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6-10 한국 기독교사료연구소 창립예배 설교
밭에 묻힌 보물
마 13:44
반갑습니다.
오늘 한국기독교사료연구소 창립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제가 아현교회를 담임할 때 사회교육관에서 여러분이 천자문을 비롯해 여러 가지 한문고전을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 생각에 오늘 태어나는 사료연구소는 오세종 목사님과 그동안 한문을 사사한 많은 목회자들의 염원이었을 것입니다. 흔히 고전의 향기니, 온고지신이니 하지만, 우리는 선조의 유산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연구소가 좋은 인재를 훈련시키고, 좋은 고전을 번역하고, 좋은 신앙의 유산을 회복시켜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런 시가 있습니다. 아마 우리 시대에 인재양성의 의미가 무엇일까를 되새겨 줄 듯합니다.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오세종 목사님과 또 성실문화의 이정훈 목사님이 하신 일들은 모두 새 길을 여는 일이요, 희망을 만들어 가는 일입니다. 다른 교단에서는 엄두도 못내는 우리 감리교회의 독보적인 사역에 대해 크게 감사드리며 높이 치하드립니다.
우리는 가장 현대적인 문화와 삶을 누리고 살면서도, 과거와 역사에 대해서 결코 소홀하게 생각할 수 없는 환경 속에 살아갑니다. 이미 흘러간 역사는 오늘의 기초가 되었고, 거울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시대마다 증인이 있고, 남겨둔 흔적이 있습니다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증언과 흔적을 새롭게 발굴하고, 해석하며, 세상에 볕을 드러내는 일일 것입니다.
따라서 역사는 흔적을 남기고, 기록을 엮은 자들의 몫에 그치지 않고 해석하고, 전파하는 사람들의 몫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역사가 E.H 카는 “역사는 언제나 다시 쓰는 현대사이다”라는 말을 하였던 모양입니다.
예수님의 말씀도 마찬가지입니다.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두고 기뻐하여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샀느니라”(마 13:44)
이 말씀은 천국의 주인이 되려는 사람은 보화를 알아보는 안목과 이것을 차지하려는 지혜와 전적인 자기 투자가 꼭 필요함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천국이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불투명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전부 투자하려는 사람은 아주 적습니다.
저는 사료연구소의 창립도 이러한 자기 헌신과 투자 때문에 가능해진 일이라고 믿습니다. 여러분들처럼 가장 현대적인 사람들의 가장 고전적인 취향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단지 옛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밭에 묻힌 보물을 찾으려는 애정이 아름다운 천국의 결실로 드러나길 기대합니다.
그래서 너무 값싸게 취급받고, 지나치게 남용되는 복음과 신앙 위에 그리스도인인의 기품과 맵시 그리고 고전의 향취를 깃들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국기독교 사료연구소의 창립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 인도하심이 언제나 같이 하시길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