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크리스마스!
아름다운 강림절기입니다. 추운 겨울,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기쁨과 성탄의 축복이 6,014 감리교회와 157만 감리교인 모두와 함께하시길 소망합니다.
해마다 성탄절이 다가오면 감리회관 앞 희망광장에서는 선교국 주관으로 ‘광화문 크리스마스’가 열립니다. 낮은 곳에 임하신 아기 예수를 참되게 영접하는 일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주노동자, 장애인, 백혈병 소아암 환우, 혼혈아동·이주민 2세, 다문화 가정의 외국인이주여성, 노숙인 등 우리 곁에 온정이 필요한 이웃은 얼마나 많은지요.
행사를 할 때마다 가까운 서울 시내에 위치한 교회들과 여선교회가 협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솔선수범해 온 선교기관들과 연대하여 그 뜻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광화문 크리스마스’가 열립니다. 일곱 번째는 어떤 ‘낯익은 이웃’이 우리에게 찾아올지 궁금합니다. 여러분의 참여와 따듯한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준비하는 본부 직원들의 말을 듣자하니 ‘광화문 크리스마스’가 열릴 때마다 유난히 날씨가 추워 예배드리는 일 자체가 꽁꽁 얼어붙는 고난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한데서 태어나시고, 말구유에 뉘어 있으시던 아기 예수의 가난한 형편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주님은 낮은 곳에, 거절당한 모습으로, 가난하게 태어나셨습니다.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성탄의 풍경입니다.
크리스마스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단어를 하나 꼽으라면 ‘노숙’(露宿)일 것입니다.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성탄은 바로 어느 노숙 부부에 관한 진실입니다. 마리아와 요셉은 멀리 길을 떠나야 했고, 변변히 머무를 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여관주인은 빈 방을 구하는 그들을 거절하였습니다. 결국 마리아는 집 밖에서 몸을 풀어야 했는데,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지푸라기가 깔린 진짜 마구간이었습니다.
이렇듯 하나님의 구원은 가난한 사람들의 구체적인 현실조건 속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평생 집 없이 사셨습니다.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도다.”(눅 9:58)
주님께서 이 땅에 오신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눅 4:18)는 일입니다. 그것은 가난한 사람의 심정이 되어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 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마 25:40)인 가난한 이들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그들의 구체적인 현실 가운데에서 사랑을 나누어야 합니다.
이제 아기 예수는 우리 마음속에서 다시 태어나셔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교회는 12월 25일 하루뿐 아니라 1년 365일 가난한 이들의 친구가 되는 크리스마스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이미 우리 곁에 찾아오신 성탄, 그 감동의 드라마가 올해에도 낮은 곳에서, 가난한 이들과 더불어 우리 삶 가운데 이루어지길 축복합니다.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눅 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