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사회복지법인 12주년 사회복지대회 설교(2008.9.5)
하나님의 긍휼하심으로
시편 123:1-2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감리교 사회복지법인 창립 12주년을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70개의 기관이 참여하여 우리 사회복지법인이 점점 발전해 가고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특히 모든 기관에서 헌신하고 있는 목사님들과 사회복지사 여러분, 그리고 모든 현장사역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우리 감리교 사회복지 사업을 벌이는 모든 기관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격려하고, 서로 배우며, 서로 협력하는 시간입니다. 무엇보다 이 자리에서 많은 분들이 공로자로서 상을 받게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여러분의 수고를 기억합니다. 앞으로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의 사랑의 행위에 대해 크게 복을 주시길 빕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123년 전 선교가 시작된 이래 근대교육과 사회복지운동에 있어서 선구자의 역할과 사명을 감당해왔습니다. 특히 사회복지 활동에서 남다른 모범을 보여왔습니다.
1921년, 마이어스 선교사가 시작한 한국 최초의 사회복지관 태화는 우리나라 복지사업의 산역사와 다름없습니다. 이러한 역사가 계승되어 우리 감리교회는 두 개의 사회복지 법인체를 골격으로 하여 전국적인 범위에서 활발하게 복지사업을 전개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교단장 모임에 가서 듣는 이야기는 우리 감리교회가 사회복지재벌이라고 하더군요. 그만큼 남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은 모두 여러분이 열심히 일하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사회에서 복지사업이 전개된 것은 6.25 동란 이후 가능했지만, 본격적인 사회복지운동은 불과 10여 년 전부터 전개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 감리교회가 신앙운동과 복지사업을 결합시키고, 복지운동과 사회개혁을 연결한 매우 역사적인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복지운동은 한마디로 예수사랑의 실천운동입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인류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시기까지 하신 끝없는 희생과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저는 사회복지운동이야말로 입으로 전하는데 그치는 사랑이 아니라, 몸으로 살면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 하는 운동임을 믿습니다. 바로 예수님께서 칭찬하신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선행이요, 자신의 재산을 나누려고 했던 부자 삭개오의 희생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사회복지운동에서 가장 필요한 예수님의 성품을 하나 꼽으라면 무엇보다 긍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긍휼은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하는 중요한 낱말로 히브리어 ‘락하밈’을 번역한 것입니다. 이 말은 본래 자궁이란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다시 말하면 ‘자기 태를 찢고 나온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정’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마디로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심정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사야 49장 15절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여인이 어찌 그 젖 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사 49:15)
하나님께서는 어머니보다 더 크신 긍휼로 사람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사랑하신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감리교 사회복지법인의 모든 기관이 이러한 하나님의 인간을 사랑하는 심정으로 하나님의 긍휼을 실천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유대인들의 우화적인 이야기를 모은 책에 다음과 같은 흥미 있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느 날 하나님께서 우주를 창조하시기 직전에 먼저 천사를 창조하시고 그 다음에 천사들과 대화를 나누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한 천사를 부르셨습니다. 이 천사의 이름은 ‘의의 천사’였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세상을 창조하고 그 세상에서 가장 으뜸이 되는 피조물로 인간을 창조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 때 의의 천사가 대답하기를 “하나님, 절대로 인간을 창조하지 마십시오. 인간들은 온갖 불의로 이 세상을 더럽힐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두 번째 천사를 부르셨습니다. 이 천사의 이름은 ‘거룩한 천사’였습니다. 하나님은 똑같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내가 인간을 창조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때 거룩한 천사도 대답하기를 “하나님, 인간을 창조하시면 절대로 안됩니다. 그 인간들은 이 세상을 더러움으로 가득 채워놓고 말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세 번째 천사를 부르시고 똑같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세 번째 천사인 ‘빛의 천사’도 인간은 세상을 어둠으로 만들 것이라고 하면서 반대하였습니다.
하나님은 마지막으로 네 번째 천사를 부르셨습니다. 이 천사의 이름은 ‘긍휼의 천사’였습니다. 하나님은 똑같은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그 때 긍휼의 천사는 “하나님, 인간을 창조하셔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면 이 세상은 불의하고, 더러워지고 어둠속에 잠길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불의함, 더러움과 어둠속에 있는 인간들에게 저는 기어이 그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이야기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새로워지고 하나님께서 기대하시며 바라시는 온전한 사람이 되도록 그들을 하나님 앞으로 인도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오늘 시편 본문인 123편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늘에 계신 주여 내가 눈을 들어 주께 향하나이다. 종의 눈이 그 상전의 손을 여종의 눈이 그 주모의 손을 바람같이 우리 눈이 여호와 우리 하나님을 바라며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기를 기다리나이다”(123:1-2)
인간은 언제나 하나님을 향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돌아온 탕자처럼 아버지의 집을 잊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아버지의 사랑은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주는 것입니다.
스펄전 목사님은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의 눈은 회개의 눈보다 빠르다”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과 상관없는 자리에 있을 때에도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며, 우리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받아주시고, 우리를 구원하십니다. 마치 우리는 복지활동을 하면서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것 같지만, 우리는 언제나 하나님 사랑의 중심에 머물러 있습니다.
앞으로 감리교 사회복지재단이 선교와 봉사의 비전을 나날이 확대하여,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칭찬 듣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