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1-19 전국 평신도지도자 동계수련회 개회설교
희망을 주는 지도자상
호세아 12:6
할렐루야!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사랑하는 평신도지도자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다더니, 새 천년을 맞는다고 마음이 분주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06년입니다.
올해로 제27차를 맞이하는 동계수련회가 여러분 모두 영적으로 새롭게 각성하고, 거듭난 새 생활을 결단함으로써 하나님의 소원을 이루어 가는 귀한 기회요, 자리가 되길 부탁드립니다.
특히 경건한 감리교인으로서 말씀과 기도 중심의 영성생활, 민족과 교회를 섬기고 봉사하는 생활신앙 그리하여 이웃과 사회에서 모범과 귀감이 되는 평신도 지도자상이 구현되기를 소망합니다.
저는 새해 첫 주일을 전방 서부전선에서 맞았습니다. 특별히 우리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도라산 전망대를 방문하고 이곳에서 제1사단장 등 군 관계자와 파주지방 교인들과 함께 신년 예배를 드렸습니다.
특히 올해 열리는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 기간 중에 약 1천명이 도라산을 방문하여 주일예배를 드릴 예정으로 있습니다. 이것에 앞서 현장을 미리 답사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케 하시는 하나님”을 선포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아마 여러분께서도 새해 첫 기도로 우리 감리교회의 세계적 행사인 WMC 세계대회를 위해 기도드렸을 줄 믿습니다. 올해는 기도하려고 입을 열 때마다 이 대회를 위해 늘 기도하고, 성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올해 새해, 첫날에 여러 가지 신문을 살펴보았습니다. 새해 특집을 보면 우리 사회와 시대를 향한 공통적인 메시지가 있게 마련입니다. 올해도 언론들은 저마다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그 희망은 단연 ‘화해와 통합’을 내용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지난 연말에 우리 감리교회의 이름으로 새해 메시지를 발표하였습니다. 그 중심 주제는 화해였습니다. 다름 아닌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화해이며, 또한 제19차 세계감리교회의 주제 역시 화해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60년 넘게 분단된 남과 북의 화해뿐만이 아닙니다. 특별히 계층과 지역, 이념의 대립이 만연하고, 경제적으로 양극화되며, 세대 간 갈등이 깊어 가는 우리 사회와 가정은 화해가 필요한 구체적인 현장입니다. 특히 교회의 분쟁은 하나님도 못 말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는 새해에 하나님께서 화해와 사랑으로 회복시켜주시길 간구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평신도 지도자로 부름 받은 우리가 영적으로 각성하여 이 땅에서 화목의 직책을 잘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일전에 서울 양화진에 있는 외국인묘지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은 우리나라에서 복음전도는 물론 개화와 독립, 근대화를 위해 기여한 선교사들과 가족이 묻혀있는 곳입니다. 저는 그곳에서 뜻밖에도 1903년 원산부흥운동의 주역인 감리교 하디 선교사 가족 묘역을 발견하였습니다.
하디 선교사는 45년 간 한국 선교사 생활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생애를 마쳤기에 이 땅에 묘비가 있을 리 없습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하디 선교사가 이 땅에 남겨둔 어린 두 딸의 이름이 적혀있었습니다. 이 민족에게 성령의 은총을 나눈 하디에게는 두 딸을 잃는 슬픔을 지닌 평범한 가장이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이런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비록 하디는 우리 곁에 없지만, 그가 남긴 영적각성의 유산을 다시 우리 시대에 회복하기 위해 그 분의 두 딸이 묻혀있는 그 묘역에 영적각성 기념비를 세웠으면 합니다. 이 기념비는 대부흥운동의 주역이 바로 우리 감리교회임을 역사적으로 기념하고, 되새기게 하는 기념비가 될 것입니다.
선교사 하디는 그 당시 자신의 선교 역량 부족과 영적 능력의 결핍을 다음과 같이 술회한 바 있습니다. “나는 3년 동안 남감리회가 처음 세워진 지경터에서 애써 일을 하였으나 선교사업에 실패하였다.” 그러나 그는 갈급한 심령으로 1903년 8월에 감리회 선교사 일곱 명과 함께 원산에서 성경사경회를 열던 중, 큰 감화와 은혜를 받는 새로운 체험을 하였습니다.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성령이 내 안에 충만하신 실증을 가지고서, 나의 부끄러움과 교만하고 완악한 마음과 믿음의 부족함과 모든 죄악을 자복하니 회중도 강한 죄의식과 믿음의 부족함을 비로소 깨닫고 모두 성령의 은사를 받게 되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원산 부흥운동의 출발이며, 이는 곧 1907년 대부흥운동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1907년 연초부터 시작한 평양 대부흥운동은 그곳 감리교와 장로교의 선교사들이 하디를 초청하여, 연합 사경회를 개최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하디는 자신의 깊은 영적 체험을 간증하고 회개운동을 촉구함으로, 한국 교회사의 역사적 전환점을 이룩하게 한 중심인물이 되었습니다.
1904년, 서울지역에 초청받은 하디 선교사는 부흥사경회를 인도했는데, 이 때 한국인 지도자와 성도들 가운데 성령의 감동하심으로 죄의 자백과 회개, 그리스도의 용서와 구원을 체험하는 강력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이 집회는 원산에서 모였던 선교사들의 집회와는 달리 한국인의 집회로 모였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인 평신도 지도자들이 신앙에 새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당시 하디 선교사의 부흥운동은 특별한 특징이 있었습니다.
첫째로, 부흥운동은 사경회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성경을 깊이 상고하고 그 말씀을 자신에 적용시키는 성서연구 운동이었습니다.
둘째로, 하나님의 말씀에 입각하여 죄를 자복하고 회개하는 기도 운동이었습니다.
셋째로, 받은 바 은혜와 사랑을 말과 행동으로 증거 하는 전도운동이 되었습니다.
넷째로, 초월적인 강한 힘을 체험했습니다.
다섯째로,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됨과 하나 됨을 이루게 하였습니다. 선교사들과 한국인의 장벽이 무너지고 남녀노소 교인들 간에도 신분계층의 차별이 없어져 원활한 협력관계가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살펴보았듯이 진정한 부흥운동은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말씀으로 새로워지고, 윤리적으로 성숙함으로써 가능해 집니다. 주님께서는 분명한 회개의 열매를 욕구하십니다. 날마다 회개만 한다고, 부흥회를 열고 뜨겁게 눈물을 흘렸다고 나 자신이나 교회가 달라졌습니까? 철저한 말씀중심의 교회, 치열한 그리스도인의 경건생활 이것을 통해 교회는 세상을 바꾸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부흥운동은 “다시” 라는 의미를 가진 네 개의 “리(Re)”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리펜턴스(Repentance)”즉, 회개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죄 없다고 인정해 주셨지만, 우리는 철저한 회개를 통해 하나님과 만나야 합니다.
두 번 째 단계는 “리컨사이리에이션(Reconciliation)” 즉, 화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당신과 화해하셨을 뿐만 아니라, 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화해의 사절로 삼으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음으로써 화해의 직분을 맡은 사람입니다.
세 번 째 단계는 “리뉴얼(Renewal)”즉, 거듭남입니다. 우리는 신생한 사람, 거듭난 존재가 되었습니다. 화해한 다음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화해한 우리 민족은 바로 그리스도 안에서 거듭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믿어야 합니다.
그리고 네 번 째는 “리바이벌(Revival)” 즉, 부흥의 단계입니다. 새로워져야만 부흥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회개, 화해, 거듭남, 그리고 부흥의 단계를 통해 우리 감리교회는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영적 부흥은 회개라는 잿더미 위에서만 가능합니다.
영적 부흥은 화해라는 하나님의 사건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영적 부흥은 거듭난 사람들의 헌신을 통해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감리교회가 추진하는 영적각성운동의 단계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웨슬리는 예배당을 크게 짓고, 교세를 확장하기 이전에 먼저 하나님 앞에서 철저하게 바로 서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초창기 감리교인들은 겨우 1%에 불과했지만 영국 사회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영적각성운동, 세계감리교대회,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 이 모든 것은 진정한 그리스도인, 진정한 감리교인을 만들어 가기 위한 신앙운동이요, 영적운동이라고 믿습니다.
호세아 선지자는 “그러니 너희는 하나님께로 돌아오너라. 사랑과 정의를 지키며, 너희 하나님에게만 희망을 두고 살아라”(호 12:6)고 권면합니다. 우리의 희망은 오직 하나님께 향한 것이며, 우리 역시 하나님의 선물로 이 땅에 존재함을 고백합니다. 부흥운동은 바로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운동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저는 하디 가족의 묘역에서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민족의 화해도, 이 민족의 통합도, 이 민족의 번영도, 영적각성이 없이는 무너질 모래성과 같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영적으로 각성하고 새로워지지 않으면, 건강하고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감리교회와 그리스도인이 되지 못한다면, 그동안 우리가 자랑해온 급성장과 자랑거리는 바벨탑이 되고 말 것입니다.
이제 존 웨슬리의 부흥운동이 18세기 영국을 변화시켰듯이, 20세기 초에는 하디 선교사가 영적 새바람을 통해 부흥의 기초를 쌓았듯이, 우리는 21세기 벽두에 우리 감리교회가 앞장서서 새로운 부흥운동을 주도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평신도 지도자로 부르심을 받고, 세움 받은 분들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희망을 주는 지도자가 되려면, 이러한 부흥운동에 앞장섬으로써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성경은 에베소서 4장 22-24절에서 말합니다.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쫒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심령으로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먼저 우리 감리교회 감독들이, 또 목회자들이 먼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이 일에 앞장서야 합니다. 양무리의 본이 되라는 말씀처럼 우리 장로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그래야 감리교회가 희망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나날이 새로워지는 감리교회’를 추구하는 것은 바로 성경적인 교회, 사도적인 교회, 복음적인 교회, 정통의 교회, 능력 있는 교회, 온전한 교회, 진정한 교회, 건강한 교회, 아름다운 교회, 그리고 더 좋은 교회를 만들어 가기위한 부흥운동이요, 개혁운동입니다.
우리는 희망의 지도자로, 희망의 청지기로 자신을 비우고 하나님 앞에 빈손으로, 맨 발로 설 수 있어야 합니다. 부탁드리는 것은 평신도지도자 여러분들도 올해에는 영적으로 각성하고, 또 말씀으로 더욱 깊어지고, 넓어지며, 새로워짐으로써 세계를 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새해에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물론 감리교회 전체가 희망의 교회로 변화되고, 희망의 공동체로 재창조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하나님께서 2006년에도 나날이 새로워지고, 든든히 서 가며, 세계로 나아가는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 “희망을 주는 평신도 지도자상”을 만들어 가시길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