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2-04 육군훈련소 진중세례식 설교
나의 목자 되신 하나님
시편 23:1-4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장병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한겨울에 훈련을 받느라고 얼마나 고생이 많습니까? 얼마 전에 맞은 설날은 어떻게 보냈습니까? 떡국은 맛있게 드셨습니까? 아마 여러분이나, 여러분의 부모님은 세상에서 가장 목 메이는 떡국을 드셨을 것입니다.
좀 쑥스럽겠지만, 옆에 앉은 동료들과 손을 잡아 봅시다. 손바닥을 쓰다듬어 보고 손의 따뜻함을 느껴봅시다. 훈련 기간 중에 손이 뭉툭해지고, 굳은살이 배기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서로 옆의 사람 얼굴을 마주봅시다. 자세히 들여다봅시다. 그새 겨울 햇빛에도 검게 그을리지 않았습니까?
한번 어깨를 껴안아 봅시다. 등을 두들겨 줍시다. 그동안 훈련 받느라고 수고 많았지요. 서로 격려해 줍시다. 쳐진 어깨를 추켜세워 줍시다. 소망의 인내를 계속 간직하도록 서로 힘을 줍시다.
이러한 마음으로 서로 격려하면서 훈련생활을 마무리한다면, 못이길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용기와 지혜를 주시길 축원합니다.
오늘 육군훈련소 진중세례식에 참석하여 여러분과 만난 것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를 한편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고/ 쉴 만한 물가로 인도 하시는 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 하시는 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혹시 이 시를 들어 보신 일이 있습니까? 바로 구약성경의 시편 23편입니다. 이 시편 23편은 전국 8도 사투리로 번역되어 인터넷 상에도 회자된 유명한 말씀입니다.
다윗이 쓴 시편 23편은 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시라고 합니다. 그래서 가장 널리 암송되고 있으며, 심지어 ‘지상 최대의 시’라는 별명이 붙어 있습니다. 성경에서 시편 23편만큼 대중적인 하나님의 말씀은 없을 것입니다.
시편 23편에 얽힌 이야기는 꾸준히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나치에게 희생당한 유대인의 홀로코스트의 악몽 속에서도 유대인들은 이 시편을 암송하였고, 심지어 미국의 9.11 항공기 테러와 관련한 이야기까지 시편 23편은 숱한 에피소드를 만들고 있습니다.
즉 시편 23편은 인간의 온갖 위험과 아픔을 하나님과 관계 지으며, 버무려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시를 암송하는 사람마다 시편 23편은 현재진행형이 됩니다. 그러면서 날마다 하나님과 구체적인 관계를 맺어 가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아직 “국군 아저씨께”로 시작하는 위문편지를 받아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오래 전입니다만, 우리나라 대학영어교재에 소개된 이야기 한편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비행기 조종사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한 여성으로부터 위문편지를 받게 되었고, 여러 차례 편지를 주고받으며 펜팔을 지속하게 되었습니다. 그 여성은 편지에 시편 23편을 소개하면서, 이 시를 암송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였고, 이 군인은 여성의 편지를 계속 받고 싶었기 때문에 기꺼이 받아 들였습니다.
어느 날 그는 연습 비행 중에 잘못된 기류에 휩싸였습니다. 비행기 동체는 사정없이 흔들렸고, 그 역시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눈앞이 캄캄해진 그 순간 그의 뇌리를 스치는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그는 펜팔 여성에게 편지를 썼고, 그리고 마침내 휴가를 가서 드디어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은 여러분이 상상하시기 바랍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나의 목자’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목자가 되신다는 것입니다. 목자는 양을 돌보는 주인입니다. 하나님을 목자라고 한 것은 인간은 하나님의 돌보심이 꼭 필요한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소, 말, 양은 모두 집에서 기르는 가축입니다. 그러나 동물에 따라 다루는 방식은 가지가지입니다. 이 짐승들을 다룰 때, 소는 뒤에서 몰고 가야하고, 말은 옆에서 몰아야 하며, 양은 앞에서 이끌어야 합니다.
그 이유를 모두 아시겠지요? 소는 뿔로 사람을 박을 수 있기 때문에 뒤에서 몰아야 하고, 말은 뒷발질할 염려가 있으니 옆에서 붙잡고 가야하며, 그리고 양은 머리가 나빠서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기 때문에 앞에서 인도해야 하는 법입니다.
사실 우리 인간들의 모습은 미래를 알지 못하는 양과 같은 존재입니다.
군에는 지휘관이 있고, 가정마다 부모님이 계시듯이 우리 모든 인간에게는 나의 목자, 곧 하나님이 계십니다. 신약성경 요한복음 10장에 보면 선한 목자의 존재에 대해 자세히 소개합니다.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거니와”(요 10:11)
한 마디로 ‘선한 목자’는 양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분입니다. 성경은 선한 목자를 가리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라고 소개합니다.
누구든지 선한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면 풍성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삶에 지친 이들이나, 불안에 떠는 자들이나,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이들과, 고난당하는 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선한 목자처럼 우리 곁에서 힘이 되어 주시고, 보호자가 되어 주십니다.
사랑하는 장병 여러분!
목자 되신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사랑하셔서 오늘 이 자리에 초대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며, 이제 하나님의 자녀로서 이름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세례식이 여러분이 하나님을 만나고 새로운 삶을 선택하는 결정적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믿음의 길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새로운 희망을 품는 축복의 자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7:28).
하나님께서 여기 모인 모든 장병들에게 믿음과 용기를 주시며, 문제를 해결해 주시며, 언제나 희망의 자녀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복을 주시기를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