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1-21 SOS은행 창립예배 설교
너의 아버지가 갚으시리라
마 6:2-4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개척선교회와 오늘 창립하는 SOS은행과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저는 그동안 개척선교회와 김영호 목사님이 일 만원의 헌금을 일천명이상의 후원자로부터 모아 개척선교와 미자립교회를 위해 헌신해 온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개척은 대형교회만 할 수 있는 커다란 프로젝트로 생각했는데, 대단한 발상의 전환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일을 통해 우리 감리교회에 희망을 나누고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오늘 우리 감리교회는 목회자 수급 불균형이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2004년도 통계를 보면 한해 평균 355명이 임지를 찾지 못해 목회를 나가지 못하고 있으며, 1995년 이후 과잉 공급된 수만 하더라도 3천명에 이르는 엄청난 예비 목회자들이 목회를 나가고 있지 못한 실정이라고 합니다.
목회자의 과잉공급현상은 결국 미자립교회의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목회를 나갈 곳이 없게 되니 교회를 개척할 수밖에 없고, 또 교회를 개척한다고 해서 당장 사람이 몰려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려움은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지난 2월말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 감리교회에 결산 2,500만원 이하의 미자립교회가 전체의 41%에 이른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가난은 나랏님도 어쩌지 못한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경제적으로 가난한 동역자들의 형편을 돌봐야할 마땅한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동역(同役)이란 말을 사용하는 것은 짐을 함께 짊어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동역자들 사이에 지나치게 벌어진 양극화 현상은 우리 공동체를 위협하고, 건강도를 해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일을 위해 기도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오늘 개척선교회가 긴급한 도움을 요청하는 동역자들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SOS은행을 창립하는 일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감독회장으로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특히 김목사님이 시무하시는 대명교회가 주동이 되어서 이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참으로 고맙고, 대견하게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크게 흔들어 넘치도록 복을 주실 줄 믿습니다.
사실 우리가 살다보면 SOS를 칠 때가 참 많이 있습니다.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국제무선 구조신호인 ‘SOS’는 ‘Save Our Ship’(세이브 아워 쉽) 또는 ‘Save Our Souls’(세이브 아워 소울스)의 약칭입니다. 배의 조난요청에 대한 긴급성은 영혼의 구원요청과 어울립니다. 무엇보다 경제적 빈궁을 해결하는 긴급한 도움 요청은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과 관련한 문제이기에 우리가 최우선으로 지원해야할 문제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매우 소중한 일에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박사였습니다. 그는 그라민 은행을 세워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신용으로 돈을 대출해 주었고, 이 일을 통해 빈곤 탈출의 길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즉 방글라데시에서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준 일에 기여함으로써 노벨평화상 수상이라는 세계적인 영광을 얻었던 것입니다.
우리 감리교회가 “희망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번에 제안하는 ‘상생네트워크 형성’이라든가, ‘희망목회 포럼’은 목회자 간 서로 지원하고, 힘을 얻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 주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매우 연관적인 교회입니다. 그 뜻은 서로 다른 교회를 섬기지만 ‘감리교회’ 한 교회를 섬기는 공동목회정신을 담고 있는 것이 감리교회의 기본 정신입니다. 이러한 의식은 자기 자신의 목회를 긍정할 뿐 만 아니라 같은 동역자의 마음으로 다른 교회의 목회를 돕고 긍정하는데로 나아가게 합니다. 우리가 전개하려는 상생목회는 희망목회의 모델을 제시하고, 상생네트워크를 마련하여, 도시와 농촌교회, 자립교회와 미자립교회, 또 큰 교회와 기관목회, 소외자선교를 지원하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저는 상생목회운동을 통해 ‘건강한 감리교회’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음을 믿습니다. 이 일에 개척선교회가 앞장 서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오늘 하나님 말씀은 예수님의 산상수훈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당시 유대교의 세 가지 경건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데, 그 핵심은 자선과 기도와 금식이었습니다. 특별히 본문은 구제의 원칙을 잘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첫째는 “은밀하게 하라”, 둘째는 “너희 아버지가 갚으시리라”입니다. 은밀하게 하라는 것은 자선행위 자체가 이웃보다는 자선하는 사람의 의를 드러낼까 하는 위험을 경고한 것입니다.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주님의 말씀은 만고불변의 진리가 되었습니다. SOS은행 역시 이 진리의 말씀을 명심하여, 많은 이들이 여러분의 선행을 보고 따라 본받을 수 있기를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앞으로 이 일의 진행과 발전에 대해서는 염려하실 일이 없습니다. 우리가 은밀하게 구제할 때에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가 갚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가 갚으시리라”(마 6:4).
이제 믿음으로 시작하는 SOS은행에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시고, 이 선한 사역에 동참하는 모든 분들에게 복을 내리시길 빕니다.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살과 피를 우리를 위해 나누셨던 그 거룩한 나눔의 정신이 우리 감리교회에 아름다운 영향을 끼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