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4-21 중앙연회 목사안수식 설교
제자의 길
마 4:19-20
할렐루야!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중앙연회와 모든 연회원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먼저 부활축하 인사를 드립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평안하냐고 물으신 것을 본받아, 저도 여러분께 평화의 인사를 전합니다. 새 봄처럼 어김없이 찾아온 주님의 부활 소식은 온 세상이 함께 기뻐할 인류의 참 희망입니다.
중앙연회가 존경하는 권혁구 감독님의 인도 아래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특히 중앙연회가 내년에 순국 100주년을 맞는 이준 열사 기념예배당을 네덜란드 헤이그에 건축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셔서 감사드립니다. 모든 연회원이 서로 협력하여 우리 감리교회의 자랑스런 역사적 인물을 기억하고, 또 세계에 우리 한국감리교회의 평화를 사랑하는 의지를 알리며, 무엇보다 유럽의 한 복판에 감리교 선교센타가 마련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본부에서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
앞으로 중앙연회가 새로운 비전과 희망으로 나날이 새로워지고, 든든히 서가며, 세계와 미래로 나아가는 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이 시간은 연회 개회 중 가장 의미 있는 시간입니다. 목사안수식은 한마디로 우리 감리교회의 미래를 축하하는 자리입니다. 목사안수식을 축하하고 축복하기 위해 이곳에 오신 가족과 교인 여러분에게도 감동적인 시간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이 시간의 주인공은 모든 과정을 마치고, 목사 안수를 받기 위해 선 후보자들입니다.
저는 선배 목사의 한 사람이며 동시에 여러분의 감독회장으로서 진실한 마음을 담아 여러분께 큰 축하를 드립니다.
사실 목회자가 된다는 것은 명예로운 일이기보다 주님의 부르심을 따라 십자가를 짊어지려는 고난의 길입니다. 이미 주님을 사랑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주님께 순종하였고, 말씀에 순명하였으며, 진리를 위해 순교하였습니다. 이제 목사로서 안수를 받는 것만큼 분명한 제자의 길은 없을 것입니다.
본문은 예수님과 베드로의 첫 만남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갈릴리 해변에서 시몬과 안드레를 향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본문은 그 아름다운 사건을, 그 숨 막히는 고백을, 그리고 뼈에 사무치는 감동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르심에 대한 두 젊은이의 응답을 보십시오. 마태복음은 결단의 즉각성을 강조합니다. “저희가 곧 그물을 버려두고 예수를 쫒으니라”(마 4:20). 또 누가복음은 철저한 포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모든 것을 버려 두고 예수를 따르니라”(눅 5:11).
성경에서 제자로 부름 받은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그들은 삶을 진지하게 붙잡고, 고난을 이겨낸 경험이 있으며 특히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인식해 온 젊은이들이었습니다. 어부, 세리, 혁명당원들인 그들은 뜨거운 가슴과 가난한 진실을 소유한 이들이고, 하나님 앞에서 경건하였으며, 무엇보다 뜻밖의 부르심에 과감히 응답했던 장본인들입니다.
저는 목사 안수의 거룩한 자리에 나아온 여러분에게 권면합니다. 이 자리가 예수 그리스도와 마주한 자리요, 주님에 대한 첫 사랑을 회복하는 자리요, 죽기까지 충성을 맹세하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다시 갈릴리 해변에서 베드로를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 물으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지금 우리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주께서 세 번 째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므로, 베드로가 근심하여 가로되 주여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을 주께서 아시나이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 양을 먹이라”(요 21:17)
이 복된 만남과 질문이 베드로에게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죽게 한 위대한 동기가 되었던 것처럼, 우리 역시 그런 위대한 제자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오늘 한국 교회의 위기는, 한국 목회자들의 위기는,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위기는 바로 이러한 물음을 잊어 버렸기 때문에 찾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거룩한 사람입니까? 아닙니다. 다만 거룩한 물음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진정으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그 거룩한 물음에 근심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거룩한 물음이 나를 일으켜 주고, 길을 돌아가게 하고, 새로운 삶을 다시 결단하게 하고, 하나님의 뜻을 돌이키게 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우리 모두 가장 위대한 사도요, 주님을 가장 사랑했던 제자 베드로를 본받기를 바랍니다. 사실 베드로는 저나 여러분처럼 흠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의 흠과 결격사유,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음속에 담긴 사랑을 통해 초대교회의 위대한 사도 베드로의 모습을 발견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베드로란 이름을 주시고 그 이름을 직접 부르셨습니다. 베드로의 약점 그대로, 베드로의 부끄러움 그대로 용납하셨던 것입니다.
이제 목사 안수의 자리에 선 여러분!
목회 현장은 언제나 여러분에게 짐스러울 것입니다. 목사라는 직책은 언제나 여러분에게 희생을 강요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성취보다 좌절을 더 많이 겪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를 사랑하십시오. 그 사랑 때문에 여러분의 직분을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은 젊었으니 세상을 향해 도전도 하고, 여러분 자신의 영적 성장을 위해 고난도 자처하십시오. 아직 소유한 것이 별로 없으니 더 열심히 포기하고, 끝없이 그리스도 안에서 진리를 사모하고, 자유를 그리워하십시오. 남의 눈총을 의식하면서 자기를 옭아매는 목사가 되기보다는, 주님의 은총을 의식하면서 끝없이 진리를 추구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여러분의 목회 선배로서 진심으로 권면합니다.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요, 복음의 전도자입니다. 여러 가지 형편에 처하더라도, 늘 낮은 자로 겸손히 처신하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며, 순종하며, 목회의 시련과 훈련을 달게 받으십시오.
힘들 때마다 예수님을 바라보십시오. 그분을 닮아 가는 일, 배우는 일, 그 분처럼 사는 일은 어렵지만 우리는 사랑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천성으로는 어렵지만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로 가능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이 말씀은 오늘 우리가 안수의 예식을 행하고, 충성을 맹세하는 이유입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은 바로 복음전파입니다. 여러분의 헌신과 결단을 통해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어 나가는 것입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를 주제로 내 걸었습니다. 사람들은 무엇이 희망을 주는 것이냐고 구체적인 내용을 묻습니다. 당연한 질문입니다. 저는 먼저 우리 자신이 희망의 전달자로 바로 서야함을 믿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 감리교회가 정체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바로 감리교회가 감리교회다워질 때 우리에게 희망이 있습니다.
감리교회 다워진다는 것은 바로 성경적인 교회, 사도적인 교회, 복음적인 교회, 정통의 교회, 능력 있는 교회, 온전한 교회, 진정한 교회, 건강한 교회, 아름다운 교회, 그리고 더 좋은 교회를 만들어 가기위한 부흥운동이요, 자기 개혁운동인 것입니다. 바로 여러분이 이 일에 주역이 되어 주십시오.
올해 7월 20-24일에는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가 서울 금란교회에서 열립니다. WMC 서울 대회는 150만 한국감리교인과 세계 7천만 웨슬리안들의 영적 축제요, 잔치입니다. 이 대회는 한국의 위대한 영적유산을 세계교회에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또한 화해와 평화가 필요한 이 민족의 현실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특히 세계감리교대회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이요, 진정한 세계인으로 바로 서려는 감리교인들의 영적선언이요, 화해와 평화운동이라고 믿습니다.
준비위원회에서는 오는 4월 30일 주일을 세계감리교회대회 특별기도주일로 정하고, 이날 모든 감리교회가 ‘WMC 성공을 위한 헌신예배’를 드릴 것을 부탁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중에 영상물과 예배자료를 받으실 것입니다. 앞으로 모든 교회가 열심히 참여하고, 위하여 뜨겁게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 지방 감리사님들은 존 웨슬리 회심 주간에 지방성회를 열 때 마다 이 대회를 위해 기도하고, 홍보하고, 독려해 주시길 간절히 당부드립니다.
사랑하는 중앙연회 연회원 여러분!
오늘 우리 교회는 부활의 증인으로 부름 받았습니다. 어떠한 고난이나, 십자가도 그 너머 부활이 있음을 믿기에 우리는 말씀대로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가야 합니다. 부활의 참 증인이 되는 길, 거기에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의 모습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감리교회의 동역자로서, 감리교회를 섬기는 형제자매로서 온 세상에 하나님의 희망을 만들어 나가십시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중앙연회와 오늘 안수 받는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