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도 목사 기념사업회 1주년 설교(7월 7일)
예수를 바라보라
히브리서 12:2
오늘 이용도 목사님 기념사업회 발족 1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오랜 기간 교권으로 인해 파문당하였다가, 얼마 전에 복권되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이용도 목사님에 대한 재조명과 평가 등 기념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될 줄로 믿습니다. 앞장 서 수고하시는 기념사업회 김종순 회장님과 모든 임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올해 우리 감리교회는 선교 120주년을 맞습니다. 앞으로 선교백서를 준비하고, 감리교 역사박물관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총회에서 결의된 한서 남궁억 기념사업회가 있고, 또 총회 실행부위원회에서도 탁사 최병헌 기념사업회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덕기 목사님, 이용도 목사님, 손정도 목사님에 대한 연구와 역사적 평가도 지속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몇 해 전에 20세기의 문을 연 네 명의 기독교 인물에 대한 전기가 책으로 출판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기독교인들인데, 이용도 목사, 함석헌 선생, 김재준 목사, 김교신 선생은 모두 1901년 생입니다. 서로 다른 교파와 신학사상을 가졌지만, 한 시대를 풍미하며 기독교인으로서 뚜렷한 족적과 자취를 남긴 분들입니다. 이분들에게 공통적인 것은 평생 한 분만을 사랑하며, 목숨을 걸었다는 점입니다. 그 분은 누구일까요? 바로 우리가 사랑하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히브리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가를 증거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대교 신앙과 그리스도교 신앙을 구분하지 못한 채 혼동하는 개종한 히브리인들을 향해 예수가 누구신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 방법으로 모세와 비교하기도 하고, 제사의식을 통해 새로운 대제사장직을 설명하기도 하며, 옛 율법이 아닌 새 언약을 일깨워 주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분명히 말하는 것은 기독교는 유대교를 모태로 하여 태어났지만, 다시 유대교로 돌아갈 수 없는 새로운 신앙이라는 점입니다. “이와 같이 예수는 더 좋은 언약의 보증이 되셨느니라”(히 7:22).
우리가 믿고 또 바라보는 예수는 누구입니까? 미국 주간지 <타임즈>는 밀레니엄 특집 기사에서 인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로 예수를 꼽았습니다. 이것은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 일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위대한 인물에 머물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16장 13절에서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 하느냐”, 또 이어서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마 16:15)라고 물으십니다. 바로 예수님은 나 자신과 구체적인 관계 속에서 분명한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나의 구세주이십니다.
본문은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가진 사람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바라보고, 그의 길을 따라가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전에 십자가는 범죄자의 형벌도구였으나 이제 구원의 증거가 되었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은 바로 우리 인생의 동행자이시며, 우리 인생의 목적이십니다.
따라서 예수를 바라보라는 것은 닮아가라는 것입니다. 예수를 바라보라는 것은 배우라는 것 입니다. 예수를 바라보라는 것은 믿으라는 것입니다.
이용도 목사님은 평생 이 예수를 부르짖고 살았던 분입니다. 당시 이용도 목사님이 고백하는 예수는 기성교회가 고백해 온 예수상과 달랐습니다. 그는 일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동안 제도교회 목사들이 요구하는 예수는 “육(肉)의 예수, 영(榮)의 예수, 부(富)의 예수, 고(高)의 예수”입니다. 그러나 이용도 목사가 주장하는 예수는 “령(靈)의 예수, 천(踐)의 예수, 빈(貧)의 예수, 비(卑)의 예수”입니다. 이용도는 우리에게 이렇게 회개를 촉구합니다. “예수를 갖다가 너희 마음에 맞게 할 것이 아니라, 너를 갖다가 예수에게 맞게 할 것이니라”
이용도 목사님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예수다! 우리의 신앙의 초점은 예수다!
소망에도 예수요, 인내에도 예수요,
기도에도 예수요, 찬송에도 예수다.
떠들어도 예수요, 잠잠하여도 그저 예수뿐이다.
생시에도 예수! 꿈에도 예수! 그리고 잠꼬대에도 예수다!
먹어도 예수요, 입어도 예수다!
그저 우리 생활의 중심 초점은 예수뿐이다.“
이용도 목사가 주장하는 목회관에 따르면, 한마디로 예수에 미친 믿음이요, 예수의 인간의 벽을 허무는 무차별 사랑의 실천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원동력은 기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이용도 목사님의 주장대로 예수를 더욱 사랑해야 합니다. “예수는 죽이고 옷만 나누는 현대교회”라는 그의 비판에 겸허히 귀 기울여야 합니다.
이용도 목사 기념사업회가 그의 생애를 조명하고, 그의 사상을 연구하며, 그의 삶을 본받는 아름다운 귀감이 되길 부탁드립니다. 특히 이러한 역사연구와 역사실천이 오늘날 우리 한국감리교회가 더욱 예수를 사랑하고, 개혁하며, 희망을 주는 일이 되기를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