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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개와 늑대의 시간입니다

작성자
신동수
작성일
2018-12-13 14:20
조회
1156
한때 감리교회에 정당정치와 유사한 계파정치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낭만적 향수를 일으키는 정동파, 호헌파, 성화파, 기타의 계보가 때로 경쟁하며 화합하며 감리교회를 이끌었습니다. 그 주요얼개는 이름들이 말해주듯 생래적인 지역연고와 명분이었습니다. 붕당의 폐해도 있었지만 존경받는 어른도 있었고 나름의 명분을 세워 숨은 권력욕과 탐욕을 감추려 하는 수오(羞惡)지심이 기본이었습니다.

이 계파정치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목회자최저생계비법”이라는 개신교 역사에 획을 그을만한 향기로운 꽃을 피워냈습니다. 동시에 청렴한 이미지의 감독회장이 선출되어 희망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 법은 실종되고 그 자금은 감독회장에 의해 신생 기독교 TV로 흘러 들어갔고 수하의 장로가 그 사장이 되었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급기야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주년기념관에서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저는 우연히 공청회에 참여하게 되었고 모두가 사회를 기피하는 바람에 공청회를 방해하는 사람들에게 폭행을 당하면서 사회석에 올라갔습니다.

삼엄한 포위망의 공포 분위기에서 진행된 공청회에는 당시 감리교회 내로라하는 주요 인물들과 이른바 운동권의 실력자들이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감독회장의 불법으로 이 불행한 사태가 초래되었음이 밝혀졌습니다.

후에 저는 당연히 “목회자최저생계비법”이 부활할 줄 알았습니다. 당시에 원로원으로 여겨지는 총회에 갈 수 없는 나이였기에 공청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공청회는 전혀 없던 일처럼 “목회자최저생계비법”은 사장되었습니다. 공청회를 주관했던 사람들이 돈을 받았다는 말도 들리고 그중에는 집을 사고 은퇴자금을 마련했다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한 사람만이라도 진실을 말했다면 감리교 역사가 달라졌을텐데”하는 허탈함과 “아무도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구나.”하는 지우기 힘든 절망과 냉소적 멘탈이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선동가 혹은 빨갱이라는 터무니없는 꼬리표가 붙었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제도권에서 멀어져 경계인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저를 낳아주었기에 감리교를 떠나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이 일을 교훈으로 sns 프로필에 "믿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믿게된다"고 새겨놓고 가끔씩 느슨해진 허리띠를 졸라매고 믿음의 경주를 완주하려고 애를 씁니다.

서울남연회는 다시 또 어둠입니다. 그러나 “개와 늑대의 시간”이 지나고 피아간의 식별이 가능한 새벽이 옵니다. 술수와 포악함으로 무장한 괴수와 설마하는 안일함과 그럴듯한 명분으로 그를 옹립한 주변인의 교양과 예절로 위장한 사악함이 밝히 드러나는 날이 옵니다. 운좋게 이 날을 피한다해도 우리 길지 않은 인생은 분명히 하나님 앞에 설 것입니다. 거기 어둠의 침묵속에 은거한 사람들 중 한 분에게만이라도 살아있는 따뜻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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