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회발전연구원 창립예배 설교(2007.09.21)
감리교회의 기본
디모데후서 3:16-17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오늘 교육국 내에 속회연구원을 개설하게 됨을 축하드립니다. 이 일을 위해 교육국위원장 이기복 감독님과 김두범 교육국 총무님 그리고 속회정책위원회 위원여러분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참으로 때늦은 감이 있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오늘부터 최선을 다해서 우리 감리교회의 신앙전통이요, 제도의 뿌리인 속회의 현대적 적용과 활성화를 위해 수고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속회 그 자체에 대해 이의가 있던 적은 없었습니다. 사실 신앙생활에 있어서나, 조직활동에 있어서 효용성을 따지자면 역사적으로 속회만한 제도가 없습니다. 오래 전부터 속회의 다른 형태로 셀, 순, 목장, 다락방 등 다양한 소그룹이 타 교단과 단체에서 원용되고, 크게 성행하여, 우리 감리교 목회자들도 여기 저기 기웃거려 왔던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소그룹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셀, 순, 목장, 다락방은 모두 존 웨슬리의 클래스 미팅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심지어 북한에서 주민을 통제하는 주민총화라는 제도가 그 형식을 우리 감리교회에서 본 뜬 것이라는 연구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것은 속회가 얼마나 훌륭한 제도요, 신앙생활의 기본원리를 지닌 제도인가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감리교 속회는 금요일 저녁에 시간이 있는 사람끼리 모이거나, 임원들이 의무감에서 모이는 능력없는 조직이 아닙니다. 바로 속회는 성령의 능력, 위로의 능력, 섬김의 능력, 공동체의 능력이 회복되고, 매주 되살아나는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들의 모임입니다. 바로 속회는 감리교회의 기본이 되는 조직이요, 속회를 통한 교회부흥은 감리교 부흥운동의 기본원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초기 감리교회는 속회의 능력으로 부흥했습니다. 소그룹의 교인들이 서로모여 강도높게 신앙훈련을 하였고, 생활경험을 공유하였습니다. 평신도 지도자들이 양육되었고, 영국사회를 변화시킬 불씨로 자라났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속회의 제일 목적은 성경공부나 전도나 교회성장이전에 영적 고백과 영적 나눔을 통한 영성생활 훈련이었습니다. 속회는 영성훈련의 장이요, 그 결과 감리교회는 성화의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현재의 공과 중심의 속회를 넘어서 한 주간의 영적 삶의 경험을 함께 고백하고 서로 교정하고 지원하고 나누는 성화의 훈련장이 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바로 속회의 진정한 공과는 속도들의 지난 한 주간의 삶이라는 것을 존 웨슬리는 가르쳐주었던 것입니다.
이번 속회발전연구원의 창립은 우리 감리교회가 추진하는 ‘희망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특히 네 번째 운동인 ‘기도와 말씀으로 든든히 서는 감리교회’로서, 저는 속회발전연구원과 여기에 참여하는 모든 이사와 연구원과 실무자들이 감리교회 부흥의 본질적 동력을 회복하는 우리 시대의 으뜸가는 메토디스트가 되기를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침례교 목사인 스카렛 브레더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감리교인은 형식적인 원칙주의자나 규칙쟁이가 아니다. 성령께서 이끄시는 새로운 방법을 사모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늘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항상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 온 감리교인들입니다. 그 새로움은 항상 하나님의 말씀에 든든히 기초하여, 시대와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복음의 능력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디모데후서 3장 16-17절은 우리가 잘 아는 말씀입니다.
요약하면, 하나님의 감동으로 쓰여진 성경은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한 책입니다. 즉 성경은 교훈, 바로 진리의 책이면서 동시에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 위한 하나님의 말씀인 것입니다.
그 결과가 무엇입니까? 바로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인 것입니다.
저는 이 말씀을 통해 교회가 해야 할 기능 중에 속회라는 제도가 얼마나 성경적이고, 영적인 조직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러분은 경건주의 전통의 지도자인 진첸도르프 백작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는 모라비안 교도의 지도자로, 존 웨슬리가 회심 한 후에 방문하여 우리 감리교회와 매우 친숙한 존재입니다. 진첸도르프는 1728년 5월3일, 저녁예배를 마치면서 모인 사람들에게 다음날 묵상할 성경구절을 나누어주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시작한 경건생활이 하루하루 쌓여서 성구모음집으로 편찬되었고, 이 가운데에서 하루하루 오늘의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을 뽑고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확신 가운데, 전적으로 하나님께 의지하려는 마음으로 매일 저녁에 한 구절씩 제비를 뽑았던 것입니다.
이러한 전통은 우리 생각에 이미 망하고도 남을 오늘 유럽교회를 유지시켜주는 경건의 에너지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로중’이란 일일성구집으로 발행되어 전 세계 50개 언어로 발행되고 있는 경건주의 전통이 현대인들의 일상을 지배하는 말씀의 유산이 되었습니다.
우리 감리교 속회가 이보다 못할 일이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는 위대한 유산을 지닌 메토디스트답게 사명감을 갖고 복음 앞에 더욱 충성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속회발전연구원을 조직하여, 감리교회의 전통을 계승하고 회복시키려는 것은 또 하나의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바로 감리교회를 새롭게 하는 출발점이요, 감리교회 부흥을 모색하는 위대한 도전이 될 줄로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시작에 주춧돌을 놓으시고, 우리가 서로 협력하고 발전하도록 징검다리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 일을 통해 우리 감리교회가 함께 기도하고, 지향하는 “신실한 사람들,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를 이루어 가기를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