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연회 준회원교육 개회설교(2007. 1. 16)
주님을 본받는 사람
빌 2:5-11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미주특별연회와 준회원교육 위에 같이 하시길 축원합니다.
정해년 새해입니다. 여러분은 새해에 어떤 좋은 소망을 하나님께 아뢰셨습니까? 여러분 모두 주님 안에서 평안하며, 섬기는 교회마다, 정하신 가정마다 화목하고 형통하시길 바랍니다. 올해에도 미주특별연회에 하나님께서 복을 주셔서 미국과 이민사회에 복음을 증거 하려는 선한 사역이 풍성한 결실을 이루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사실 새해가 왔다고 저절로 변하는 것은 없습니다. 시간은 그 자체로 변화에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다만 새해를 맞아 새롭게 결단하고, 새해를 맞아 또 다시 다짐하고, 새해를 맞아 뜨겁게 기도함으로써 변화를 가능케 하는 것입니다.
우리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지난 선교 120여년 역사 속에서 큰 부흥과 성장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오늘에 와서 한국 기독교는 전반적으로 사회로부터 많은 불신을 받고 있습니다. 선교 초기에는 민족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감당하면서 신뢰를 받았지만, 오늘에 와서는 분열주의, 세속주의, 기복주의가 판을 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감독회장이 되면서부터 ‘희망의 전도사’ 노릇을 자처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교회가 다시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복음의 기본으로 돌아와야만 교회가 희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왜 오늘 우리 교회가 희망을 주지 못했습니까? 한 마디로 오늘 우리 교회가, 목회자와 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닮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말로만 예수, 입으로만 주여를 외칠 뿐,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따르지 않았습니다. 주님을 영접했지만, 내 삶의 중심에 모시지 않고 가장자리에 방치해 두었습니다. 교회에서 중요한 책임을 맡았지만 청지기의 노릇보다 자신이 주인이 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생애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색은 겸손과 복종과 헌신 이었습니다. 주님은 인간을 지배하기를 원치 않았고, 오히려 사람들에게 봉사하기를 원하셨습니다. 주님은 자신의 길을 원치 않았고, 다만 하나님의 길을 원했습니다. 주님은 높임을 받기보다, 인간을 위해 자신을 버리기를 원하셨습니다.
빌립보서는 사도 바울이 감옥에서 쓴 편지입니다. 바울은 감옥 안에서 빌립보 교인들 사이에 다툼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실 교회든 어느 공동체든 질서나, 말이나, 인간관계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문제라면 저는 그리 큰 위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 큰 위기는 교회의 존재 의미와 목적, 정체성 등이 확실치 않을 때 찾아옵니다. 사람을 자르고, 조직을 개혁하고, 행정을 정비한다고 교회가 다 안정되고 발전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갈등과 위기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갈등과 위기를 어떻게 보느냐 하는 것입니다. 모든 인간은 죄인이고, 그 죄인들이 모여서 교회를 이루기 때문에 갈등과 위기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잊고 사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그 갈등과 위기 속에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실패의 원인은 연약함에 있지 않습니다. 스스로 강하다고 생각하는데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구원 받은 사람들입니다. 구원받은 이들은 자신의 삶속에서 성화를 이루어 가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말씀하십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빌 2:5).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이며, 어떤 분인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또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를 누구 못지않게 사랑합니다. 그 사랑이 얼마나 뜨겁고 깊은지, 우리는 나를 구원하신 주님의 사랑을 다 헤아릴 수 없을 지경입니다. 우리의 주님 안에서만 참 존재이유를 발견합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은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복종하신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스스로 종이 되시고, 스스로 낮추시고, 스스로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하신 주님의 모범을 닮아야 한다고 고백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알고, 하나님의 의로우심을 깨달으며, 자신의 한계와 연약함과 죄인임을 고백할 때만이 가능합니다. 성령께서는 이러한 우리의 마음에 역사하셔서 인격을 새롭게 하시고 성숙한 삶으로 이끌어 나가십니다.
올해는 평양대부흥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평양대부흥의 출발점은 1903년 원산부흥운동이며, 우리 감리교회의 하디 선교사와 감리교인들이 영적각성운동의 주역들이었습니다.
하디 선교사가 부흥운동 이전에 제출했던 선교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에 대한 실망과 정죄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나 부흥운동 후에는 성령의 임재로 이루어진 내적 변화에 대한 감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즉 실망이 희망으로, 좌절이 감사로 변하는 감격의 생활을 가능케 만든 요인은 무엇일까요? 바로 1903년 여름, 원산선교사 모임에서 일어난 회개와 중생의 체험 때문입니다. 당시 회개의 내용을 보면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어떤 것은 참으로 수치스러운 것이었습니다. 또 은총을 입지 않았더라면 그처럼 편안하게 자복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충격과 감격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는 오늘 말씀처럼,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날마다 그리스도를 닮아 가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성화를 통해 교회 안에 화평을 이루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입니다. 서로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 본받아 간다면 우리 감리교회는 가장 아름다운 신앙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저는 우리 감리교회가 희망을 이루어 가기 위해 먼저 영적각성이 선행되어야 함을 굳게 믿습니다. 특별히 올해에는 철저하게 감리교인다운 감리교인으로 변화되는 경험을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그것은 영국 사회를 변화시켰던 처음 메도디스트들의 마음과 행함을 닮는 것입니다. 영적으로 가슴이 뜨거워지는 일이고, 뜨거운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서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일입니다.
준회원 여러분!
우리는 세상의 누구에게나 드릴 수 없는 사랑과 충성과 복종을 예수 그리스도께 드릴 준비가 된 사람들입니다. 영적각성은 주님이 원하시는 일입니다. 회개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는 사람이 된다면 저는 여러분도 존 웨슬리처럼 성령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또 뜨거운 성령체험으로 여러분 자신과 우리가 사랑하는 교회를 새롭게 하는데 헌신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희망의 새 사람입니다. 믿음으로 사는 우리는 거룩한 꿈을 꾸는 사람들입니다. 믿음은 희망의 새날을 예비하는 하나님이 주시는 능력입니다. 새해 새 다짐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새롭게 결단하려는 여러분을 통해 하나님께서 여러분 모두를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의 주역으로 든든히 세워 주시길 소망합니다.
여러분은 ‘희망프로젝트’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작년 10월에 열린 27회 총회에서는 희망이 없다고 절망하는 이때에 우리 감리교회가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로 거듭나야 함을 절실히 깨달으면서 ‘희망프로젝트’를 제안하였습니다. ‘희망프로젝트’는 한마디로 우리 감리교회의 영적각성운동 100주년 실천프로그램입니다. 저는 미주특별연회에서도 우리 감리교회가 전개하는 ‘희망 프로젝트’를 위해 헌신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리하여 주님을 본받음으로써 나날이 새로워지고, 든든히 서가며, 세계와 세상으로 나아가는 “희망을 주는 미주특별연회”와 준회원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