼 어김없이 찾아온 주님의 부활 소식은 온 세상이 함께 기뻐할 인류의 최대의 희망인 줄 믿습니다.
아름다운 부활절기에 중앙연회가 성대하게 개회됨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중앙연회가 박영준 감독님의 인도 아래 새로운 비전과 희망으로 나날이 새로워지고, 든든히 서가며, 세계와 미래로 나아가는 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연회는 우리 감리교회의 전통입니다. 저는 중앙연회가 거룩한 말씀과 기도, 생산적인 토론과 참여, 진정한 격려와 축하, 교회의 교회됨과 부흥을 모색하는 희망의 광장을 만들어 가길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하나님 앞에서 온 교회가 칭찬 듣는 교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올해는 한국기독교가 기념하는 영적대각성 100주년의 해입니다. 1903년 8월, 원산에서 남감리회 하디 선교사를 중심으로 일어난 회개와 기도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마침내 1907년에 평양에서 대부흥운동으로 발전하였습니다. 당시 가장 암울했던 민족사였지만, 그들은 하나님께만 희망을 두고, 하늘로부터 오는 신령한 은혜를 사모하였습니다.
100년 전의 영적대각성운동은 그동안 선교사들에게 배운 종교가 비로소 한국사람 자신의 신앙이 되었기 때문에 매우 소중한 전통이 되었습니다. 우리 한국교회가 자랑하는 새벽기도, 통성기도, 성경통독의 전통들이 모두 영적각성운동을 전후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습니까? 작년에 발표한 2005년도 인구센서스는 개신교회의 감소로 나타나 큰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지난 5년 전에 비해 개신교인 숫자가 14만 4천명이 감소하였다는 통계결과는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일이기에 누구도 예외 없이 큰 책임감을 느껴야만 합니다.
왜 이 지경이 되었습니까? 교회가 신뢰를 잃고 “소금과 빛”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영적인 능력을 상실하고, 그리스도인들이 성령의 감동이 없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독교가 민족과 역사 앞에서 시대를 선도해왔던 종교임을 자랑해 왔는데, 지금 우리 세대에 와서 교회가 세상에 대한 영적인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부끄럽고, 죄송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지난 120년 선교역사동안 참 많은 자랑을 갖고 있습니다.
빛나는 존 웨슬리 전통과 신앙고백, 세계적인 교회성장율, 어느 도시를 가나 현대적인 예배당, 열심 있는 150만 성도들, 천여 명에 이르는 감리교 선교사들, 교회가 지닌 물적 재산규모…. 그러나 우리의 진정한 자랑은 결코 여기 물량적인 것들에 머물 수 없습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후서 10장 17절에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할지니라”
“주 안에서 자랑할지니라”라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바로 ‘주께서 우리를 자랑케 하여라’는 의미입니다. 만일 우리가 좋은 방법으로 선한 일을 하였다면 모든 영광과 칭찬은 하나님께 돌려야 합니다. 그것은 성경의 명령입니다.
성경은 “옳다 인정함을 받는 자는 자기를 칭찬하는 자가 아니요, 오직 주께서 칭찬하시는 자니라”(고후 10:18)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성공이 나의 능력 때문에 이루어 진 줄 착각하였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칭찬이 나를 보고 하는 것으로 오해하였습니다. 사실 우리의 실수와 교만함 때문에 우리는 입술로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실제로는 자신의 영광으로, 자신의 자랑으로 삼았습니다.
성경을 보십시오. 사도 바울은 자기가 성취한 것들을 자랑하기보다, 오히려 자신의 패배를 자랑합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지 않고, 자신의 약한 것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기가 자랑할 만한 세상의 것은 모두 배설물로 여겼으며,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십자가만을 자랑하였습니다. 한마디로 바울은 고난과 죽음 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를 원하셨던 그리스도를 본받아, 자신의 고난과 약함을 자랑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뒤 바꾸어 버렸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는 자랑이 넘쳐납니다. 우리는 교만이 넘쳐납니다.
우리가 경제적인 규모의 논리로 재벌을 따를 수 있습니까? 여론의 영향력으로 언론을 넘어 설 수 있다고 보십니까? 우리는 어떠한 물리력으로도 정부를 이겨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지닌 힘은 무엇입니까?
베드로전서 5장 6절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능하신 손 안에서 겸손하라, 때가 되면 너희를 높이시리라”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게 순명과 순종의 거룩한 질서를 회복할 때, 교회는 진정한 권위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교회의 자랑은 무엇이 되어야 합니까? 바로 복음 그 자체이어야 합니다. 기도의 능력이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변함없는 순종의 태도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교회의 유일한 자랑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에 대한 선포”뿐이라는 점을 여러분은 분명히 명심해야 합니다. 이러한 복음을 통해 한사람 한 사람의 심령과 삶이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변화되고 있음을 자랑해야 하고, 또한 이러한 복음을 통해 세상과 사회를 변화시켜 나가고 있음을 자랑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교회가 능력이 없다는 말을 해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교회의 힘은 사람을 통하여 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오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찾으며, 복음의 본질을 굳게 붙잡고, 하나님께 희망을 둔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능력을 얻을 수 있을 줄로 믿습니다.
호세아 선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는 하나님께로 돌아오너라. 사랑과 정의를 지키며 너희 하나님에게만 희망을 두고 살아라”(호 12:6).
이제 우리 감리교회는 다시 세상의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영적으로 각성하고, 다시 하나님께 돌아가며, 하나님만 바라는 희망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이야말로 영적 갈급함과 영성이 부재한 이 시대를 위해 희망의 지도자로 부름 받았음을 믿습니다.
올해 열리는 국내외 11개 연회에서는 ‘희망연회’의 일환으로 하나님 앞과 세상을 향하여 세 가지 약속을 제정하여 공포하기로 하였습니다.
이것은 100년 전 영적각성운동이 회개와 생활의 변화를 통해 영적 능력을 회복하고 당시 조선사회를 변화 시켰듯이, 이제 우리 5,700여 교회, 150만 감리교인은 ‘세 가지 약속’과 그 실천을 통해 “신실한 사람들,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로 거듭나려는 것입니다.
첫째, 목회자 윤리강령은 8,500여명의 감리교회 교역자들이 함께 고백하고 지키려는 성직자의 기본 윤리를 담았습니다. 둘째, 감리교인생활지침은 150만 감리교인의 영성생활과 생활윤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셋째, 감리교 사회규약은 우리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감리교회의 책임 있는 대 사회적 약속입니다.
여기에는 우리 감리교회와 감리교인들이 하나님과 세상에서 칭찬 듣는 비결이 담겨있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즈’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권리에 따르는 의무를 뜻합니다. 고대 로마시대에는 군역의 의무를 다하는 사람에게만 자유시민으로 국정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졌습니다. 중세 유럽에서도 귀족들은 특권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전쟁이 나면 위험을 감수하고 앞장서 싸우러 나갔습니다. 이런 의무와 도덕성에 기초해 귀족의 권리가 주어졌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가 거룩한 공동체로서 존귀함을 받고, 목회자들이 성직자로서, 또 평신도들이 성도로서 거룩한 존재로 대접받는 것은 바로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이기 때문이요, 순종과 순결을 통한 희생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 모두가 존 웨슬리의 언약갱신의 전통에 근거하여, 또 성화의 신앙정신에 따라 우리 감리교회의 세 가지 약속을 실천하기를 간절히 당부 드립니다.
사랑하는 연회원 여러분!
우리는 지난해 여름,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루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한국감리교회가 세계적으로 위상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고, 우리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믿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기회에 존 웨슬리의 ‘칭의와 성화’ 교리가 전 세계적으로 루터교회와 로마 가톨릭까지 공감하고, 일치할 만한 최고의 신학임을 보여줬다는 것은 우리 감리교회의 자랑이고, 대단한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웨슬리 영성에 따라 우리 감리교회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모든 감리교인들이 성화되는 경험을 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영국 사회를 변화시켰던 처음 메도디스트들의 모습을 닮는 것입니다. 그것은 ‘믿음(信)과 삶(實)’이 일치하는 감리교인, “신실한 사람“이 되는 일입니다. 영적으로 가슴이 뜨거워지는 일이고, 하나님 앞에서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일입니다.
부탁드리기는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심령들 존 웨슬리처럼 성령의 불쏘시개가 되시길 바랍니다. 또 뜨거운 성령체험으로 여러분 자신과 우리가 사랑하는 교회를 새롭게 하여 주님께 칭찬 듣는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이 자리에 계신 우리 자신부터 합심하고 협력하여 “신실한 사람들”로 거듭나고, 영적인 능력을 회복함으로써 전체 기독교의 이미지를 갱신하고 민족과 사회를 향해 강력한 희망을 제시해 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그리하여 민족을 구원하는 일에 헌신하고, 이 사회를 성결케 하는 일에 앞장서며, 영적대각성과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를 위해 선봉이 되는 중앙연회가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