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9-18 제8회 감신인의 밤 축사
신경하 감독회장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제8회 감신인의 밤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중부연회 감신동문회의 수고와 또 지난 2년 동안 동문회를 위해 크게 헌신해 오신 총동문회장 최성봉 목사님과 임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감신인의 밤이 감신동문회 이상의 공감대를 만들어 내는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동문들의 공통된 희망을 넘어서서 감리교회의 성숙함과 미래를 연출하는 그런 잔치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우리 감리교회의 세 신학교인 감신, 목원, 협성의 동문행사 모두 참석해 보았습니다. 물론 설교도 하고, 축사도 하면서 덕담을 했습니다만, 사실 세 손가락 중에는 더 아픈 손가락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누가 감신을 칭찬하면 더 크게 들리고, 또 감신을 비판하면 더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저는 평생 감신의 구성원이 된 것을 하나님께 감사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평생 목회하면서 감신성(監神性)이 가르쳐준 ‘신학 하는 길’과 ‘목사다움’을 의식하면서 지내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요즘 동문들 중에 감신의 정체성에 대해 염려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떤 분은 왜 감신 동문들은 모래알 같이 응집력이 약하냐는 소리를 합니다. 사실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지방 내에서 서로 편을 가르고, 학연을 들먹이는 일은 부끄러운 구시대적 모습입니다.
사실 일방적인 강요와 의무감만 가득한 친교는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격려를 주는 친교는 꼭 필요한 삶의 나눔입니다. 우리가 동문임을 고마워하는 것은 그런 진실한 위로와 나눔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선한 일을 위해서, 또 의로운 일을 위하여 연대하는 것은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에 더욱 충성을 다하기 위해, 또 한국감리교회를 새롭게 하고, 더 나아가 한국 사회를 보다 평화롭게 하기 위해 기도와 지혜와 사람을 모으는 일은 꼭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목적이 있습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부터 들어온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양성 속의 일치’라는 말입니다. 이것은 종교개혁의 전통 가운데 캘빈이 한 말을 새롭게 표현한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다양성 속의 일치’는 신앙고백과 개혁신앙의 원칙을 담고 있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 이것이 역사적으로 감신의 전통과 접목되었다고 믿습니다. 우리 감신은 예로부터 학문의 다양성, 관계의 다양성, 실천의 다양성을 아우르며 조화와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였습니다. 감신성은 한 마디로 ‘학문의 자유로움과 그리스도를 향한 일치된 순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다양성 속의 일치’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감신은 종합대학이 된 목원대학교와 협성대학교와는 다릅니다. 이제 동문들이 한 자리에 모였으니 감리교신학대학교의 정체성을 고민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름지기 신학교다운 신학교로서 다시 선지동산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경건의 유산을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얼마 전에 우리 모교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이 제게 말을 하였습니다. 교수님들 사이에 불화가 있다는 것입니다. 학문성이나, 경건함에 대한 문제도 아니고 교수 간의 다툼이라니 하는 생각에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저는 1961년도에 감신에 입학하였습니다만, 그 때 받은 인상으로 제 눈에 비췬 교수님들은 참 다정하고, 따듯한 분들이었습니다. 저는 여러 동문들께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감신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더욱 화목하고, 더욱 교회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우리가 먼저 모교를 사랑하고, 후원하며, 후배들이 좋은 목회자와 신학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웁시다.
다시 한번 ‘감신인의 밤’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해가 바뀌고, 시대는 변화하지만 영원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우리 모두의 지극한 순명의 태도요, 한결같은 사랑입니다. 이번 감신인의 밤을 통해 그러한 눈뜸과 열림이 지속되기를 소망합니다.
이 시간 선후배와 동기들이 어울려 아름다운 예배와 찬양, 몸짓과 웃음을 통해 더욱 하나 되고, 연합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감리교신학대학교와 이곳을 학문과 신앙의 고향으로 삼은 동문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