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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왕이 되지 아니하였더라면

작성자
노재신
작성일
2016-01-03 17:33
조회
2503
예루살렘 사람들은 세례 요한을 만나자 실망을 하였습니다.
자신들이 생각하던 선지자의 모습을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례 요한의 소리를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세례 요한에 대한 기대감을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만큼 헤롯 왕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타락하여 있었고 성전은 대제사장과 장로들에 의해서 강도의 굴혈이 되어 있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더 이상 예루살렘 성전을 기대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예루살렘 성전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선지자들을 통해 전해진 메시야의 소식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오신다던 메시야를 만났다는 세례 요한의 이야기 또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다려야 할 막연한 기대감을 충족시켜 줄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세례 요한과 예루살렘 사람들의 만남의 소식은 곧 바로 헤롯 왕에게 보고가 되었습니다.
그 보고의 내용은 세례 요한이 생각했던 것과 같이 큰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었으며 또 예루살렘 백성들은 세례 요한에 대하여 적잖이 실망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헤롯왕은 보고를 듣자마자 어떠한 구실을 만들어서라도 세례 요한을 왕궁으로 압송해 오라 명령을 내렸습니다.
헤롯의 병사들은 곧 바로 세례 요한을 압송하였습니다.

세례 요한에 대한 죄몫은 크게 2가지였는데 그 첫째는, 예루살렘을 소란케 하였고 사람들을 모아 역모를 모의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둘째는 헤롯왕가에 대한 악의적 모략이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세례 요한이 전한 메시야의 이야기는 듣는 입장에 따라서는 역모를 모의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새로운 왕으로 메시야가 올것이며 그 메시야를 통하여 지금의 헤롯왕가를 심판하여 새 예루살렘과 이스라엘을 이룩하리란 것은 자칫 역모를 모의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례 요한은 헤롯 왕이 동생 빌립의 아내 헤로디아를 아내로 삼은 것에 대하여 옳지 못하다 비판을 하였습니다. 궁궐에서 일어나는 세사한 내용을 모른 채 무조건 적으로 비난한 것처럼 보이는 이 사건은 자칫 헤롯왕가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헤롯왕가의 치부를 들춰내려는 불손함으로 보여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신하들과 백성들은 뒤에서 수근 수근 댈 뿐 대놓고 헤롯왕가의 치부에 대하여 비판하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이처럼 세례 요한의 말들은 자칫 헤롯왕가의 입장에서 본다면 극히 조심스러우면서 위험한 이야기였던 것입니다.

헤롯왕은 세례 요한을 옥에 가두어 세례요한을 중심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민란을 사전에 방지하려 함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례 요한에 대하여 가까이 두고 알아보기 위함이기도 했습니다.
세례 요한은 아직 그리 크게 위험한 인물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선지자로 믿고 있엇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헤롯왕 또한 이러한 소문을 듣고 세례 요한의 소리를 들은 후 혹시 진짜 하나님이 보내신 선지자는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품고 있었습니다.

헤롯왕은 사람들이 왕래가 적은 궁정 깊은 곳에 세례 요한을 가두어 두었고 사람들의 눈을 피하여 조심스럽게 세례 요한의 말을 듣기도 하었습니다.

"그대가 광야의 선지자라 불려지던 세례 요한인가?"
"그렇습니다. 제가 세례 요한인 것은 맞지만 광야의 선지자라 함은 제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자네는 하나님이 보내신 선지자가 아니란 말인가?"
"왕께선 어찌 생각을 하십니까? 왕께서 보시기에 제가 진정 하나님이 보내신 선지자로 보이십니까?"
"허허허 그래? 만약 그렇다하면 어찌 할 것인가?"

"왕이시여 만약 진정 그리 보이고 그리 믿으신다면 제 이야기를 들으셔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네가 진정 하나님이 보내신 선지자란 소린가?"
"아닙니다. 저는 광야의 소리일뿐 선지자는 아닙니다."
"진정 자네의 말처럼 자네가 하나님의 선지자가 아니라 한다면 어찌 내가 자네의 말을 들어야 한단 말인가?"
"왕께서 저를 선지자로 믿지 아니하거든 어찌 제가 감히 이스라엘의 왕이신 헤롯왕께 제말을 들으라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미 그것은 왕께 큰 죄를 범하는 것이니 왕께서 판단하심이 옳으신 듯합니다."

헤롯왕은 세례 요한이 지혜롭게 말하는 것을 듣고선 마음이 움찔하였습니다.
세례 요한의 말에는 지금까지 자신의 앞에 나왔던 신하들과 대제사장과 장로들 그리고 율법사들과도 사뭇달라 보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헤롯왕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하기에 급급해 보였다면 세례 요한은 그 누구보다 당당하고 위엄이 있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의 왕인 헤롯도 세례 요한 앞에서 스스로 작은 자임을 느끼고 있었던 것입니다.

"선지자여, 당신은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이 느껴지니 실로 진실한 하나님의 선지자인듯 싶구나! 어디 하나님의 소리를 내게 들려주거라 내가 너의 말을 선지자의 말로 한번 들어 보겠노라."
"왕이시여, 왕께선 선지자의 소리를 들으실 수 있으실런지요? 만약 선지자의 소리를 듣고 행하지 아니한다면 하나님은 그 죄를 사하지 아니하실 것입니다."

어느덧 세례 요한은 헤롯왕에게 선지자처럼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내가 그것을 모를 것이라 생각하느냐? 그러나 만약 네가 진정 하나님의 선지자가 아니라 판단이 되어 진다면 당장 능지처참을 당하게 될 것임도 명심하거라."

헤롯왕도 그냥 단순한 세상의 흔한 사람이 분명 아니었습니다.
그의 말에도 힘이 있었고 그의 억양과 행동들 속에 이미 범상치 않은 풍모가 잇엇음이 분명햤습니다.
그러니 혹자는 헤롯왕을 현현한 메시야로 불리기도 하였고 또 어떤 이들은 이 시대의 선지자라 하기도 하였으며 하나님의 일꾼으로 불려지고도 하였던 것입니다.

헤롯왕과 세례 요한 사이엔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있었고 그 누구도 한치의 양보가 없을 듯 보였습니다.
흡사 사나운 맹수 2마리가 서로 상대를 바라보며 대치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던 것입니다.
어두운 헤롯 궁전 지하의 어두운 감옥 안에 커다란 맹수 2마리가 서로를 노려보며 틈만 보이면 상대의 헛점을 파고들어 공격을 가할 것만 같은 긴장감도 있었습니다.

"왕이시여, 제가 알고 있는 진리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왕께서 익히 아시겠지만 이스라엘을 세우신 이가 누구이십니까? 누가 이 곳으로 우리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하였으며 지금까지 이 곳에 살게 하셨단 말입니까? 그분은 이 세상을 지으신 만왕의 왕이시며 만주의 주가 되시는 여호와 하나님이 아니십니까? 지금 이스라엘의 왕은 진정 누구이십니까? 분명 헤롯왕이 아니십니까? 헤롯 당신을 이스라엘의 왕이 되게 하신 이가 진정 누구십니까? 그 분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 아니십니까? 그렇다면 그 하나님께서 어찌 헤롯 당신을 왕으로 세우셨겠습니까? 헤롯 왕을 통하여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뜻을 따라 통치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러나 지금 헤롯 당신을 되돌아 보십시요? 진정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뜻으로 치리하고 계신단 말입니까? 어찌 어리석은 백성들 조차 비웃을 일들을 자행하고 계시며 어찌 하나님의 뜻을 따라 백성들을 다스려야 하실 왕께선 자신의 이익과 몇 몇 예루살렘의 실력자들의 탐욕을 위하여 힘없고 가난한 백성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하신단 말입니까? 어찌 왕께선 왕위에 오르실 때의 그 고결한 다짐과 믿음을 저버리고 헛되고 헛된 세상의 영광을 위하여 하나님의 뜻에 등을 돌렸단 말입니까? 이제 그 높고도 높은 위선의 왕좌에서 내려오셔서 낮은 자들의 기도 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요!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왕께서 다시 하나님의 뜻을 좇는 다면 반드시 하나님은 헤롯왕을 통하여 이스라엘을 든든한 반석위에 세우게 하실 것이며 이스라엘의 영광이 되실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리 하지 아니하신다면 사울왕을 세우신 것을 후회하심과 같이 당신을 이스라엘 왕으로 세우심을 후회하시고 다윗왕을 세우신 하나님께서 다윗의 자손을 통하여 이스라엘을 새롭게 하실 것입니다. 헤롯 왕이시여 저는 선지자도 아니며 메시야는 더더욱 아닙니다. 단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소리에 불과합니다. 헤롯 왕께서 내 소리를 무시하고 듣지 아니하신다면 하나님은 예루살렘의 돌들을 통하여서도 헤롯왕에게 하나님의 소리를 듣게 하실 것입니다. 헤롯 왕이시여 다시한번 간청을 드립니다. 어서 왕위에 오르실 때의 그 순수함을 회복하십시요? 어서 빨리 하나님께서 헤롯왕을 세우신 그 뜻 앞에 무릎을 꿇고 자복하며 회개를 하십시요. 그리하면 하나님께선 친히 헤롯왕의 이름을 이스라엘 위에 높이실 것입니다."

세례 요한의 소리를 들은 헤롯 왕은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헤롯 왕의 마음은 뜨거워 졌고 그의 뻐 마디 마디가 세례 요한의 소리에 화답을 하는 듯한 찌릿함이 울림이 되었습니다.
헤롯 왕의 눈가엔 촉촉한 눈물이 고여 지기도 했습니다.
헤롯 왕은 세례 요한의 말에 한마디도 댓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헤롯 왕은 자신의 그 모습을 세례 요한이 볼까 싶어 황급히 되돌아 나가며 강수장에게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봐라! 간수장! 이제부터 네가 전담하여 선지자이신 요한에게 최대한의 편의를 보아주거라! 그리고 아무도 그와 절대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거라! 알겠느냐? 이 두 가지가 지켜지지 않는 다면 너는 참수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명심하거라!"

헤롯 왕도 세례 요한이 하나님이 보내신 선지자임을 알았던 것입니다.

"그렇구나! 진정 당신은 하나님이 보내신 선지자로구나! 내 영혼이 그것을 내개 말하며 내 몸의 전율이 그것을 말하는 것 같구나! 그러나 어찌하면 좋단 말이냐? 나도 처음으로 모든 것을 되돌릴수만 있다면 되돌리고 싶구나! 그러나 선지자이신 당신께서 알지 못하는 또 다른 많은 일들이 이 궁전엔 있소이다. 그러기에 나는 당신의 말을 좇아 되돌리고 싶어도 더 이상 그리 할수 없음을 왜 모른단 말이요? 진정 당신은 이러한 것들을 모른채 나를 비난만 하는 것이요? 그렇소. 나는 초심을 잃었다오. 그런 내 자신이 나는 좋은 줄 알오? 나도 내 자신이 싫어 내 자신이 미워 아무도 모르는 눈물을 흘린 적도 많으며 괴로워 잠을 이루지 못한 날도 여러날이 된다오. 그러나 어쩌한 말이요. 나는 더 이상 돌아갈 곳을 찾지 못하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단 말이요.

당신과 같은 참 선지자를 조금만 더 일찍 만날 수만 있었다면 지금의 내 모습과는 사뭇 다른 내 모습으로 변해 있었을 것인데... 어찌 하나님은 내게 당신과 같은 선지자를 이리도 늦게 보내셨단 말이요? 내 주위엔 온통 탐욕으로 가득한 이리들만 들끊고 있으니 만약 내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한다면 그들은 내게 달려들어 나를 죽이려 들 것이란 말이요? 내 용기 없음을 용서하시요. 그리고 내가 선지자이신 당신을 이 어두운 감옥 속에 가둬야만 하는 이 현실이 나도 참으로 밉기만 하다오. 선지자이신 요한이여 나 헤롯을 용서하지 마시요. 그러나 이것만은 알아 주었으면 좋겠소. 당신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이것 밖에 없었음을 말이요!"

헤롯 왕은 자신이 세례 요한을 옥에 가두는 것을 세례 요한을 돕는 것이라 착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후에 이 일은 헤롯 왕의 가장 치명적인 실수가 되어질 것임을 몰랐던 것입니다.
헤롯왕은 이미 양귀비의 향에 취하여 걷긴 걸어도 스스로 일어서 걷지 못하는 앉은뱅이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세례 요한은 어둠 저편으로 사라지는 헤롯 왕을 바라보며 나즈막히 혼잣말을 하였습니다.
"주여, 저 헤롯왕을 긍휼히 여기시옵소서. 저 또한 한때 주님이 택하여 세우신 이스라엘의 왕이아니옵니까? 저가 지금은 저리 되었으나 그의 어린 시절과 그의 풋풋햇던 젊은 시절을 되돌아 보시고 헤롯왕에게 긍휼과 자비를 허락하옵서. 그리고 헤롯 왕 또한 주님의 사람하는 자녀인줄 아오니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구원하여 주시옵소서!"

그 때 어디선가 바람이 일더니 아두운 감옥 안을 휘몰아 갈 때 세례 요한의 귓가에 소리가 울려왔습니다.
'저가 차라리 왕이 되지 아니하였더라면 복이 되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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