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7-25 세계감리교 사회복지포럼 개회예배 설교
섬김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
눅 22:26-27
반갑습니다.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가 끝나고 바로 사회복지포럼을 열게 된 것을 감사드립니다. 이번 기회에 미연합감리교회의 린다 리 감독님과 정희수 감독님을 모시고 사회복지포럼을 열게 된 일은 세계대회가 전해 준 선물이기도 합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선교 초기부터 사회적 관심사와 사회복지의 개념을 열어온 선구적인 교회입니다. 감리교회의 복지선교는 근대화에 눈뜨기 시작했던 조선 말에 당시 고종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맨 처음 세워진 사회복지기관은 올해 85주년을 맞이한 감리교회의 태화복지관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사회복지가 우리 시대에 가장 소중한 열쇠말이 되었습니다. 제 생각에 복지는 사람과 사람, 인간과 사회를 연결하는 관계의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그것은 하나님의 샬롬으로 경험되는 몸말이라고 믿습니다.
교회가 이 일에 열심히 나서는 까닭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몸소 앞장서서 하신 일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나눔과 섬김’의 실천이었습니다. 가난하고 힘없고 병든 사람들, 즉 “지극히 작은 자 한 사람”에 대한 예수님의 사랑은 바로 복음 선포의 주요 내용입니다. 거기에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누가복음 22장 27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앉아서 먹는 자가 크냐 섬기는 자가 크냐 앉아서 먹는 자가 아니냐 그러나 나는 섬기는 자로 너희 중에 있노라”(눅 22:27)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종의 신분으로 겸손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고백하는 주님은 지배자나 섬김을 받는 자로 이 땅에 오지 않았으며, 억압당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소외, 그리고 약함에 동참하셨습니다. 이런 점에서 예수님은 ‘섬기는 자 그리스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의 사회봉사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의 삶에 대한 응답입니다. 신약성경에서 봉사는 ‘디아코니아’인데, 바로 예수님께서 친히 행하셨 듯 허리를 굽혀 봉사하고, 남의 발을 씻어주는 섬김의 삶을 모델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큰 자는 젊은 자와 같고 다스리는 자는 섬기는 자와 같을지니라”(눅 22:26).
교회가 남을 위해 봉사하고, 섬김의 직분을 담당하려는 것은 신앙적 응답이며, 윤리의 기본인 것입니다. 이처럼 사회봉사는 기독교적 신앙공동체의 특수성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감리교회의 창시자인 존 웨슬리는 복음의 열정을 품었던 위대한 전도자였고, 사회운동가였습니다. 그는 영국사회의 죄악과 도덕적 타락으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면서 사회의 죄악들을 치유하지 않고는 사람들을 고통에서 구원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각 개인이 거듭남을 체험하고, 이웃사랑을 실천할 때 사회문제도 동시에 해결된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존 웨슬리가 가르치고 모범을 보였던 경건한 삶과 감리교인의 박애운동은 다름 아닌 예수님의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의 계명 실천이었습니다.
우리는 존 웨슬리의 부흥의 전통과 성결한 삶을 계승한 자랑스런 감리교인입니다. 특히 우리는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라는 표어를 정하고, 온 교회가 기도하며 힘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복음전도와 함께 사회봉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감리교회가 영적각성을 통해 복음의 능력을 회복하고, 경건한 생활과 사회적 성결을 이루어 나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전문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점점 이웃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고, 사회복지를 중심으로 한 선교영역이 더욱 확대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이 땅에 존재하는 한 전도운동은 결코 멈출 수 없는 지상 명령이며, 이웃이 우리 곁에 머물러 있는 한 사회봉사는 시대적 사명입니다.
이번 포럼은 세계감리교회의 경험을 듣고, 양극화로 요약되는 복지현실을 진단하며, 새로운 사회선교 안목을 넓히기 위한 국제적 수준의 대회입니다. 이 기회를 통해 아름다운 섬김과 헌신의 장이 더욱 크고, 넓게 열리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이 대회와 여러분의 수고를 기억하시고, 언제나 함께 해 주시길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