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5-12 인디언미션센터(호피선교관) 봉헌예배 설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시 8:1-9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오늘 호피선교관 봉헌예배에 참석하신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축원드립니다.
인디언을 선교하기 위한 미션센터의 건립은 미주특별연회를 비롯한 모든 한인교회의 새로운 선교 비전이라고 믿습니다. 120여 년 전에 우리는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를 통해 복음을 전달 받았고, 그 희생과 헌신으로 뿌리를 내려 성장하였으며, 민족적으로 큰 복을 받았습니다. 이제 그 사랑의 빚을 돌리고, 성숙한 자세로 미주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오늘 이렇게 아름다운 선교센터를 봉헌하기 까지 수고하신 여러분 모두의 거룩한 수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여러분의 열심이 모두 하나님의 역사를 위한 헌신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선교센터를 통해 힘껏 전도하고, 맘껏 봉사하고, 정성껏 선교함으로써 하나님께 칭찬을 받으시고, 모든 사역의 모범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저는 인디언 선교에 대한 비전을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들어왔던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떠올랐습니다. 그 중에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1855년 미국의 플랭크린 피어스 대통령은 지금의 워싱턴주에 살고 있던 북미 인디언 수와미족의 추장 시애틀에게 그의 땅을 미 정부에게 팔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추장 시애틀은 대통령에게 답장을 보냈는데 그 내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가, 1974년 미국독립 200주년을 기념하여 공개되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50여 년 전, 한 인디언이 문명세계에 보낸 메시지는 21세기의 발달된 물질문명이 인간에게 과연 무엇을 가져다주었는가를 되묻게 합니다.
“백인들의 도시에는 조용한 곳이라곤 없습니다. 어디서도 봄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며 벌레의 날아다니는 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만일 사람이 쏙독새의 아름다운 울음소리나 밤의 연못가에서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인생에 남는 것이 무엇입니까?
인디언들은 한낮의 비로 씻겨지고 소나무 향내 나는 부드러운 바람소리를 더 좋아합니다. 공기는 인디언들에게 아주 소중합니다. 짐승과 나무와 인간들이 똑같이 숨 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백인들은 오랫동안 죽을병에 걸려 신음하는 사람처럼 냄새를 맡지 못합니다.”
그리고 결론으로 “당신의 신도, 우리의 신과 같은 신이라는 한 가지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백인들일지라도 공동의 운명으로부터 제외될 수는 없습니다”라고 충고합니다.
우리는 한 인디언 추장의 비감한 목소리를 통해 창세기의 아름다운 서사시를 다시 듣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물질세계와 다른 정신의 세계를 가르쳐 주고, 창조의 세계로 인류를 안내합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영역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신앙인들은 하나님은 자기들 편이고, 다른 이들의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은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루스드라에서 “너희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이 헛된 일을 버리고 천지와 바다와 그 가운데 만유를 지으시고 살아 계신 하나님께로 돌아 오라… 자기를 증거 하지 아니하신 것이 아니니 곧 너희에게 하늘로서 비를 내리시며 결실기를 주시는 선한 일을 하사 음식과 기쁨으로 너희 마음에 만족케 하셨느니라”(행 14:15-17)라고 이방인을 향해 설교하였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은혜를 내리십니다. 다만 무신론자는 그것을 믿지 못하고, 그리스도인은 그 사랑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바로 자연은 하나님의 한결같은 사랑과 은혜를 보여줍니다. 신자와 불신자의 차이는 같은 자연 속에 살면서 그 사랑을 느끼느냐, 외면하느냐의 차이일 것입니다.
시편 8편, 본문은 위대한 창조주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하고 있습니다. 창세기 1장에서 이를 요약하는 구절을 뽑는다면, “보시니 좋았더라”일 것입니다. 자세히 손 꼽아보면 “보시니 좋았더라”는 감탄문이 모두 일곱 차례 반복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은 물질세계 이전에 바로 기쁨이고, 좋음이었습니다.
여러분에게 제가 영어 문제 하나 내겠습니다. 이러한 좋음, 즉 good에서 하나님, God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요?
….
정답은 good – God = 0, 즉 아무 것도 남지 않는 ‘0’, 곧 빵입니다.
하나님 없이 인간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의심 많은 인간을 밖으로 불러내 한결 같이 드러내 보이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자연 속에서 발견하게 하신다. 아브라함에게는 “그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 가라사대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창 15:5)고 하셨고, 예수께서도 인간의 염려와 걱정을 자연과 빗대어 깨닫게 하셔서 “공중의 새를 보라…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라”(마 6:26-28)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인디언 선교를 통해 우리가 나누는 것보다 얻을 것이 훨씬 많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습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우리 인간의 문명과 역사는 하나님의 창조의 정신과 그 세계를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현대인들에게 창세기의 말씀은 이미 낡은 고전이 되고 말았습니다. 오만한 인간들은 하나님께서 6일 만에 창조하신 세상을 단 6분 만에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호언장담은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편리를 위한 고안과 발명들은 오히려 세상을 망쳐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발베어트 뷜만은 창세기 1장을 이렇게 풍자하고 있습니다.
“태초에 내가 보매 모든 것이 좋고, 좋았었다. 그러나 오늘날 내가 보니 만물이 나빠질 대로 나빠졌구나.
첫째날, 내가 낮에는 해, 밤에는 달로 빛을 내게 했건만 너희는 매연으로 날을 어둡게 하고 네온과 전기조명으로 밤의 고요를 깨뜨렸도다.
둘째날, 내가 마른 땅과 수면을 가르고 물을 주어 원기를 돋우고 땅에 과일이 풍성케 하였건만, 너희는 땅에 독을 부어 개천과 호수, 그리고 바다를 오염시켰도다.
셋째날, 내가 싹을 내어 온갖 식물들이 자라도록 하였으나, 너희는 산성비로 들판의 초목들을 죽게 만들었도다.
넷째날, 또 내가 크고 작은 물고기들과 온갖 새들을 지었으나 너희는 기름을 유출하여 고기 떼의 씨를 말리고 화학약품으로 나비와 노래하는 새들을 죽이는 도다.
닷샛날, 내가 뛰고 기는 만 가지 짐승들을 지었건만 너희는 못되게도 그들을 서식지에서 내쫓고, 너희 우리 안에 가두어, 그들이 우울한 나날 속에 얼이 빠져 조롱거리가 되게 하는 도다.
엿샛날, 내가 너희 인간, 남녀들을 내 모습대로 지은 후 그 손에 모든 피조물들을 맡겼건만 너희는 무익한 청지기로 내 손이 할 일들을 망치는 도다.
이레 되는 날에는 내가 쉬면서 너희 또한 쉬도록 하였건만, 너희는 쾌락을 좇고 노래를 탐닉하며 주말을 허비하고 나아가 사물에 대한 감각마저 잃는 도다.
돌아오너라 내 백성아! 너희의 하나님 나에게로, 그리고 너희 자신에게로, 네 자손들을 기억할지니, 나의 이 대지가 너희들의 것이었던 것처럼, 너희 자손들의 것이 되어야 하리니”
본문은 사람에게 계시된 하나님의 영광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우주만물과 자연질서를 노래하며 보잘 것 없는 피조물인 사람의 존귀함이 창조 속에 계시되어 있음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약함 속에서 오히려 높임 받는 인간의 존재에 대해 감격하면서, 그 감동을 이렇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권고하시나이까”(8:4).
이러한 감격을 초대교회에서는 생명과 구원의 능력인 이 말씀이 모든 피조물 가운데 사시고, 또 인격을 지닌 ‘말씀\\’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났다고 찬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감격이 있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입니다. 이러한 감격 때문에 우리는 생명의 복음을 전하고, 이웃에게 예수 사랑을 증거하는 것입니다.
팔라 군 알렌은 “신성한 테”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미국 인디언들은 계속되는 창조의 과정을 나누어 담당하는 모든 피조물의 능력이 모든 것을 거룩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저는 호피 선교관을 통해 인디언 선교를 하는 가운데 우리 속에서 잊혀진 하나님의 창조의 계획과 구원의 섭리가 더욱 뜨겁게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여기 선교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라는 찬양과 고백이 터져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위탁하신 사명, 곧 인디언 선교에 대한 꿈과 비전이 이 땅에서 드러나기를 소망합니다. 특별히 호피 선교관을 통해 많은 인디언 형제자매들이 그리스도 안에 초청받고, 영적으로 성장하며, 지식과 기술로 훈련받아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일에 앞장서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하나님께서 호피 선교관 봉헌과 이곳에서 이루어갈 모든 선교사역에 복을 내리시고, 이 일에 참여하는 여러분 모두를 거룩하게 사용하시길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