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2-28 은평종합사회복지관 꿈자람지역아동센터 개소예배 설교
희망으로 오신 예수
눅 22:26-27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먼저 은평종합사회복지관 부설 꿈자람지역아동센터의 개관을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은평종합사회복지관이 10여년이 넘도록 이 지역사회에서 봉사와 사회복지에 힘써 온 것을 치하드립니다.
오늘 문을 여는 지역아동센터는 그동안 귀한 수고의 결실입니다. 특히 소외지역 아동을 위한 복지사업의 일환이고, 동시에 날로 커가는 양극화현상에 대한 개선과 해소를 위한 소망을 담고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은평종합사회복지관을 통해 이웃사랑이 날로 확장되길 기대합니다.
저는 이러한 복지시설들이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을 느끼게 하고, 영원한 희망이신 그리스도를 향하게 하는 길임을 믿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회복지의 역사는 1921년 감리교회 마이어스 선교사로부터 출발합니다. 한국 최초의 사회복지관 태화는 우리나라 복지의 산역사와 다름없습니다. 은평종합사회복지관 역시 같은 재단의 일원으로서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고 큰 평화를 이룩한다”는 태화(泰和)의 정신을 지니고 있을 줄 압니다.
앞으로 자랑스런 역사와 아름다운 이름처럼 이 사회의 아름다운 손발이 되어 이웃을 섬기고,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어 나가는데 귀히 쓰임받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120여년 전 선교 초기부터 전도와 봉사로 균형있는 선교활동을 한 자랑스런 전통을 지니고 있습니다. 근대화에 눈뜨기 시작한 당시 조선말에 감리교회의 교육과 사회복지를 중심으로 한 선교는 당시 고종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은 물론 가난한 민중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사실 교회가 사회선교와 복지운동에 앞장섰으나 그동안 교회 안에서도 사회를 향한 복음증거에 대한 몰이해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복지, 사회봉사, 사회선교는 우리 시대의 흐름이며, 코드가 되었습니다. 교회가 이 일에 열심히 나서는 까닭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몸소 앞장서서 하신 일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나눔과 섬김’의 실천이었습니다. 가난하고 힘없고 병든 사람들, 즉 “지극히 작은 자 한 사람”에 대한 예수님의 사랑은 바로 복음 선포의 주요 내용입니다. 거기에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누가복음 22장 27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앉아서 먹는 자가 크냐 섬기는 자가 크냐 앉아서 먹는 자가 아니냐 그러나 나는 섬기는 자로 너희 중에 있노라”(눅 22:27)
예수님은 자신을 종의 신분으로 겸손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고백하는 주님은 지배자나 섬김을 받는 자로 이 땅에 오지 않았으며, 억압당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소외, 그리고 연약함에 동참하셨습니다. 이런 점에서 예수는 ‘섬기는 자 그리스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의 사회봉사는 바로 이러한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의 삶에 대한 응답입니다.
신약성경에서 봉사는 ‘디아코니아’인데, 바로 예수님께서 친히 행하셨 듯 허리를 굽혀 봉사하고, 남의 발을 씻어주는 섬김의 삶을 모델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큰 자는 젊은 자와 같고 다스리는 자는 섬기는 자와 같을지니라”(눅 22:26).
교회가 남을 위해 봉사하고, 섬김의 직분을 담당하려는 것은 신앙적 응답이며, 윤리의 기본인 것입니다. 이처럼 사회봉사는 기독교적 신앙공동체의 특수성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감리교회의 창시자인 존 웨슬리는 복음의 열정을 품었던 위대한 전도자였고, 사회운동가였습니다. 그는 영국사회의 죄악과 도덕적 타락으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면서 사회의 죄악들을 치유하지 않고는 사람들을 고통에서 구원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각 개인이 거듭남을 체험하고, 이웃사랑을 실천할 때 사회문제도 동시에 해결된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존 웨슬리가 가르치고 모범을 보였던 경건한 삶과 감리교인의 박애운동은 다름 아닌 예수님의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의 계명 실천이었습니다.
우리는 복음전도와 함께 사회봉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이웃 사랑과 사회봉사는 소외된 이웃이 우리 곁에 머물러 있는 한 시대적 사명입니다.
현재 우리 감리교회는 전국에 약 499개의 갖가지 사회봉사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노인, 불우여성, 장애인, 청소녀, 아동, 노숙자, 외국인 노동자, 인권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습니다. 또한 요양시설, 상담, 의료지원, 자활, 학교, 공부방, 도서관 등 크고 작은 규모로 그 봉사의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모두 감리교회의 전통과 봉사의 실천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땅에 희망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스스로 변두리로, 낮은 곳으로, 그 소외와 곤궁과 비참의 자리로 자신을 이동해 오신 분입니다. 에로스는 올라가는 사랑이지만, 아가페는 내려오는 사랑입니다. 에로스는 자신을 격상시키려는 욕망이지만, 아가페는 자신을 내어 던지려는 의지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아가페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그 분이 내려오는 사랑을 보여 주셨고,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내어 주셨던 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의 사회봉사와 복지가 이러한 희망을 주는 모습이 된다면 정말 희망을 주는 대한민국이 될 줄로 믿습니다.
오늘 문을 여는 꿈자람지역아동센터가 이 지역 사회의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또 건강하고 지혜롭게 자라도록 지원함으로써 희망을 주는 공동체가 되길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어떠한 복지기관이나 시설과도 질적으로 차별되고, 성숙한 주님의 섬김과 수고를 감당하시는 은평종합사회복지관과 여러분들이 되시길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