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5-24 하디선교사 영적대각성 기념비 제막식 설교
다시 영적각성을 허락하소서
요 14:12-14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오늘은 감리교회의 창시자인 존 웨슬리 목사님의 회심 268주년 기념일입니다. 이 뜻 깊은 날에 1903년 한국교회 영적대각성운동의 첫 불씨가 되었고,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을 점화시켰던 하디 선교사님의 영적대각성 기념비를 건립하게 된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곳 양화진은 우리나라에서 복음전도는 물론 개화와 독립, 근대화를 위해 기여한 선교사들과 가족이 묻혀있는 곳입니다. 저는 올해 초에 이곳 양화진에 1903년 원산부흥운동의 주역인 감리교 하디 선교사님의 가족 묘역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란 일이 있습니다.
하디 선교사님은 45년 간 한국 선교사 생활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생애를 마쳤기에 이 땅에 묘비가 있을 리 없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하디 선교사님이 이 땅에 남겨둔 어린 두 딸이 묻혀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구원과 영적 각성을 위해 평생을 수고하신 하디 선교사님은 두 딸을 잃었던 슬픔을 지닌 평범한 가장이기도 하였습니다.
오늘 우리 시대는 영적 각성이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교회가 영적인 능력을 상실하고, 그리스도인들이 성령의 감동 없이 살아갈 때 우리는 무력감과 절망 속에 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제 하디 선교사님의 영적각성의 유산을 다시 우리 시대에 회복하기 위해 그 분의 두 딸이 묻혀있는 그 묘역에 영적각성기념비를 세우게 된 것을 감사드립니다.
오늘 이 행사는 원산과 평양을 잇는 대부흥운동의 주역이 바로 우리 감리교회임을 역사적으로 기념하고, 되새기게 할 줄로 믿습니다. 저는 앞으로 이 기념비가 빠른 시일 안으로 원산부흥운동의 현장으로 옮겨지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하디 선교사님의 영적각성의 불씨가 다시 되살아남으로써 북한선교와 민족복음화의 날이 속히 다가오기를 소원합니다.
하디 선교사님의 첫 선교지는 지금의 철원인 지경터였습니다. 그곳은 우리 감리교회의 역사적 유산이 많이 있는 곳입니다. 일제시대에 순교자들이 그곳에서 배출되었고, 무너진 철원제일교회는 평화로운 민족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하디 선교사님은 선교사역을 하면서 자신의 역량 부족과 영적 능력의 결핍을 이렇게 고백하였습니다. “나는 3년 동안 남감리회가 처음 세워진 지경터에서 애써 일을 하였으나 선교사업에 실패하였습니다.” 그것은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경험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던 그가 1903년 8월에 남감리회 선교사들과 함께 성경사경회를 열던 중, 하나님의 은혜가 소나기처럼 내리는 큰 감화와 능력을 받는 체험을 하였던 것입니다.
본문은 하디 선교사님이 원산선교부 안에서 기도회를 준비하면서 선택한 말씀 중의 하나입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을 구하든지 내가 시행하리니 이는 아버지로 하여금 아들을 인하여 영광을 얻으시게 하려 함이라.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게 구하면 내가 시행하리라”(요 14:13-14).
주님께서는 간절한 심령으로 구하던 하디 선교사님의 가슴에 성령의 충만하심을 허락하셨던 것입니다. 갈급한 심령으로 구할 때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줄 믿습니다. 하디 선교사님은 이렇게 보고하였습니다.
“나는 성령이 내 안에 충만하신 실증을 가지고서, 나의 부끄러움과 교만하고 완악한 마음과 믿음의 부족함과 모든 죄악을 자복하니 회중도 강한 죄의식과 믿음의 부족함을 비로소 깨닫고 모두 성령의 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구하고, 사모함으로써 주님의 능력을 얻기를 축원합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원산 부흥운동의 출발점입니다. 이것은 내년에 100주년을 맞이하는 평양대부흥운동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1907년 연초부터 시작한 평양대부흥운동은 그곳 감리교와 장로교의 선교사들이 하디 선교사님을 초청하여, 연합 사경회를 개최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때 하디 선교사님은 자신의 깊은 영적 체험을 간증하고 회개운동을 촉구함으로, 한국 교회사의 역사적 전환점을 이룩하게 한 중심인물이 되었던 것입니다.
진정한 부흥운동은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말씀으로 새로워지고, 윤리적으로 성숙함으로써 가능해 집니다. 주님께서는 분명한 회개의 열매를 요구하십니다. 철저한 말씀중심의 교회, 철저한 그리스도인의 경건생활 이것을 통해 교회는 세상을 바꾸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영적 부흥은 회개라는 잿더미 위에서만 가능합니다.
영적 부흥은 화해라는 하나님의 사건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영적 부흥은 거듭난 사람들의 헌신을 통해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이제 존 웨슬리의 부흥운동이 18세기 영국을 변화시켰듯이, 20세기 초에는 하디 선교사가 영적 새바람을 통해 부흥의 기초를 쌓았듯이, 우리는 21세기 벽두에 우리 감리교회가 앞장서서 새로운 부흥운동을 주도해야 합니다.
웨슬리는 예배당을 크게 짓고, 교세를 확장하기 이전에 먼저 하나님 앞에서 철저하게 바로 서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초창기 감리교인들은 겨우 1%에 불과했지만 영국 사회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 세계감리교대회, 영적각성운동 이 모든 것은 진정한 그리스도인, 진정한 감리교인을 만들어 가기 위한 신앙운동이요, 성령운동이라고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다시 영적으로 각성케 하는 은혜를 허락하시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물론 감리교회 전체가 희망의 교회로 변화되고, 희망의 공동체로 재창조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하나님께서 하디 선교사님에게 허락하셨던 성령의 충만하심과 성령의 능력을 이 시간 이 역사를 기념하고, 그 사건을 소원하는 우리 모두에게 풍성하게 허락해 주시기를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