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목회서신
감독회장 이 철
11월! 가을이 깊어가고 낙엽이 지는 계절입니다. 농촌에서는 수확이 끝나 추수동장(秋收冬藏) 의 느긋한 분위기에 젖는 계절입니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를 바라보고 쌀쌀해진 바람 맞으며 툇마루 화롯가에 둘러 앉아 고기를 구워먹던 계절입니다. 쌀쌀하면서도 서로들 둘러앉아 따스함을 나누는 계절이 11월입니다.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12년이 지나도록 지칠 수 밖에 없던 감리교회의 혼란, 이제 그 한바탕의 싸움을 내려놓고 한바탕 웃을 수 있는 화롯가에 모였으면 좋겠습니다.
150만 감리회 가족 여러분! 우리 감리교회는 내면의 아픔을 극복하지 못한 12년의 세월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도, 세대 간에도 갈라진 ‘틈’이 있습니다. 부족하고 실수도 많은 저를 지지해 주시고 선택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어려움 속에서 문제를 수습했던 목회경험, 그리고 19대 동부연회 감독으로 연회를 섬긴 행정경험을 기반으로 갈라진 ‘틈’을 메우고 연결하는 다리가 되겠습니다. 문제를 수습하는 최선은 ‘경청’이라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소통하는 감리교회를 위해 ‘먼저 듣겠습니다’. 목회자들이 성취감을 얻어 즐겁게 목회할 수 있는 든든한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역사를 바탕으로 미래세대를 이해하고 세우는 감리교회가 되도록 역량을 모으겠습니다. 복음으로 한국근대화를 이끌어 희망이 되었던 감리교회의 회복을 위해 평신도 사역을 적극 지원하고, 평신도 사역의 전문화로 사회의 리더, 감리교회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습니다. 교리와 장정을 재정비하여 변화와 위기에 대응하는 감리교회를 세우고, 신뢰받는 감독회장의 지도력을 위해 권한을 분산시키고, 협의하며 함께 가는 감리교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리교회! 더 이상 분열하면 함께 추락합니다. 이제는 미래를 향해 서로 말할 것을 말하고, 말하되 이해하고 협력하고 하나 된 모습으로 가야합니다. 그래야 수습하고 변화할 수 있습니다. 제게는 감리교회의 안정이 최우선입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가족 여러분! 도와주십시오. 수습과 안정을 위한 길에 동행해 주십시오. 목회자들에게 목회하는 즐거움을 주고, 평신도들에게는 감리교인(Methodist)인 것이 자랑스럽게 느끼도록 하겠습니다.
2008년 총회 후 바벨론 포로기 같은 혼란과 갈등의 어려움에서도 ‘하나’의 교회로 안정되는 감리교회의 미래를 바라봅니다. 쌀쌀한 바람 함께 맞으며 ‘화롯가’에 모여 앉아 한바탕 너털웃음으로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는 감리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여러분의 가정과 교회에도 한바탕 웃음 넘쳐나는 하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