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와 평화의 성탄
전용재 감독회장
성탄의 기쁨과 평화가 사랑하는 6,518교회와 150만 감리교인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특히 세계 73개 나라에서 목숨을 걸고 선교사역에 힘쓰는 1,118명의 선교사님과 가정들, 사회의 그늘을 양지로 바꾸어 가는 감리교 사회복지기관에서 일하는 모든 봉사자와 소속된 이웃들께 성탄의 인사를 전합니다.
성탄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주신 가장 큰 선물이기에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이며, 영원한 감동의 사건입니다. 오랜 기다림과 그리움 속에 아기 예수의 탄생소식은 인류에게 좋은 소식입니다.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눅 2:10)이 해외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포들과 특별히 북녘의 동포들에게 같이 하시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세월호 사건으로 가족과 친구를 잃고 슬픔과 고통을 겪는 모든 분들과 이 땅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리 교회는 성탄을 맞아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던 그 베들레헴의 현장을 기억하고 되새겨야 합니다. 가장 가난한 모습으로 오신 주님을 발견하고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가장 연약한 모습으로 오신 주님을 경험하고 우리는 연약한 것들의 보호자가 되어야 합니다. 가장 위험한 상황 속에 오신 주님을 뵈옵고 우리는 이 땅에서 평화를 위해 일해야 합니다. 가장 커다란 선물로 오신 아기 예수처럼 우리는 이 세상에서 소망없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선물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130여년 동안 이 땅에 평화와 화해의 소식을 증거해 왔습니다. 복음을 전하고, 봉사의 손길을 나누며, 참 사랑의 공동체를 일구어왔습니다. 그러나 아직 진정한 예수님을 품은 성탄의 교회로 거듭나지 않았습니다. 어느새 평화도 잃어버렸고, 가난함은 외면하려고만 했고, 하나님을 높이는 일을 잃어버린 채 살았습니다. 그것이 세상의 염려가 되었고, 이웃과 반목하였음을 회개합니다. 우리는 낮고 천한 곳에 오신 주님의 겸손함을 본받아 더욱 낮아지고, 화해하며, 봉사해야 합니다. 그것이 성탄의 정신을 회복하는 일이며, 복음을 현실 속에서 구체화하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기쁨과 평화의 은혜가 여러분 심령에 먼저 있게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임마누엘 하신 주님께서 우리로 하여금 진정으로 주님의 마음을 본받게 하시길 빕니다. 이 땅과 역사를 하나님의 뜻으로 새롭게 하시길 기원합니다. 사랑과 정의와 화평으로 질서를 이루어주시길 소망합니다. 지극히 작고 보잘것없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인간의 존엄성이 회복되고 성탄의 은총이 넘치시길 바랍니다.