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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바라보며... /박충구

작성자
장병선
작성일
2020-03-26 08:49
조회
1194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바라보며...

1. 사태가 심각합니다.

저는 지금 이 글을 뉴욕에서 쓰고 있습니다. 거리는 텅 비었고, 이따금 엠브런스가 지나가면서 내는 소리만 요란하게 울리고 있습니다. 해외에 살던 교민들이 대거 귀국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편도 유럽-인천 공항 비행기표 값이 평소 백만 원 미만이던 유럽에서 지금은 수백만 원을 줘도 못 구한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이고, 감염 확률이 낮은 뉴욕-인천 비즈니스 석은 편도가 600만 원 이상입니다.

아시아인을 향한 백인들의 린치도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느 지역문제라고 이해하는 교양 없이 무례한 백인들이 퍽 많습니다. 갑작스런 인종차별적 범죄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흉흉한 시기에 해외 교민들이 내 나라 내 민족이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믿어 모국을 향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국내 감염만이 아니라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자로 인하여 방역 당국이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2. 오늘 이 시각 현황입니다.

지금 나온 통계를 보니까 이탈리아에서 감염자는 계속 늘어 오늘 아침에는 69,176명이었는데 반나절 만에 74,386명이 되었고, 아침에 사망자가 6,820명 이라고 보고 되었었는데 12시간 지난 지금 보니 7,503명입니다. 오늘도 이탈리아에서만 12시간 동안 717명이 사망했습니다. 중국 사망자 3,163명에 비하면 두 배가 넘었습니다. 스페인에서의 사망자도 3,163명에 이르렀습니다. 중국과 일본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직하게 통계를 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감염자 수가 수직 상승하고 있는 나라는 현재 미국입니다. 이탈리아에 이어 감염자 증가세가 미국이 가장 높습니다. 지난 3월 15일 3,244명에 불과했었는데, 3월 20일에는 14,250명으로 증가했고, 오늘 아침에는 55,225명이었는데 지금 보니 65,285명으로 늘었습니다. 12시간 동안 10,060명이 새로운 환자가 생겼습니다. 미국은 5일 동안 무려 51,035명이 환자로 판명되었습니다. 하루 1만 명 이상이 확진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일 전만 해도 대구 신천지 사태로 세계 2위였는데, 우리보다 감염자가 많아진 나라는 중국, 이탈리아, 미국, 스페인, 독일, 이란, 프랑스, 스위스 순이며 곧 영국이 우리를 앞지를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인구 800만 정도밖에 안 되는 스위스 감염자 수가 10,897명으로 우리나라(9,137명)를 앞질렀습니다. 하루 만에 천명이상 감염자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사망자는 열흘 전에 총, 6,065명이었지만 오늘 아침 통계를 보니 세 배가 넘는 19,625명이었는데 12시간 지난 현재 21,162명으로 증가했습니다. 12시간 동안 무려 1,537명이 사망한 것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잡지 못한 나라에서는 감염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도 206명이 사망했고, 네델란드에서 356명, 영국에서는 465명, 프랑스에서는 1,331명이 사망했습니다. 우리나라는 10일 전 감염자가 8,162 명 사망자가 75명이었지만, 오늘 통계에 의하면 9,137명 감염에 126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감염자 수가 소폭으로라도 계속 늘고 있고, 사망자도 늘었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하여 감염 증가 속도나 사망자 수가 비교적 미미하지만, 소중한 생명이 달린 문제니 매우 심각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3. 서로를 돕고, 격려하며, 서로를 위해 기도해야

이런 상황인데도 아무런 협력도 하지 않고 오히려 연일연야 악평만 해대는 야당과 야당 성향 유튜버들의 무책임한 막말은 우리의 상식과 교양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오늘 살펴본 바, 고성국씨 같은 야비한 정치 유튜버들이 우리나라가 방역 실패 국가라며 악의를 담은 거짓 주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세계 언론들이 긴급한 사태에서 벗어날 출구를 찾으면서 우리나라를 신천지 사태가 불러온 위기에서 위기를 가장 잘 극복해가는 나라로 이구동성 평가하고 있는 소리에 대해서는 아예 못 들은 척, 모른 척 하고 있습니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비양심적인 정치가, 언론인들이 너무 많습니다. 여기에 일부 기독교 목사들이 가세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거짓을 불어넣는 행위에 관한 소식을 들을 때마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마음입니다. 우리나라는 감염자 수에 비하여 사망자가 가장 적은 나라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감염자 증가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매우 적은 나라입니다. 이 사태를 막기 위한 정부와 방역당국의 노고가 얼마나 큰지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정부는 위기를 막느라고 혼신의 힘을 기우리고 있는데, 누구는 거짓말을 엮어 야비한 모함성 주장들만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현실을 예의 주시해온 제 입장에서는 마음에 두려움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미 2만 명 가까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이들의 고통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고통이 끝나지 않고 오히려 더 확산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사람들이 공포를 현실감 있게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머무는 아파트 관리인들은 매시간 엘리베이터를 소독하고 있습니다. 딜리버리 하는 외부인 출입은 아파트 앞가지 올라올 수 없고 오직 건물 입구까지만 됩니다. 지금은 불편을 감수하고 서로 돕고, 격려하며, 힘을 합해야 할 때입니다. 철없는 모든 악담을 멈추어야 합니다.

4. 창조세계와 인간의 무책임

많은 이들이 위기의 때가 되면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합니다. 그러나 저는 하나님은 이미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모든 도움을 다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환경, 물, 공기, 대지를 주셨고, 거기에다가 짐승들은 아이큐가 두 살 어린애 정도에서 다 멈추어 서지만, 인간만 지성과 양심을 가지고 예술 세계와 같이 추상적인 아름다움도 느끼며 살아가게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약한 이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주어진 능력을 잘못 쓰고, 주어진 환경을 파괴하여 자신들이 스스로 초래한 일에 대해서 깊은 회오나 반성 없이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것은 신앙행위가 아니라 뻔뻔스럽고 매우 미성숙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면서 “재앙은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라며 회개하고 돌아오라는 “종교적 해석“을 경계합니다. 그보다 바이러스 변종들이 계속 생기고 있는 현실에 대한 의학적 연구를 게을리 하고, 쓸모없는 무기산업에 천문학적인 재화를 낭비해온 우리의 문명, 끝없는 욕망을 충족하기 위하여 우리와 우리 후세들이 살아가야 할 환경을 끝없이 파괴해온 우리의 과오에 때한 분석과 비판, 그리고 반성이 일어나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가 파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탐욕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파괴하지도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대지와 강과 숲을 오염시켜 우리의 미래를 파괴해 왔습니다. 우리 환경 세계는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수천만 년을 지나오면서 모든 생명들이 균형을 잡아 공생할 수 있도록 “생명의 안정성”을 지닌 것입니다. 우리가 GMO 식품을 염려하는 것은 유전자를 변형한 식품이 과연 생명의 안정성을 가지고 있느냐라는 불안한 의혹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연식품은 수천만 년 식품으로 사용해도 우리 몸에 해롭지 않은 것으로 입증이 된 것이어서 우리가 큰 염려 없이 섭취할 수가 있지요. 생명의 안정성은 생태계의 균형과 관련되기 때문에 이것이 깨지면 생명의 관계구조에 이상이 생겨 생명간 평화가 깨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생명의 안정성을 파괴하는 행위는 모든 생명에게 죄를 짓는, 참으로 무책임한 일입니다.

5. 겸허히 마음을 낮추어야 할 때

오늘날 우리는 인간의 탐욕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그 여파로 생명의 안정성이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 결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명료하게 예측할 수 없습니다. 다만 스위스 만년설이 녹아내리고, 수천만 년 존재하던 빙하가 녹아 북극의 곰들이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어가는 것을 바라보며 그 결과를 불안하게 예측할 뿐입니다. 저는 이번 바이러스 사태를 경험하며 인류사회가 걸어온 지난 200년 동안 자연을 파괴해온 범죄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삶의 그릇된 습성을 키워온 문명, 문화, 종교는 반드시 비판적으로 극복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기 위하여 기도를 한다면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파괴해온 무질서한 삶에서 돌아선 후에나 해야 할 일이지요. 자연과학의 세계에서 일어난 위기의 때 그 모든 원인을 종교적 죄와 결부시키는 주장과 행위는 위기의 시대에 이치에도 맞지 않는 일이며, 일부 위기를 속 좁은 포교적 기회로 삼으려는 천박한 사이비 종교인의 행위로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차라리 텅 빈 예배당을 바라보며 오늘의 종교가 끝없는 인간의 탐욕과 욕망을 충동하며 하나님의 축복을 남발해온 천박함을 돌이켜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멈추어선 예배, 사회적 관계, 국가의 무능 – 이런 현실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다면, 그것은 자연이 우리를 멈추어 세우면 우리가 멈출 수밖에 없다는 진리입니다. 우리는 자연을 선물로 받았지만 소유가 아니라 관리인일 뿐입니다. 잠시 소유할 수는 있지만 우리는 결국 죽음의 순간 모든 것을 놓아두고 떠나야 합니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가장 좋은 유산을 남겨주는 것은 탐욕스러운 삶의 태도와 재화가 아니라 온 생명의 안정성이 파괴되지 않은 환경세계입니다.

저는 이번 사태가 언제 끝날는지 알 수 없지만, 자연의 품 속에 안겨있는 우리 인간의 처지를 생각하지 못하고, 끝없이 자연을 파괴하고 생명의 안정성을 깨뜨려온 삶에 대한 반성 없이 드리는 예배나 기도보다는 그 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무분별하게 살아왔던 삶의 방향을 한 번 더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도와 사유와 행위는 서로 분리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여러 페친들의 건강과 평안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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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6 15:02

    뉴욕에서 조국을 위해 교회를 위해 쓰신 간곡한 마음을 담은 글에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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