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의 거룩한 빛
전용재 감독회장
2015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을 맞아 기독교대한감리회의 모든 목회자들과 성도들 가정마다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함께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금년에는 네팔의 지진 참사를 비롯해 프랑스 IS 유혈 테러 참사와 같은 충격적이고 폭력적인 많은 어려운 일들이 있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국정 교과서 문제를 비롯하여 사안마다 진보와 보수가 갈등하고 사회적 갈등과 대립이 많았던 해이기도 합니다. 대외적으로도 일본은 역사를 외면하고 왜곡하는등 미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등 과의 관계 안에서도 국익과 관계성의 문제로 우리의 독자적 행보를 갈 수 없었던 때가 적지 않았습니다. 세계는 여전히 흑암과 혼돈가운데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 사회가 이렇게 어둠가운데 있을 때, 하나님을 믿는 주의 백성들이 주의 사랑을 받은 자로서 사회를 밝게 하고, 신자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합니다. 그런데 때로는 신앙인 마저도 이 사회의 어두워져 가고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안고 일어나야 하는 중요한 때에 주의 백성으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하지 못할 때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종교마저도 이 사회를 평화로 이끌지 못하고 희망과 기쁨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사야서 3장에 보면 선지자 이사야가 당시 하나님께로부터 멀어지면서 도덕적으로도 무너지고 있는 유다 나라와 백성들을 두고 한탄하며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서로 학대하며 각기 이웃을 잔해하며 아이가 노인에게, 비천한 자가 존귀한 자에게 교만할 것이며 혹시 사람이 자기 아버지 집에서 자기의 형제를 붙잡고 말하기를 네게는 겉옷이 있으니 너는 우리의 통치자가 되어 이 폐허를 네 손아래에 두라 할 것이면 그 날에 그가 소리를 높여 이르기를 나는 고치는 자가 되지 아니하겠노라 내 집에는 양식도 없고 의복도 없으니 너희는 나를 백성의 통치자로 삼지 말라 하리라 (사 3:5-7)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오늘날 각국 나라마다 이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나라 이웃끼리 서로 돕고 살지 않고 잔혹하게 대합니다. 청년들이 장년, 노년층들에게 신뢰와 예의도 대하지 않고 사회의 잘못을 탓합니다. 마땅히 청종해야 할 바른 뜻을 보여주는 사회의 어른들을 찾기 힘들기도 하지만, 있어도 힘들게 그 본을 따르기보다는 쉽고 충동적이고, 파괴적인 행동방식으로 살아갈 것을 택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바르게 살아야하는 목적과 이유를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묵묵한 희생과 책임감으로 가정을 이끄는 아버지를 상실한 시대입니다. 사랑과 현명한 교육으로 가정을 지키는 어머니를 상실한 시대입니다. 묵묵히 땀을 흘리며 사회와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의 수고는 묻혀버리고, 돈과 화려한 겉모습이면 어디서나 통하고 인정받는 그런 시대입니다. 이것이 가정을 상실하고, 이웃과 나라를 상실하고, 인내와 정직으로 성숙한 열매맺는 법을 알지못하게 된 젊은이들이, 자신들이 한 일이 얼마나 잔혹한 짓인지는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피해자임을 거듭 주장하고만 있는 이유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과 멀어지며 사회적으로, 도덕적으로 무너진 사람들을 살리시려고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주셨습니다. 어둠을 밝히시려고 거룩한 빛을 보내 주셨습니다. 이것이 성탄의 의미입니다.
하나님을 상실한 인류가운데, 또한 하나님과 멀어져 영적으로 사회적으로 멀어져 무너저버린 우리의 어두운 마음 가운데 성탄의 거룩한 빛이 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내가 네 손을 잡아 너를 보호하며 너를 세워 백성의 언약과 이방의 빛이 되게 하리니 네가 눈먼 자들의 눈을 밝히며 갇힌 자를 감옥에서 이끌어 내며 흑암에 앉은 자를 감방에서 나오게 하리라” (사42:6-7)
사랑하는 150만 감리회 목회자와 성도 여러분,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위로요 우리를 바르고 선한 길로 이끄시는 목자가 되십니다. 거룩한 빛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며, 하늘의 영광을 보여주는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은혜로운 성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위로부터 내리시는 임마누엘의 평화와 축복이 가득한 성탄되시기를 바랍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