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2-11 인천성서신학원 졸업예배 설교
희망의 씨앗이 되어
시편 126:5-6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인천성서신학원과 졸업생들 위에 같이 하시길 축원드립니다.
먼저 인천성서신학원 졸업식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동안 형설의 공을 쌓아온 졸업생들의 수고를 높이 치하드립니다. 이호문 감독님을 비롯해 여러 교수님께서 여러분을 잘 훈련하고, 지도하셨을 줄 압니다. 앞으로 인천성서신학원이 나날이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기대합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우리는 졸업식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 경험에 따르면 아마 여러분은 새로운 출발선에 선 경주자처럼 초조할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고 싶으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졸업생 여러분은 늘 하나님과 동행하십시오. 반드시 여러분의 길을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서 1장 6절에서 “너희 속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가 확신하노라”고 하였습니다. 인생의 참다운 행복은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시작의 문제이며, 또 무엇을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바라느냐의 문제입니다. 시작하게 하신 주님께서 열매 맺게 하실 줄 믿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히브리 시인은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라고 하였습니다. 씨를 뿌리는 사람은 뿌린 씨앗이 잘될 것인지 혹은 실패할 것인지 염려하지 않습니다. 씨를 뿌리되 희망을 갖고 뿌립니다. 물론 씨앗이 모두 열매를 거두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씨앗을 뿌리는 일을 주저해서는 안됩니다. 지난 가을에 제 값을 받지 못했다고 새 봄을 맞아 땅을 묵히는 농부들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말씀하신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낭비되는 많은 씨앗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확을 기대하는 농부처럼, 하나님 나라는 절망적인 시작에서 출발하나 영광스런 결실을 가져올 것임을 일깨우시는 것입니다.
사실 누구든지 씨를 뿌리고는 신속한 결과는 얻을 수 없으며 또 성급한 결과를 구하여서도 안 됩니다. 자연의 성장에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입니다. 한 개의 도토리가 참나무가 되기까지에는 길고 긴 시간을 요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말씀의 씨앗이 사람의 가슴 속에서 싹이 나기까지 길고 긴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의 수고를 감당해야 합니다. 그는 정녕 기쁨으로 그 단을 거두어가지고 돌아 올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수고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참고 기다리는 가운데 오히려 넘치도록 풍성한 수확을 거둘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농부가 뿌리는 씨앗은 아주 작고 보잘 것 없습니다. 주름지고 볼품없습니다. 그러나 그 씨앗이 소중한 것은 그 안에 생명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나 자신은 별 볼 일 없지만 내 안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 때에는 내 안에 영원한 생명이 있습니다.
씨앗이 환경과 조건이 주어질 때 생명으로 자라나듯이, 그 사람의 내면에 생명력이 넘치는 믿음과 사랑 그리고 소망으로 가득한 사람은 크게 자라 백 배, 육십 배, 삼십 배의 위대한 결과를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뿌리는 씨앗은 희망 그 자체입니다. 씨를 뿌리러 나가는 이유는 바로 하나님께 희망을 두기 때문입니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씨앗을 뿌릴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내 안에 희망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희망은 미래를 맞이하는 능력입니다. 우리가 지닌 신앙은 약속에 바탕을 두었기에 희망이란 에너지로 가득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비유를 말씀하신 이유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 힘쓰되 결코 낙심치 말고 열심히 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나 혼자 먹기 위해 낱알을 뿌리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복음은 인류를 사랑하고, 온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한 거룩한 씨앗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복음을 들고, 세상의 밭, 역사의 땅에 씨를 뿌리라는 명령에 순종하여 이제 교문을 나서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의 앞길은 미지의 세계입니다. 어쩌면 사막과 같은 막막함으로 가득할 수 있습니다. 광야와 같은 희망이 없는 땅 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꾸는 꿈은 자주 여러분을 배신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러분! 하나님은 결코 여러분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여러분도 이런 위대한 고백을 가슴에 새기기를 바랍니다.
“보라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시라. 내가 의뢰하고 두려움이 없으리니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며 나의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심이라.”(사 12:2).
프랑스 떼제 공동체의 로제 수사의 말이 떠오릅니다.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길잡이별이 있습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숨은 자력처럼 사람을 끌어줍니다.”
바로 여러분이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 기도할 때 하나님이 도우십니다. 여러분이 희망을 잃지 않을 때 하나님이 여러분의 희망이 되어 주십니다.
존 번연은 “믿음이 건강할 때는 희망도 결코 병들지 않는다”고 말하였습니다. 희망은 시작을 가능케 하는 힘입니다. 내 의지와 결심만으로 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나의 노력만으로도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도우셔야 합니다. 하나님께 희망을 둔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이제 농부의 심정으로 밭에 씨를 뿌리러 나가는 졸업생 여러분!
창조의 대지 위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십시오.
하나님의 밭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십시오.
은혜의 대지 위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십시오.
인천 성서신학원과 졸업생 여러분의 앞날에 하나님의 손길과 인도하심이 같이 하시길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