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C 헌신예배 설교(2006.4.6)
희망으로 준비하는 성회
고후 5:18-20
할렐루야!
오늘 이 시간 우리 교회는 전국 5,619 감리교회와 함께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헌신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대회가 우리가 사랑하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된다는 사실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이 대회를 잘 준비하고, 아름다운 성취를 거두어 드려,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드립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랑스러운 감리교인으로 부르시고, 이 땅에서 세계감리교인들의 신앙잔치요, 선교축제를 열게 하셨습니다. 이 일을 위해 우리가 뜨겁게 기도하고, 오시는 손님들을 정성껏 환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특히 우리 모두가 다 행사에 참여할 수는 없지만 이 대회의 개최지인 한국감리교회의 한사람으로서, 또 세계감리교인의 일원으로서 주인의 심정이 되어야 합니다.
세계감리교협의회(WMC)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조직된 국제규모의 신앙협의체입니다. 일찍이 1881년 영국 런던에서 출범한 세계감리교협의회는 현재 132개국에 흩어져 있는 감리교회를 그물망처럼 연결하고 있으며, 현재 회장은 나이지리아 감리교회의 선데이 음방 감독님입니다. 전 세계 132개 나라에서 5천여 명의 감리교인 손님들이 찾아올 서울 대회는 150만 한국감리교인은 물론이고, 7천만 세계 웨슬리안 형제자매들의 관심사입니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오늘 본문인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질리앙 킹스턴 프로그램 위원장은 주제와 관련하여 “세계감리교대회에 적합하고 개최국 상황에도 합당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대회를 통해서 남북 화해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주제는 5년마다 열리는 세계감리교대회가 2006년 7월에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가입니다. 한반도 분단 상황은 이제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 국가의 공동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세계감리교협의회는 지구상 모든 민족과 국가들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관심 갖고 협력하도록 하기 위해 제19차 대회를 서울에서 열리로 한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을 화해케 하시고, 평화로운 통일로 이루어 가시며, 삼천리 방방곡곡에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시려는 놀라운 계획을 품고 계심을 분명히 믿습니다.
우리가 세계적인 대회를 치루면서 내 힘, 내 능력, 내 의지로만 감당하려고 한다면 역부족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 없이 성공한 대회보다는, 하나님과 함께 하는 실패가 더욱 신앙적입니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과 함께 하는 세계감리교대회의 성공을 위해 헌신예배로 드립니다. 이 대회의 성공은 오직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만 가능합니다.
“만일 누가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의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같이 하라”(벧전 4:11).
특히 우리는 손님을 맞는 주인의 심정으로 수고하고, 봉사하는 일에 앞장서야 합니다. 기독교 전통은 예나 지금이나 손님을 따뜻하게 맞이합니다. 일찍이 유대인들도 세상에서 축복받을 것 여섯 가지 중에서 첫 번째로 손님접대를 꼽았습니다. 히브리서에는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도 있었느니라”(13:2)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는 개방이 필요합니다. 마치 예수님을 모시듯이 우리는 집과 교회를 개방하여 우리와 친교하기를 원하는 세계감리교인들을 위해 사랑과 봉사를 베풀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집과 교회를 개방해 놓고 어떤 사람이든 사랑으로 맞이하는 자의 처소를 찾아가실 것입니다(마 25:35-40). 대회를 위한 자원봉사자와 홈 스테이(가정숙박) 그리고 주일예배에 외국인 손님을 초대하는 일은 모두 아름다운 손님접대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 성공을 위해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우시도록 간구해야 합니다. 본부에서는 우리에게 세 가지 주제로 기도를 부탁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하여, 둘째는 이 땅에서 화해의 실현을 위하여, 셋째로 한국감리교회의 영적각성과 부흥을 위하여입니다.
커다란 대사를 앞두고 기도하는 일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입니다. 기도는 하나님이 일하시게 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우리의 기도는 바로 희망을 투자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희망으로 준비해야할 것입니다.
본문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곧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고후 5:19).
인간은 본래 죄인이어서, 거룩하신 하나님과 원수가 되었습니다. 십자가 사건은 하나님과 화해하신 하나님의 증표이고, 이것을 믿는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구원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죄인에게 하신 화해 선언, 이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선물이며, 은총입니다. 이러한 십자가의 도를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나를 화해자로 부르셨음을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당신이 먼저 화해를 시작하시면서, 이제 우리에게도 화해의 사절이 되리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사람들은 이미 화해를 경험한 사람들이며, 이 땅에서 화해케 하는 직분을 맡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화해케 하는 일, 이것은 구원받은 백성의 사명이요, 하나님의 자녀 된 이들의 특권입니다. 그래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화해의 직분을 맡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특별히 우리는 남과 북 사이에서 화해자가 되고, 복음 전도자가 되고, 평화의 사도로 부름 받았습니다. 또한 가정 안에서, 사회와 이웃 사이에서, 교회와 국가 사이에서 화해자의 역할, 화목자의 직분을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케 하시는 하나님”을 주제로 한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는 바로 진정한 그리스도인, 진정한 감리교인을 만들어 가기 위한 신앙운동이요, 영적운동이며, 감리교인들의 화해와 평화운동이라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참된 화해는 무엇입니까? 여기에는 네 가지 단계가 있습니다. 이것은 “다시”라는 의미를 가진 네 개의 “리(Re)”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리펜턴스(Repentance)”즉, 회개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죄 없다고 인정해 주셨지만, 우리는 철저한 회개를 통해 하나님과 만나야 합니다.
두 번 째 단계는 “리컨사이리에이션(Reconciliation)” 즉, 화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당신과 화해하셨을 뿐만 아니라, 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화해의 사절로 삼으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음으로써 화해의 직분을 맡은 사람입니다.
세 번 째 단계는 “리뉴얼(Renewal)”즉, 거듭남입니다. 우리는 신생한 사람, 거듭난 존재가 되었습니다. 화해한 다음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화해한 우리 민족은 바로 그리스도 안에서 거듭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믿어야 합니다.
그리고 네 번 째는 “리바이벌(Revival)” 즉, 부흥의 단계입니다. 새로워져야만 부흥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회개, 화해, 거듭남, 그리고 부흥의 단계를 통해 우리 감리교회는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영적 부흥은 회개라는 잿더미 위에서만 가능합니다.
영적 부흥은 화해라는 하나님의 개입과 사건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영적 부흥은 거듭난 사람들의 헌신을 통해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존 웨슬리는 예배당을 짓고, 교세를 확장하기 이전에 먼저 하나님 앞에서 철저하게 바로 서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초창기 감리교인들은 겨우 1%에 불과했지만 영국 사회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었습니다.
호세아 선지자는 “그러니 너희는 하나님께로 돌아오너라. 사랑과 정의를 지키며, 너희 하나님에게만 희망을 두고 살아라”(호 12:6)고 권면합니다. 우리의 희망은 오직 하나님께 향한 것이며, 우리 역시 하나님의 선물로 이 땅에 존재함을 고백합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이 화해자요, 준비자의 역할로 부름받았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나의 일처럼, 우리 교회 일처럼 위해서 기도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또 우리 자신이 먼저 화해의 직분을 맡은 사람답게 살아갑시다. 이렇게 전국의 5,619개 감리교회가 함께 한다면 하나님께서 분명히 응답해 주실 줄 믿습니다. 그래서 한국감리교회의 이미지를 확 바꾸어 내고, 앞으로는 저절로 전도가 되는 풍토를 만들어 나가십시다.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는 거룩한 성회입니다. 세계 132개 나라에서 5천 여 명의 외국인이 방문한다는 규모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 민족의 화해를 위한다는 주제 때문만도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인사들이 방문하고, 국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도 아닙니다. 이 대회가 성회인 까닭은 바로 성령께서 역사하시고, 성령께서 충만하신 우리 감리교회의 영적 잔치이기 때문입니다.
존 웨슬리는 “하나님 밖에는 무서워하지 않고, 죄 만을 부끄러워하며, 그리스도와 십자가의 삶을 알고 헌신하는 백 명만 있으면 세계를 움직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소명과 열정적인 선교의 꿈이 영국에서 출발하여 미국으로 전파되었으며, 마침내 세계 132개 나라로 확산되었던 것입니다.
세계감리교회의 모델은 말 타고 전도하는 설교자 존 웨슬리의 모습입니다. 그의 영혼구원을 향한 열정은 하나님의 역사와 구원완성에 있어 아름다운 도구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영적인 전통을 계승하고, 신앙운동에 더욱 열심을 내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우리 한국감리교회는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가 계기가 되어 보다 철저한 감리교인다운 감리교인, 감리교회다운 감리교회로 변화되는 체험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처음 메도디스트들의 모습을 닮는 것입니다. 영적으로 가슴이 뜨거워지는 일이고, 뜨거운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서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일입니다.
세계감리교대회 서울대회는 ‘세계와 미래로 나아가는 한국감리교회’의 커다란 이정표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한국감리교회가 웨슬리의 정신을 따라 세계적인 선교 비전을 공유하는 세계 여러 감리교회들과 함께 하나님이 귀하게 쓰실 선교의 도구로 거듭나는 계기가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 그러기 위해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리가 세계를 가슴에 품을 수 있는 영적 능력과 비전, 그리고 실력을 키워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를 축복해 주셔서, 이 대회를 통해 우리가 이 민족과 역사 앞에서 복음을 증거하고, 화해를 실현하는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