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연회 연탄북송예배 설교(2005. 2. 4)
의좋은 형제
시편 133:1
반갑습니다.
오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강원도 북쪽 끝까지 찾아오셔서 연탄북송예배에 참석하신 여러분께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하시길 축원드립니다. 여러분의 뜨거운 동포 사랑이 이 엄동설한을 따듯하게 녹일 줄로 믿습니다.
예로부터 우리 부모님들은 형제간의 의를 가르치셨습니다. “동기간에는 늘 우애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과서에 실린 ‘의좋은 형제’라는 동화는 우리 민족의 미덕을 들려줍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민족은 다툼과 갈등을 겪으며 살았습니다. 전쟁을 치루어 원수처럼 지내왔습니다. 그 상처와 아픔은 반세기가 지난 오늘까지 남아있습니다.
올해는 광복 6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 광복의 역사는 또한 분단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남과 북이 화해하고 평화롭게 통일되는 일이야 말로 진정한 광복일 것입니다. 우리는 이 일을 위해 기도하고 하나님께 간구해야 합니다.
본문은 의좋은 형제의 모습입니다. 성경은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 133:1) 라고 말씀하십니다. 남과 북은 서로 한 형제요, 자매이며, 또 같은 식구요, 피붙이입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듯 우리가 서로 화목하며 의좋게 사는 일은 참으로 선하고, 아름다운 일입니다. 하나님 안에서는 남이나 북이나 구별이 없습니다.
오늘 우리 감리교회가 마련한 연탄 18만 장 중 일부를 금강산 온정리로 보냅니다. 이 연탄은 우리 동포를 사랑하는 마음과 정성이 담겨있습니다. 금강산 온정리에는 1920년에 이미 감리교회가 개척되었습니다. 개척자는 윤성렬 목사님이었습니다. 윤목사님은 교회 뿐 아니라 금강학교라는 초등교육기관과 수양관도 설립하는 등 이 지역에서 감리교회 선교의 지경을 넓히셨음을 역사가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 연탄이 우리 감리교회 윤 목사님이 사랑으로 돌보던 온정리 지역과 그 지역의 후손들에게 따듯한 선물이 될 거라 생각하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역시 가난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 연탄 한 장의 고마움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윗묵과 아랫묵이 통하지 않아 냉기가 심한 남북관계이지만 이제 아랫묵의 온기가 웃묵까지 전달되어 절절 끓는 그런 형제사이가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안도현 시인은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에서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우리 모두 이러한 뜨거운 사랑, 뜨거운 가슴을 간직하여 우리 민족의 하나됨을 위해 늘 뜨겁게 기도하고, 뜨겁게 사랑을 나누는 감리교인들이 되시길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