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를 앞둔 농부의 심정으로\”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하시길 빕니다. 6,014 감리교회와 156만 3천여 감리교인 모두에게 가을의 풍성한 기쁨과 열매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어느덧 가을바람이 불고 추수의 계절이 다가 오고 있습니다. 오곡백과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그 은혜를 생각하는 절기입니다. 이맘때쯤 1년 내내 구슬땀을 흘리며 생명을 가꾼 농부의 가을들녘 소식을 듣습니다. 이 일은 하나님의 창조질서와 생명의 섭리를 가꾸는 일입니다. 농촌교회는 도시교회의 뿌리입니다. 그러나 도시화와 산업화로 농촌은 피폐되고, 점점 고향의 꿈과 추억을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점점 텅 비어 가는 농촌교회와 이를 지켜 온 목회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보다 든든한 대책과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고향교회에서 배운 신앙을 기억하고, 농촌교회에서 경험한 순수한 사랑의 마음으로 다시 농촌을 살리고, 교회를 지키는 데 지혜와 정성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여전히 농촌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과 교인들의 기도와 땀, 희망은 70퍼센트 이상 도시화된 오늘에도 소중합니다. 가을 문턱에서 소망하는 것은 지금까지 농촌교회라는 뿌리를 통해 도시교회가 열매를 맺었듯이, 도시교회의 나눔을 통해 농촌교회가 다시 꽃을 피울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하나님의 질서는 현재 우리 감리교회가 겪고 있는 아픔을 통해서도 회복되어야 합니다. 저는 지난 1년이란 기간이야말로 하나님께서 감리교회를 새롭게 하시려고 갈등과 대립을 통해 기도하게 하신 과정이었음을 믿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고통스럽고, 안타까웠습니까? 감리교회를 사랑하는 모든 분에게 하나님의 선하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가를 묻는 광야의 시간과 다름없었습니다. 마치 농부가 직면한 오랜 가뭄이요, 갑작스런 태풍과 같은 위기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고통을 웃음으로, 파행을 결실로 거두어야 할까요? 저는 파산 위기에 직면한 감리교회의 청지기로 부름 받았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거대한 재해와 재앙 앞에 기도와 눈물밖에 할 것이 없는 농부처럼 그저 하나님의 뜻을 묻고,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또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이루기 위해 묵묵히 종의 입장에서 처신할 뿐이었습니다.
이제 장정과 법의 순리에 따라, 또 감리교인들의 중지와 중론을 모아 12월 말 이내 감독회장 재선거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감리교회 정상화를 위해 법원에서 선임한 유일한 집행자로서 하루속히 재선거를 치러야 할 막중한 소임이 있습니다. 이것은 대부분 감리교인들의 소원이기도 합니다. 감리교 평신도 단체 모두가 공정한 법질서에 따라 재선거 실시를 요청하는 간곡한 청원서를 올린 바 있습니다.
이제 감리교회가 하루속히 제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것, 이것은 책임 있는 모든 이들이 겸손히 감당해야 할 멍에입니다. 바라기는 재선거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기도하면서 신실하게 참여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하나님께서 감리교회를 도우셔서 오른팔로 함께하시고, 모든 감리교인의 풍성한 감사와 승리의 개가가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나는 참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 무릇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그것을 제거해 버리시고 무릇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열매를 맺게 하려 하여 그것을 깨끗하게 하시느니라.”(요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