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9-21 수련목 영성수련회 폐회예배 설교
그리스도를 본받아
빌 2:5-11
할렐루야!
오늘 수련목 영성수련회에 참가한 여러분 모두에게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짧은 일정이지만 여러분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요, 감리교회 목회자의 일원으로서 새로운 각오와 결단이 있었기를 기대합니다.
얼마 전에 장단기발전위원회에서는 우리 감리교회의 훈련체계에 대해 논의한 일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수련목과 준회원, 정회원, 평신도에 이르기까지 모든 훈련과정을 웨슬리영성에 맞게 일체화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우리 개신교회도 수도원의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또한 목회자의 길을 선택한 이들에게 영적성숙을 위한 강도 높은 훈련의 필요성이 강조되기도 하였습니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우리 감리교회의 특별한 영성과 리더십은 더욱 강화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목회자와 평신도가 모두 새로워져야 합니다.
여러분이 과정 중에 있는 수련목 제도의 취지는 한편으로는 바늘구멍인 목회 입문의 기회를 확대하고, 다른 한편으로 다변화된 사회에 맞춰 목회방식의 다양화를 꾀하자는데 있습니다. 특히 수련목 제도는 일반적인 목회는 물론 사회선교나 특수선교의 전문화를 열어 가는 좋은 과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기회가 현재는 매우 제한적으로만 적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많은 개선을 통해 앞으로 다양한 사역의 장이 열리기를 소망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여러분도 자신의 소명을 위해 더욱 입을 벌려 기도하고 노력함으로써, 성숙한 목회자, 실력 있는 목회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본문인 빌립보서는 사도바울이 감옥에서 쓴 편지입니다.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 사이에 다툼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실 교회든 어느 공동체든 질서나, 말이나, 인간관계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부족하고, 하나님 앞에서 죄인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매우 근본적인 데 있습니다. 바로 교회의 존재 의미와 목적이 불확실할 때 반드시 위기가 찾아옵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갈등과 위기 속에서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사실입니다. 그 위기와 갈등이야말로 하나님이 개입하시고, 일하시는 현장임을 분명히 명심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교회 안의 다툼과 분쟁 속에서 싸움을 말리는 가장 큰 수단으로, 바로 교회의 본질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증거합니다. 우리 주님은 인간을 지배하기를 원치 않았고, 오히려 사람들에게 봉사하기를 원하셨습니다. 주님은 자신의 길을 원치 않고 다만 하나님의 길을 원했습니다. 주님은 높임을 받기보다는 인간을 위해 버리기를 원하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빌 2:5).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구원 받은 사람들입니다. 구원받은 이들은 자신의 삶속에서 성화를 이루어 가야 합니다. 성령께서는 우리의 마음에 역사하셔서 인격을 새롭게 하시고 성숙한 삶으로 이끌어 가십니다.
우리는 자기가 믿는 예수가 누구이며, 어떤 분인가를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맘속에 놀라운 사랑이 있고, 그 생활 속에 무조건의 순종이 있다면 그는 그리스도인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세상의 누구에게나 드릴 수 없는 사랑과 충성과 복종을 예수 그리스도께 드릴 준비가 된 사람들입니다.
바울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은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복종하신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지고 서로 섬기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겸손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알고, 하나님의 의로우심을 깨달으며, 자신의 한계와 연약함과 죄인임을 인식할 때 가능합니다. 우리의 실패의 원인은 결코 약함에 있지 않습니다. 스스로 강하다고 생각하는데 있습니다.
저는 가장 아름다운 경건의 모양은 한 마디로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스도를 본받는 일, 예수의 마음을 닮아가는 일은 최고의 영성이요, 최상의 영성입니다.
얼마 전에 우리는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루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감리교회가 세계적으로 위상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고,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케 하시는 하나님”이란 대회 주제에 맞게 우리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믿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기회에 우리 감리교회가 지닌 존 웨슬리의 ‘칭의와 성화’ 교리가 전세계적으로 루터교회와 로마 가톨릭까지 공감하고, 일치할 만한 최고의 신학임을 보여줬다는 것은 우리 감리교회의 자랑이고, 대단한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 감리교회는 정체성문제에 관심을 갖고 정책을 세우고, 영적각성운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웨슬리 영성입니다.
웨슬리영성은 무엇입니까? 우리 감리교와 장로교는 서로 어떤 차이가 있느냐라는 이야기를 나눈 일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장로교는 ‘지키는’ 교회이고, 감리교는 ‘바꾸는’ 교회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장 칼뱅과 존 웨슬리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교리를 지키고, 제도를 지키고, 질서를 지키는 교회가 바로 장로교회입니다. 따라서 변화를 싫어하고, 보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감리교회는 늘 새로워지는 교회입니다. 존 웨슬리는 영적으로 회심을 하였고, 성공회가 금지하는 옥외집회를 열었으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증거 하기 위해 낮아졌으며, 섬김의 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감리교회는 생명력이 있는 교회요, 가슴이 뜨거운 교회였습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희망의 공동체였고, 이제 이러한 웨슬리의 영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수련목회자로서 사역의 길에 들어선 여러분!
이미 여러분은 목회의 출발선에 선 사람들입니다. 이 시간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자랑스런 목회자로서 아름다운 비전을 공유하고, 웨슬리의 영성을 계승하며, 더 나아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제자의 삶을 위해 기도하시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감리교회의 신앙 공동체로서, 희망을 만들어 나가십시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사역과 제자의 길에 함께 하셔서, 언제나 은총과 존귀함이 같이 하시길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