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6-05 밀가루 및 분유 북송 감사예배 설교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마 5:13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와 자매가 된 남과 북의 동포와 이 민족 위에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오늘 서부연회가 주관하는 밀가루와 분유 북송 감사예배에 참여한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평소에 우리가 참여해야할 행사가 많이 있지만 오늘 이 예배는 아주 특별한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로 우리 민족의 평화와 복음화를 위해 한 계단 징검다리를 놓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작년에도 여러 차례 북한으로 물품을 보내는 예배를 드렸습니다만, 오늘은 지난 성탄절과 사순절에 서부연회가 모금한 정성스런 헌금으로 이렇게 밀가루 2,560포를 먹을 것이 모자라 고통을 겪는 북한 동포를 위해 전달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이번에는 영일교회가 특별헌금을 해 주셔서 분유 140포를 보내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영일교회 성도님들과 강성일 목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 그리스도인과 교회를 향해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마 5:13)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바로 우리더러 맛을 낼 줄 아는 존재가 되라고 일깨우신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제 생각에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인다운 맛도 나고, 또 인간미도 넘치는 그런 제자들을 찾으셨다고 봅니다. 즉 하나님을 믿는 신실함과 더불어, 사람 냄새가 풍기는 그런 사람이 귀한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새우젓이나 간 고등어처럼 적절한 짠맛을 낼 줄 아는 그런 사람, 그런 교회가 이 땅에서 진정한 복음의 맛을 낼 것입니다.
저는 교회가 주님의 말씀을 따라 이웃을 사랑하고, 사회에서 봉사하며,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일하는 일 역시 소금의 역할이라고 믿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인들을 사람다운 냄새가 나게 하고, 교회로 하여금 복음의 향기를 드러내는 사역이기 때문입니다.
소금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일의 철저성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세상 사람들이 교회에 대해 매력이나 기대를 별로 갖고 있지 않는 까닭이 있다면 “사랑과 정의를 지키며 하나님에게만 희망을 두어야”(호 12:6) 할 교회가 복음의 참뜻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신이 하나님께만 희망을 두지 않고, 기복신앙과 물질주의, 성장주의에 마음을 주고 의지한 결과 이 사회는 교회를 향해 문을 닫았습니다. 맛을 잃은 소금처럼, 가물거리는 등불처럼 위기의식만 커져 갑니다.
제 생각에 오늘의 교회에는 소금기가 부족합니다. 한국 사회와 교회를 두루 건강하게 할 복음에 충실한 적당한 소금기가 요청되고 있음에도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마 5:13). 한마디로 예수님은 우리에게 맛을 낼 줄 아는 존재가 되라고 일깨우십니다.
우리는 성경에 나타난 예수님의 가르침 즉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라는 말씀이 오늘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소금처럼 맛을 배어나게 하고, 우러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솔티 크리스찬’(salty Christian) 즉, “소금기 있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입니다.
독일개신교회(EKD) 의장인 만프레드 코크 감독은 “세상과 아무런 관계를 갖지 않는 교회는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고 말하였습니다. 그의 주장처럼 “이웃과 아무런 관계를 갖지 않는 그리스도인은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는 말은 언제나 진리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북한 동포를 위해 밀가루와 분유를 보내는 일은 남과 북을, 교회와 세상을 복음으로 이어주는 소금과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마 5:13).
예수 그리스도의 위대한 선언은 바로 우리 자신이 소금이라는 것입니다. 소금이 되라는 말씀이 아니라,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라는 주문이 아니라, 소금 그 존재자체라는 것입니다.
저는 그동안 서부연회가 벌여온 북한교회와 북한동포 지원사업이 ‘왼손의 사업’이라고 믿습니다. 오른손조차 모르게 베푸는 선행은 바로 겸손히 자신을 우려내어 맛을 내는 소금의 참 모습일 것입니다. 앞으로 서부연회를 통해 우리 감리교회의 화해와 평화의 사역, 복음의 나눔과 선교가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셔서 오늘 보내는 이 밀가루와 분유를 통해 오병이어의 기적의 역사가 일어나며,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더 복이 있음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사건을 체험하게 되기를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