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5-04 에큐메니칼위원회 새 출발 예배 설교
든든히 서 가는 하나님의 집
행 9:31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에큐메니칼 위원회와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분들과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먼저 선교국 에큐메니칼 위원회 새 출발 예배를 축하드립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지난 80여 년 동안 기독교 연합운동에서 어느 교단보다 앞장서 일해 왔습니다. 지금도 크고 작은 다양한 연합기관과 여성, 청년 단체에서 감리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수고하고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지금 한국기독교 에큐메니칼운동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위기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을 잘 대응하기 위해 다시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새로운 자기 점검을 하고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오늘 새 출발 예배는 우리 감리교회가 에큐메니칼 운동을 더욱 열심히 하고, 그 정신의 회복과 더 나은 전진을 위한 발전적인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입니다. 앞으로 교회 현장에서나 신학교 교육에서 에큐메니칼 운동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교육하며, 참여할 수 있도록 역할을 잘 담당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리하여 온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 교회가 평안하여 든든히 서 가고 주를 경외함과 성령의 위로로 진행하여 수가 더 많아지니라”(행 9:31)
본문에 따르면 ‘든든히 서 가는 교회’는 어느 한 교회만 급격하게 성장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헬라어로 ‘교회’(에클레시아)라는 낱말은 사도행전의 다른 곳에서는 한 곳의 개체 교회를 뜻하지만, 9장 31절 본문에서는 모든 개체 교회의 총체를 뜻하고 있습니다.
즉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 지역의 모든 교회가 함께 평안하여 든든히 서 가고 있음을 본문은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초대교회의 위대성은 모든 교회의 친교와 모든 교회의 성장과 성숙이 동시에 가능했다는 점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도 초대교회의 일치성과 역동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리차드 하버슨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맨 처음 교회는 살아 계신 그리스도 안에서 친밀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관계를 가졌다. 이 관계는 그들과 그들 주변의 세계를 변화시켰다.
그 다음 교회는 그리스로 건너가 하나의 철학이 되었다. 나중에 교회는 로마로 건너가 하나의 제도가 되었다. 그 다음 교회는 유럽으로 건너가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교회는 미국으로 건너가 하나의 기업이 되었다. 오늘 우리는 너무나 많은 교회를, 그러나 너무나 적은 친교를 가지고 있다”.
아마 이 지적은 누구나 공감할만한 비판일 것입니다. 우리는 다시 교회의 기본적인 역할, 즉 살아 계신 그리스도 안에서 친밀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관계를 회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성을 통해 우리와 우리 주변 세계를 변화시켜나가야 합니다.
그동안 세계교회연합운동은 정의와 평화를 중심으로 교회의 일치와 연합활동을 해 왔습니다. 에큐메니칼 운동의 역할은 교회의 여러 가지 사역과 직능 중에서 무엇보다 인권 존중과 평화 등 사회적 역할과 세계적 연대를 강화하는데 주력해 왔습니다. 이것은 교회의 소금기를 회복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의 교회는 더 이상 정의와 평화의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 에큐메니칼 위원회는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황무지에서 밭을 일구어야하는 현실이 늘 반복되고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마치 눈물을 흘리며 씨앗을 뿌리는 농부처럼 믿음의 씨, 평화의 씨를 뿌리기 위해 소망을 갖고 일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타 교단 관계자들과 만날 때마다 우리 감리교회의 장점을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여느 교단에 비해 이 사회를 향해 개방되어있습니다. 열린 사고와 깊이 있는 영성을 지닌 젊은 세대의 목회자가 많이 있습니다”.
기성세대는 어떤 지위와 자리를 주어야만 일이 가능했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섬김과 봉사로 이 일에 힘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일은 이미 예수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하나님 나라 사역을 오늘의 현장에서 완성해 나가는데 제자직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리하여 전염병처럼 온 세상에 두루 퍼졌던 초대교회의 모습처럼 이 위원회의 정신과 열매가 온 교회에 두루 전파되길 바랍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감리교회에 대한 자부심을 말하는데 주저하곤 했습니다. 과거를 자랑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를 제창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감리교회 신앙 공동체의 자매와 형제로서, 다시 희망의 집을 짓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참 소망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진실로 따르면서, 이 땅과 역사에 새로운 희망을 주고, 우리 자신이 변화하고, 새로워지려는 것입니다.
세상은 바뀌고, 환경도 변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은 교회는 교회다워야 한다는 대원칙입니다. 그것은 하나님께 대한 성실한 청지기와 타자를 위한 교회로서 섬김 그리고 미래의 희망으로서 교회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교회는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희망의 공동체, 구원의 방주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하나님의 집은 점점 더 든든히 서 가게 될 줄로 믿습니다.
오는 7월에는 WMC 세계대회가 열리게 됩니다. 이 일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도 여러분의 협력과 실력 그리고 일치된 헌신을 부탁드립니다. 더 나아가 에큐메니칼 운동의 일치와 연합 정신을 바탕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평화의 집, 희망의 집, 든든히 서가는 하나님의 집인 감리교회를 이루어 가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하나님께서 에큐메니칼 위원회를 도우시고, 한국 감리교회와 한국기독교를 위해 크게 섬기고 봉사할 수 있도록 은혜를 베푸시길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