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0-25
제26회 총회 입법의회 개회예배 설교(10월 25일)
희망을 주는 입법의회
베드로전서 3:15-16
할렐루야!
오늘 거룩한 성회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영광 돌립니다. 오랫동안 기도하며 준비해 온 제26회 총회 입법의회가 드디어 개회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주에서 열리는 입법의회를 통해 우리 한국 감리교회에 큰 비전을 보여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번에 입법의회가 제주에서 열리게 된 일은 하나의 사건입니다. 그동안 총회는 수도권을 벗어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모험이기도 했습니다. 감리교 제주선교 50주년을 기념하면서, 제주지방과 삼남연회는 감리교회의 불모지와 같은 제주 땅에 새로운 선교의 바람이 불도록 와서 기도해 달라고 간절히 요청하였습니다.
이번에 입법의회 총대와 별도로 제주 선교대회를 위해 전국에서 약 250명의 전도팀이 자비량으로 제주를 방문합니다. 사실 기도 없이는 불가능한 일들입니다. 우리는 호남선교대회를 통해 보았듯이 감리교회의 전도의 열기를 계속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내일 저녁 제주선교대회에 직접 참여하게 됩니다. 회의를 조금 일찍 정회한 후 저녁을 먹고, 우리 모두 제주시내로 나가 거리 전도를 할 것입니다. 거리와 광장, 광산촌과 교도소에서 담대히 복음을 전했던 웨슬리의 후예답게 제주도에 전도의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합니다.
처음에 입법의회를 제주에서 열기로 결정하고 나서 무엇보다 장소문제로 염려가 많았습니다. 애초에 사치스런 호텔회의장이나 컨벤션센터를 빌리는 것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감리교회의 희망은 높고 화려한 곳에서가 아니라 낮고 소박한 낮은 자리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2 천 년 전 임마누엘하신 예수님께서는 먼저 보여주신 일입니다.
여러분도 소식을 들으셨지만 예정했던 기적의 교회의 공사 진행이 늦어져 불가피하게 이곳으로 장소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마지막까지 땀과 눈물과 기도로 애쓴 기적의 교회 정성학 목사님과 성도님들에게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입법의회를 수용할만한 감리교회가 제주도에 생긴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는 매우 감격하였고, 이 일이 성사되도록 본부에서는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갑작스런 변경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잘 꾸며진 조천체육관에서 총회를 열게 된 것을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제주지방 여러 교회의 의자들과 비품, 성찬기, 헌금 바구니 까지 한데 모여서 아주 커다란 예배당을 이루었습니다. 이 일에 충성을 다해 헌신한 제주지방 고근섭 감리사님과 모든 제주지방 교회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제주 입법의회는 과거와 비교될 수 없는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열리는 입법의회이기에, 지리적 관심사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전임 감독회장 체제를 맞아 처음으로 열리는 입법의회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입법의회가 우리 감리교회의 청사진을 만들어 가는 매우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은 바로 재작년에 제도를 바꾸었던 당사자이십니다. 따라서 변화의 주역도 여러분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이번 입법의회는 앞으로 우리 감리교회가 과연 희망을 주는 교회로 거듭날 것이냐, 아니면 변화를 거부한 채 과거에 머물러있는 교회가 될 것이냐는 갈림길이 될 것입니다.
저는 여러 차례 자다가 벌떡 깨어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마 여러분께서도 입법의회를 위해 기회 있을 때마다 기도로 준비하셨을 것입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웨슬리 신앙전통에 따라 가슴이 뜨거운 교회이며, 영적 각성과 성결한 삶을 통해 사랑의 혁명을 이루어왔습니다. 그것은 희망을 주는 교회의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감독회장이 된 후 여러 교회가 갈등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답답한 것은 갈등과 불협화음을 호소하는 그 분들에게 법적으로는 아무런 대책을 강구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제도적으로 책임을 질 수 없는 입장에서 리더십을 요청 받을 때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와 선한 권면뿐이었습니다.
저는 이 입법의회가 거룩한 총회요, 거룩한 영적갱신의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먼저 교회의 대표자 된 우리가 앞장서서 감리교회를 감리교회답게 하는 일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나 자신, 우리 교회부터 경건의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상한 심령으로 하나님 앞에서 가슴을 치며 회개해야 합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선교 120주년을 맞아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라는 표어를 정하였습니다. 이것은 다시 하나님을 향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충실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니 너희는 하나님께로 돌아오너라. 사랑과 정의를 지키며, 너희 하나님에게만 희망을 두고 살아라”(호 12:6).
이것은 감리교회의 정체성을 바르게 정립하고, 앞으로 지속가능한 성장과 부흥을 위해 재도약을 하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갈등과 대결 속에 살아온 우리 민족에게 화해의 복음을 전하고, 민족을 복음화 하려는 한국감리교회가 꿈꾸는 위대한 희망인 것입니다.
희망의 사도, 베드로는 베드로전서 3장 15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예비하”라.
사랑하는 입법의회 대표 여러분!
이제 우리는 이 입법의회를 통해 우리에게 “감리교회에 무슨 희망이 있느냐?”고 조롱하는 이들에게 우리 속에 있는 “소망의 이유”를 보여줍시다. 선한 양심으로, 사람이 아닌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심정으로, 하나님 앞에서 가장 떳떳한 모습으로, 우리 감리교회가 희망을 줄 수 있는 분명한 이유가 있음을 증언해 봅시다.
이제 좌우에 앉으신 분들과 손을 잡으며 이렇게 말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이 희망입니다.” ….
“우리가 희망입니다.” ….
하나님께서 입법의회와 제주선교대회에 큰 은혜를 베푸시고, 여러분과 제주지방 위에 복을 주시길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