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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는 나의목자시니, 뭐가 더 필요해...

작성자
오재영
작성일
2024-01-26 08:47
조회
429
시 23편 1~6.
수요일, 꽤 규모 있는 교회 담임 목사께서 다가오는 주일에 전할 설교 제목과 성경본문을 전화로 비서실에 알려 주었습니다. “이번 주일 성경 본문은 시편 23편 1절부터 6절 이고, 설교 제목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그러자 비서가 물었습니다. “목사님, 그게 전부입니까?” 그러자 목사님이 “뭐가 더 필요해?”라고 말했고, 비서는 “알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토요일 오후, 완성된 주보를 받아 든 목사님은 깜짝 놀랐습니다. 설교 제목이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뭐가 더 필요해?”로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화가 났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제목이 참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 그 비서를 통해 하나님께서 설교 제목을 주신 것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뭐가 더 필요해?” 라는 부분에 맞춰 설교를 고치기 시작했습니다. ‘여호와가 내 목자시라면 그것 만으로 충분합니다. 나는 이미 엄청난 것을 가진 사람입니다.’ 이런 묵상이 물밀 듯이 몰려오면서 목사님 자신이 큰 은혜를 받았다고 합니다.

주일 오전 예배에 “주님은 이 땅에서 우리를 사망이 없는 곳, 원수가 없는 곳으로 데려가시는 분이 아닙니다. 수많은 어려움과 예측하지 못한 시련을 거치지만, 그러함에도 그 가운데서 우리 영혼을 지키시는 분입니다. 원수 앞에서 우리에게 승리의 잔칫상을 베풀어 주시는 분입니다. 그 주님께서 지금 우리 길을 인도하십니다. 그래서 나는 주님 안에서 쉼을 얻으리라”고 고백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주일 예배에 설교자와 성도들이 큰 감동과 함께 깊은 은혜를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이상한 처방전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병에 걸린 중년의 신사가 있었습니다.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며 유명하다 하는 의사는 다 만나 보았지만 ‘신경성 질환’이라는 진단 외에는 별다른 뚜렷한 소견이 없는 병이었습니다. 낮이면 불안하고 초조해지고, 밤이면 누군가가 자신의 목을 조이는 것같이 가슴이 답답해 오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병이었습니다. 무엇인가 자신에게 커다란 불행이 엄습하거나, 사랑하던 사람들이 자신을 멀리하여 버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으로 안절부절 하는 생활이 계속되었습니다.

급기야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도 사직 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처지를 딱하게 여기는 친구로부터 독실한 기독교인 의사가 진료하고 있는 정신과를 소개 받았습니다. 그가 병원에 찾아가서 만난 의사는 젊은 사람이었지만 겸손하고 친절했습니다. 마음을 기울여서 진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의사의 친절한 상담 태도에 마음이 열려서 이 환자는 한 시간이 넘도록 자신의 질병과 마음의 상태에 대하여 상세히 말해 주었습니다.

무엇엔가 정체도 모르는 것에 얽매여 자신의 삶을 다 잃어버리고 시달려야 하는 스스로의 처지를 한탄하며 하소연하는 환자의 눈에서는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장시간 동안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던 의사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겸손히 그러나 단호한 어조로 말하였습니다. “선생님, 염려 마십시오. 그 병을 제가 꼭 고쳐 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여러 의사를 만나보았지만 애매모호한 진단 끝에 효과도 분명하지 않은 약 몇 봉지를 지어주거나 장기간의 치료를 필요로 한다는 불확실한 처방을 내려주는 것이 이제까지 의 경험이었기에, 이 젊은 의사의 확신에 찬 선언은 그를 다소 의아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의사에게 물었습니다. “입원을 해야겠죠, 선생님?” 의사는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고개만 가로 저으며 책상에서 뭔가를 적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약을 타가야 되나요?” 역시 고개를 저으며 의사는 계속해서 열심히 쓰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의사는 봉함 된 하얀 봉투를 환자에게 내밀며 말했습니다. “선생님, 선생님의 병은 웬만한 약으로는 고칠 수 없는 질병입니다. 제가 매우 귀한 약을 처방하였으니 지시대로 지어서 복용하십시오. 약을 짓기 위해 약국에 가시기 전에 먼저 오늘 밤 조용한 시간에 혼자서 이 처방전을 읽어보십시오.” 환자는 ‘이상한 의사도 다 있구나.’생각하며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밤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온 가족이 깊이 잠든 밤 조용한 시간에 그는 자신의 침대 머리맡에서 봉함 된 처방전을 뜯어보았습니다. 뜻밖에도 이런 처방전이 나왔습니다.

처방전...
귀하의 신속한 쾌유를 기원하며 다음과 같이 처방합니다.
약의 이름 : 구약. 약의 종류 : 시편 23편. 용법 및 용량 : 하루 다섯 차례 식전 식후에 물 없이 천천히 씹어서 드십시오. 기타 사항 : 꾸준히 장기 복용하셔야 뚜렷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 그 환자는 매우 분노하였습니다. 마치 사기를 당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겸손하고 신뢰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의사에게 농락 당한 것 같은 불쾌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홧김에 그 처방전을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져버렸습니다.

그러나 그날 밤도 이 사람은 한숨도 못 자고 불면증에 시달렸습니다. 새벽에 잠시 눈을 붙이는 가 했는데 심한 가위에 눌려 곧 소리를 지르며 깨고 말았습니다. 그 소리에 놀란 온 가족들이 근심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안절부절 못하였습니다. 이 일이 있은후 약 일주일 가까이 지났지만 병세는 점점 더 뚜렷이 악화되었습니다.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언젠가의 그 처방전이 생각났습니다.

그는 책상 구석에 놓인 성경 책을 가져다가 작은 독서 카드에 시편 23편을 깨알같이 옮겨 적었습니다. 그리고는 의사의 지시대로 하루에 다섯 차례씩 천천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일어 나자마자 한번, 아침 먹고 나서 한번, 점심 식사 후 한번, 저녁 식사 후 한번,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전 한번, 모두 합해서 정확히 매일 다섯번씩 읽었습니다. 이 같은 날들이 약 한 달이 흘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른 아침에 평소와 다름없이 시편 23편을 천천히 읽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하도 많이 읽어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저절로 거의 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터 인지 그는 정해진 시간이 되면 조용히 눈을 감고 시편 23편을 암송 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 도다. 내 영혼을 소생 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 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나의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 하심이 정녕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그날 이른 아침, 이 시의 첫 절을 암송하는 순간부터 그는 여지없이 심령이 무너지는 커다란 충격을 경험하였습니다. 가슴속에 있던 어떤 무거운 응어리가 흐물흐물하게 풀어지는 것 같더니 마음이 뜨거워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영혼 깊은 곳에서 일찍이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그런 통곡이 터져 나왔습니다. 마치 낡은 콘크리트 건물더미가 무너지듯이 자신의 아집과 하나님 없이 살아온 인간의 교만이 무너지고 하나님 앞에 선 자신의 참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한때 사회에서는 촉망을 받는 사람이었고, 스스로 유능하다고 생각해 왔지만 사실은 하나님을 떠나 길 잃은 양의 처지가 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아침, 하나님의 말씀 앞에 드러난 자신의 참 모습을 발견하고 비로써 자신이 얼마나 하나님 앞에 불 순종으로 일관된 삶을 살았으며, 자신의 영혼을 돌보는 일에 얼마나 소홀하였는가를 뼈저리게 후회하였습니다.

그가 읽은 것은 시편 23편인데, 거기서 그는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으신 하나님의 복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 앞에서 그는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만난 후 하나님의 사랑과 치료하시는 여호와의 은혜가 그의 영혼에 강물같이 흘러 들어왔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이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전적으로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그의 병은 씻은 듯이 나았습니다.

우리는 흔히 이 시편을 읽으면서 다윗의 목동 시절을 머리에 떠올립니다.
그러나 구약을 연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시가 다윗의 어린 목동 시절에 쓰인 시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대한 외적인 증거는 찾기 어렵지만, 시 자체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오히려 그가 말년에 지은 시일 가능성이 많다는 판단을 내리게 합니다.

본문의 내용 중에 몇 가지의 표현이 그런 추측을 가능하게 합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자기 이름을 위하여’ ‘원수의 목전에서’ ‘상을 베푸시고’ ‘여호와의 집에서 영원히’ 등의 표현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아무 어려움이 없는 목가적인 전원 생활에서 비롯된 내용이기보다는 오히려 치열한 싸움판과 같은 위기의 인생을 지나오면서 깨닫게 된 사실에 대한 신앙적인 표현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주석가들은, 이 시가 어쩌면 자기 아들 압살롬에게 공격을 받아서 도망가는 극심한 시련을 당한 직후에 쓰였다고 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시인은 인생의 가장 곤고하고 어려운 시기에 “여호와는 나의 목자” 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고: ①.생명의 삶, Q.T.묵상에세이, ②.김남준목사 시편 23편 강해.



전체 2

  • 2024-01-26 10:34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아멘입니다.

    주위의 많은 이들의 기도 제목을 들어보면 대부분 다음의 4대 기도 제목입니다.
    1) 명문대 입학 2) 대기업 취업 및 결혼 3) 사업 성공 4) 무병장수

    인간으로서 이런 절절한 현실의 기도가 충분히 공감 됩니다.
    하나님도 이런 기도의 뜻을 아시고 적절히 응답하실 것입니다.

    그럼에도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뭐가 더 필요해? 말씀과
    우리의 4대 기도 제목을 어떻게 연결해서 보아야 하는지 ... 답답합니다.

    특히
    교회 목사님은 무엇이든지 구하면 다 주신다고 강조하시니
    성도들은 건물주, 강남아파트를 구하고 서울대, 하버드대를 구하기 시작합니다.
    무엇이든 믿고 기도하면 다 주시는 하나님 이시니까요.

    대심방 주제가 1) 자녀 축복 2) 사업 축복 3) 건강 축복 입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요?
    존경하는 오재영 목사님의 신앙 지도를 고대합니다.


  • 2024-01-27 07:19

    관심 고맙습니다.
    지나온 40여년의 사역, 이제는 벗어나 觀照하는 입장이지만, 언제나 죄송한 마음은 받은바 은혜에 비하여 살아드린 삶이 너무나도 빈약하다는 사실이 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대부분 선배들이지만, 모임에 가면 어느 목사께서 소천하셨다. 편찮으시다, 어느 사모님께서 落傷 하셨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마음에 드는 생각은 “저 모습이 앞으로 5년, 10년 ~ 몸으로 거처야 할 길인데...

    하는 생각과, 그나마 義로 생각했던 내용들은 슬슬 빠져버리고, 구도자로서의 우선순위에서 벗어난 罪의 흔적들만 고스란히 쌓여있는 모습들을 바라보게 됩니다. 모두 벗어버리고 마무리해 가벼움으로 떠나야 할 누구나 한번은 겪어야 할 필연적 과정인데, 차분히 묵상합니다.
    - 은혜 안에 평안하십시오. 주님 사랑으로 축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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