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키고 보호해야 할 나라
전 용 재 감독회장
6월은 우리가 사는 이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애국심을 더욱 다지고 고취하는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얼마 전 일본 고베에 다녀왔습니다. 스크랜턴 선교사의 묘소를 찾아 그 삶을 기리고 ‘조선 땅에 뼈를 묻고 싶다’는 유지를 받들어 유해일부라도 이장해오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분은 선교 초기 가난과 질병, 무지로 고통받던 조선의 민초들을 살리기 위해 병원과 학교를 세우고 교회가 벌이는 다방면의 사역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또한 후에 고베로 건너가서도 그곳에서 소외되고 억눌려 사는 조선의 백성을 끝까지 보살피다가 생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유해를 옮겨오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의 묘소가 고베 시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데다 무연고 묘지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1950년대에 외국인 공동묘지를 정하여 모든 외국인의 묘를 그곳으로 이장하였는데, 스크랜턴의 묘지는 가족이나 친지 등 연고자를 찾을 수 없어 무연고 묘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고베 시가 그의 묘를 이장해서 지금까지 60년 이상 관리해온 것입니다. 그렇게라도 지켜진 것이 감사한 일이지만, 그분이 정작 몸담고 헌신한 조선이 아닌, 그 조선을 식민지로 두고 악행을 일삼은 일본에, 그것도 무연고 묘지에 묻혀 있는 것을 보니 너무도 안타깝고 죄송했습니다. 이제라도 하루빨리 유족들 중 대표자를 찾아 연고자(관리자)로 지정하고, 이장을 하거나 한국에 가묘를 쓰는 일 등을 한국 감리교회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일련의 과정에서 마음에 묵직이 남는 것이 있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자기네 나라와 별 상관도 없는 한 선교사의 묘지를, 시의 문화재라는 이유로 최선을 다해 지키려 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입니다. 한편으로는 일이 더뎌지고 어렵게 진행되는 것이 답답하지만, 우리도 우리의 산하를 지키기 위해 이런 마음을 가져야 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이 민족이 어떤 민족입니까? 하나님께서 지극히 사랑하여 이 땅에 보내주신 수많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어둠에서 빛을, 질병에서 고침을, 가난에서 부를, 무지에서 지식을, 억압에서 자유를, 대한민국 수립의 가장 중요한 밑거름과 토양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이 민족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민족이요, 우리에게 주신 가장 값진 선물입니다.
구한말부터 3·1운동 당시 이 나라 이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수고하고 헌신한 교회가 바로 감리교회입니다. 민족대표 33명 중 16명이 기독교인이요, 그중 9명이 감리교인이었습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께서 깨우고 고치고 살리고 세우신 대한민국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보호하고 지키되, 내 생명처럼 해야 할 것입니다. 이 민족을 위해 더욱 기도하는 감리회의 모든 목회자와 성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